오은주 ‘잠든 정원으로부터’, 방법적 통속을 통한 문제제기적 신간

박애경 기자
  • 입력 2019.05.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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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문법의 단편소설과 새로운 작법의 스마트소설이 함께 담겨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기존문법을 따른 단편소설과 새로운 작법의 스마트소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소설집이 출간됐다. 오은주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잠든 정원으로부터』가 그것이다.

페미니즘 소설쓰기로 천착해온 오은주 작가는 이번 소설집 『잠든 정원으로부터』를 통해 인간본능과 내면적 복합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이슈가 되는 사회문제를 직설하고 있다.

작가는 소설집에 수록된 <거울 그림자> <마음의 방> <방문객들> <달그림자> 등의 작품을 통해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에 노예가 되어 욕망의 사슬을 끊지 못하는 자본주의 인간군상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또한,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속박과 자유와 내면성장의 문제를 예리하게 들춰냈다. <오후 4시>는 인생의 오후 4시에 다다른 중년남자의 미묘한 심리를, <잠든 정원으로부터>는 사랑과 미움이 얽혀있는 모녀관계를 소재로 삼았다.

특히 이번 소설집의 묘미는 ‘버지니아 울프의 돌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스마트소설들에 있다. 스마트소설은 발상과 문법, 구성이 기존 소설과는 다르다. 길이와 주제접근법이 짧고 심층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실험적 기법이 사용된다. 스마트소설 역시 동시대를 엮어가는 또 하나의 문학 장르라 하겠다.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가 삶의 무게처럼 돌을 주머니에 넣고 강으로 향했듯, 우리네 삶도 제각기 운명을 끌어안고 가야함을 스마트소설 부분에 상징적으로 녹여냈다.

오은주 소설집에 대해 박덕규 문학평론가는 ‘가족해체의 서사적 의미’라고 평했다. ‘통속’이라는 저속한 세상사를 활용해 성찰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결코 저속하지 않은 서사의 뼈대를 삼았다는 게 그의 평이다.

‘함께 살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가족’에서 ‘떨어져 살아도 돈은 있어야 행복한 삶이 되는 가족’으로 변모된 가치관 등 사회가치가 개인화, 저속화로 배태되는 과정이 작품에 지극히 솔직하게 담겼다는 점에서 평론가는 이 소설집이 ‘문제제기적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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