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화된 나이듦의 틀을 깨는 기획전 ‘아무튼, 젊음’

박애경 기자
  • 입력 2019.08.2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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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부터 11월 9일가지 코리아나미술관에서 열려

아리세스코헨 Ari Seth Cohen, 어드밴스드 스타일 Advanced Style, 2012-Photograph displayed on monitor, dimensions variableCourtesy of the artist / 제공=코리아나미술관
아리세스코헨 Ari Seth Cohen, 어드밴스드 스타일 Advanced Style, 2012-Photograph displayed on monitor, dimensions variableCourtesy of the artist / 제공=코리아나미술관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나이가 들어갈수록 ‘젊음’은 끝없이 도전하고 싶은 가치이다. 늘어난 기대수명 범주에서 조금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고 싶은 마음은 어느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욕망이다. 이러한 욕망은 때로는 집착의 대상으로, 때로는 삶의 활력소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젊음’을 주제로 한 기획전 <아무튼, 젊음>이 오는 8월 29일부터 11월 9일까지 코리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코리아나미술관이 2019년 국제기획전으로 준비한 <아무튼, 젊음>은 국내외 작가 13인/팀의 사진, 설치, 영상, 관객참여형 작품 21점을 통해 자본주의 현대사회가 말하는 ‘젊음’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젊은 몸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라!’

젊음은 외모와 신체를 통해 쉽게 대상화되기 쉽다. 미국과 동유럽을 각각 대표하는 페미니스트작가 마사 윌슨과 산야 이베코비치는 젊음을 강요당하는 사회 속에서 나이든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퍼포먼스 영상기록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두 작가 모두 70대 초반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약 4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을 전시한다.

국내작가 전지인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젊음에 대한 압박을 세계 각국의 속담을 통해 보여준다. 한편, 곽남신은 젊음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 남성들의 과도한 운동과 근육질 몸에 대한 집착을 해학적인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LGBTQ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조니 사이먼스는 게이 커뮤니티에서 권력으로 작용하는 ‘젊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스위스 출신 셀린 바움가르트너는 50세 이상 현역 무용수들과 협업해 그들이 만들어내는 동작을 담은 영상을 전시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젊음과 나이듦의 잣대는 ‘나이’이다. 생애주기 중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에 따라 젊음을 구분하는 나이라는 잣대는 무의식중에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기도 한다. 주디 겔스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진솔하게 털어놓는 나이에 대한 고민을 들려준다. 줄리아 살럿 리히터는 우리만의 관점과 가치관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이, 젠더, 계급문화 등의 사회규범에 의해 어떻게 재단되는 지 제시한다.

뉴욕거리에서 만난 시니어 패셔니스타를 카메라에 담아 다수의 패션매거진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사진작가 아리 세스 코헨은 다양한 패션으로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통념화된 노인의 이미지를 전복하는 뉴요커의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무제 필름 스틸(1977)> 시리즈로 1970년대 여성주의 사진의 대명사로 현대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신디 셔먼은 2017년부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해 2030대보다 더욱 전위적으로 실험하며 셀피, 소셜미디어, 보정 앱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젊음은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세대 간극은 서로를 지칭하는 ‘틀딱, 촛불, 노오력, 꼰대’ 등 자극적인 단어들을 통해서도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존바이런은 이러한 세대 간의 편견을 짧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으로 제시한다. 입자필드는 우리나라의 연령별앱설치 분포를 시각화함으로써 디지털 정보 활용과 접근 용이성을 세대별로 살펴보고, 세대 간 격차를 통해 젊은이 중심의 사회 분위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한편, 다양한 참여형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가람은 젊음을 롤러스케이트에 빗댄 관람객 참여형 퍼포먼스로 풀어낸 신작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작가가 제공하는 짝짝이 롤러스케이트를 직접 전시공간에서 타보며 세대 별로 다르게 경험한 본인의 젊은 날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밖에 전시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9월 21일에는 <아무튼, 젊음 몸>이, 10월 21일에는 <아무튼, 세대>라는 세미나가 열리며 10월 2일에는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토크 <아무튼, 기획>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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