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 은퇴후 세계일주6…막시무스의 사이프러스 녹색정원 ‘토스카나(Tuscany)’

이종문 기자
  • 입력 2023.09.11 14:02
  • 수정 2023.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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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푸른 바다 위 흰색 요트가 이국적 풍경을 자아내는 카프리를 뒤로 하고 눈과 마음에 아쉬움을 담은 채 다시 로마로 돌아갔다. 세계일주 6일차이자, 이탈리아에선 5일차 로마시간 새벽 5시 50분이다. 오늘은 로마 교외로 떠난다.

로마를 떠날 때는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운 새벽길을 가로질러 북으로 향했다. 중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휴게소를 들렸다. 이탈리아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 휴게소랑 비슷하지만 한국 휴게소가 휴식공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이곳은 상가나 마트 분위기에 가깝다.

로마 시내를 벗어나 북으로 올라가는 길은 남부 이탈리아를 내려갈 때와 사뭇 비슷하다. 북으로 올라갈수록 중부 이탈리아의 드넓은 평원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발도르차 대평원이다.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이탈리아다운 풍광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가 홀로 외로이 드넓은 평온을 지나며 귀향했던 장면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토스카나는 수많은 영화의 단골 배경이 될 정도로 그 역사와 스토리가 풍부하다. 아름다운 사이프러스 가로수 사이 어디에선가 막시무스가 당장 나타날 것 같은 풍경이다. 영화에선 막시무스가 황제에게 배반당하고 머나먼 게르만 땅에서 홀로 도망치듯이 귀향했지만, 도착해서 보니 처자가 모두 목매달려 죽은 장면을 보면서 사무치게 슬피 울던 장소이다. 황금빛 밀밭이 들판을 이루고 녹색 사이프러스 나무가 줄서 있던 막시무스 집의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발도르차 대평원을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천공의 성'에 발길이 멈추어 있다. 치비타 디 반뇨레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되었던 곳이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이곳은 2500년의 역사를 견뎌왔지만 지금은 죽어가는 도시이다.

치비타 디 반뇨레조는 안전상의 이유로 거주민이 10명도 채 안 된다고 한다. 지금도 성이 붕괴되고 있어서 앞으로 100년 이내에 사라진다고 하니 안타까움이 들었다.

치비타 디 반뇨레조의 아름다운 중세 건물 사이로 관광객들을 위한 맛집과 상점들이 즐비하다. 성 안채 집들은 전통적인 고전미와 향긋한 꽃내음을 간직한 소박함이 묻어있다. 광장으로 통하는 모든 골목길엔 여행객들만 분주히 오가면서 성안 곳곳을 누빈다. 몇 안 되는 기념품 가게에선 다채로운 토산품을 파고 있는데, 주로 토스카나 와인이 주를 이룬다.

마을광장 맞은편에 있는 식당은 우동처럼 국수발 굵은 면의 파스타를 팔고 있는데, 이것은 이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이자 별미라고 한다. 특색은 있었지만 애 입맛에는 일반 파스타가 더 맛있었다.

성곽에서 바라본 성과 절벽의 풍광은 매우 환상적이다. 우리는 치비타 디 반뇨레조를 떠나 더 북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토스카나주 시에나도에 있는 몬테풀치아노는 로마에서 186km로 꽤 먼 거리에 있다. 인구 14,000여 명의 작은 중세도시 몬테풀치아노는 영화 트와일라잇의 배경지이다. 뱀파이어족의 명문가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는 스토리의 배경지이다.

이 작은 중세도시는 세계 최고의 품종인 몬테풀치아노 포도 와이너리로 더 유명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 지하 깊은 곳엔 과거 지하에 있던 감옥, 무덤, 조개 화석들이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와이너리와 달리 이곳은 높은 성 아래 지하 깊은 곳에 와인 숙성 저장소가 있어서 품질을 유지해 준다. 이탈리아 명문 De'ricci(데리치)가문의 와아너리에서 와인테스트를 하면서 명품 와인들의 향기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 여행의 즐거움은 셀 수 없이 많이 있지만, 보는 재미, 느끼는 재미 그리고 먹는 재미가 모두 있다. 늦은 저녁이지만 내일은 본격적으로 로마의 역사를 탐구하기 위해 로마 시내를 둘러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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