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삶을 짓다’···아름다운 우리 음식 탄생 이야기

김지수 기자
  • 입력 2020.10.07 14:35
  • 수정 2020.10.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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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삶을 짓다’ 책표지. 사진=행복우물 제공)
(‘음식에서 삶을 짓다’ 책표지. 사진=행복우물 제공)

‘ 인생의 강물이 흐르는 대로 흐르다 보니 나 여기까지 왔노라’ 
사라진 32, 어느 일본인과 문학적 상상력중에서

[이모작뉴스 김지수 기자] 이 책은 20년을 경영해 오던 ‘음식 사업 이야기’이다. 사업체를 운영하며 겪은 사람들과의 관계는 마치 작은 지구와 같다. 도전과 좌절, 성공과 실패, 믿음과 배신, 선의와 악의... 다양하고도 복잡하다.

그런 삶을 살았던 저자는 어느 날 운명처럼 ‘음식’이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은 어쩌다 일문과로 갔고, 그러다가 일본어도 가르쳤다. 또 어쩌다 보니 음식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문학적 상상력과 만난 음식이라, 그 사업은 어땠을까?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그는 전통음식 분야에서 승승장구했다. 그가 손을 대는 음식 사업마다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했고, 심지어 매스컴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음식 사업은 명동, 압구정동, 분당 등, 최고의 요지에 자리 잡은 백화점에까지 진출했다. 매년 추석 때나 설과 같은 명절에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해내기 위해, 그야말로 손이 백 개라도 모자랄 지경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사업이 잘되는 것과 수익이 많이 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저자는 음식이란 사업을 통하여 인생을 배운 이야기를 4개의 장으로 구분해 풀어냈다. 이 책은 이어령 선생께서 사랑하는 제자를 위해 보태준 추천사와 ‘인생에서 3막이란’이라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이어서 사라진 3막 1장, 사라진 3막 2장, 사라진 3막 3장, 사라진 3막 4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책 속으로 조금더 들어가 살펴보자.

‘나는 남편과의 헤어짐을 23년 결혼생활의 마침표라 생각했지만, 남편은 쉼표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는 어떻게든 처자식을 자신의 존재 이유로 삼으려 했다. 이혼 말을 꺼내면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니 잠시 헤어져 있자는 말로 회유했다.’ - 3막 1장 中, 「엇갈린 존재 이유」

‘어느 날 한 부인이 찾아왔다. 딸의 혼사로 왔는데 인사를 나누고 보니 대한민국에서 1,2위를 다투는 공영기업의 사장 부인이었다. …예식 끝나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우리에게 부탁했다. 점심식사를?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몇 명분이나.....?” 부인은 차 한 모금을 삼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양가 합쳐서 천 명이요.” 맙소사, 천명 분을!’ - 3막 2장 中, 「시집가는 날」

‘내 물음에 세무서 직원은 파산신고 절차와 그 후의 상황에 대해 알려주었다. 친절함과 섬세함이 꼭 보험안내를 하는 설계사 같았다. 그는 마치 보험에 들면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듯, 파산신고를 하면 내 남은 날들이 더 이상 적자 구덩이에 있지 않을 거라는 투였다.’ - 3막 4장 中. 「파산은 어떻게 생긴 물건인가요?」

짧게 소개된 내용들을 보면 간접적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으로 맞이했다. 첫 시작은 육포였으며 이후 대기업의 식사를 맡으며 상까지 받게 되었고, 저자는 손이 많이 가는 전통음식 분야에서 성공했다. 하지만 백화점 특성상, 저자 역시 50% 마감 세일에 대한 영향을 피할 수 없었고 이 말고도 다양한 문제들을 봉착했다.

끝으로,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다음 짧은 문장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삶은 우리에게 갖가지 시련을 주지만 그 시련을 의미 있게 하는 것도 삶이다.”

책 ‘음식에서 삶을 짓다’에서는, 음식이란 사업을 통해 인생을 배운 이야기를 저자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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