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훈의 지구를 걷다 62] 천년 붓다왕국 미얀마15_바간의 미소
[윤재훈의 지구를 걷다 62] 천년 붓다왕국 미얀마15_바간의 미소
  • 윤재훈 기자
  • 승인 2021.07.30 10: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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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의 미소 

오랜 시간 바간 왕국의 뜨락을 거닐었다.
그곳에서 수많은 바간인과 유적을 만났다.
'자비'로 세상을 구원하겠다고 궁궐을 버리고,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광야를 헤매었던 인간, 붓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간의 욕심과,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어른거렸다.
작금(昨今)의 미얀마 군부 사태처럼.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끊임없이 바람이 불어와 가지를 흔들었다.

 

(림프의 축제. 촬영 윤재훈)
(림프의 축제. 촬영=윤재훈 기자)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진홍빛 가사를 입은 수행자들의 성지, 위파사나의 고향, 오랫동안 연모했던 미얀마, 메콩강에 게딱지처럼 붙어살면 림프(물의 요정)의 축제인 띤잔(더굴라)에 열광하던’ 피가 뜨거운 민족, 일상처럼 사원에 가고, 자비와 웃음이 몸에 혈맥처럼 스미어 있는 사람들, 불상에 금박을 붙이고, 황금빛 가사를 사서 부처님께 새 옷을 입히고, 그 옷을 가지고 가면 복을 받는다고 믿는 선한 사람들.

(자국민을 약탈하는 미얀마 군부들. 지인 사진)
(자국민을 약탈하는 미얀마 군부들. 사진=미얀마 지인 제공)

‘미얀마’란 ‘Fast and Hot’ 이란 뜻이라고 한다. 즉 ‘여러 종족이 뜨겁게 연대하여 빠른 시간 내에 미얀마가 경제성장을 이루어 부유한 나라가 되자’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매우 불행하다. 영국으로부터 1824년부터 1948년까지 식민지로 전락했다. 세계 제2차 대전 기간 동안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긴 3년을 더하면, 무려 124년 동안 식민지로 지낸 셈이다.

1948년 1월 4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에 ‘우 누’를 초대 총리로 하여 발전한 듯하였으나, 1962년 군사쿠데타가 일어나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으로 군부 독재와 소수 민족 탄압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군인들만 편안하게 잘사는 나라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부와 권력에 걸림돌이 되면 항상 쿠데타를 일으켰고, 국민을 무차별 학살해 왔다. 이웃 나라인 타일랜드에서도 군부 쿠데타가 자주 일어나지만, 그곳에서는 왕의 재가가 떨어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자신의 나라에서 약탈을 일삼은 군인들. 지인 사진)
(자신의 나라에서 약탈을 일삼은 군인들. 사진=미얀마 지인 제공)

그러나 미얀마는 역사적으로 "소수 민족의 지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 국가를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미얀마의 근대 역사가 밀림 속 소수부족들의 게릴라 활동으로 점철된 것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그런데 군부는 지금도 무자비한 학살로 일관하고 있고, 세계로부터 크나큰 지탄을 받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강대국들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못 본 척하고 있다. 특히나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와 결탁하여, 유전개발이나 오래된 군함들을 수출하여, 세계적으로 지탄 받은 나쁜 기업으로 낙인찍혀 오고 있다.

(냥우시장의 한낮. 촬영 윤재훈)
(냥우시장의 한낮. 촬영=윤재훈 기자)

바간에서 제일 큰 ‘낭우 재래시장’에 간다. 우리나라 7, 80년대 좁고 허름했던, 영락없는 그런 시장이다. 한낮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고, 노란 몽키 바나나들이 빽빽하게 걸려있다. 우리가 먹는 큰 바나나는 너무 흔해서 코끼리 먹이로나 준다. 군데군데 1,000원 정도 하는 노점 국숫집에서는 사람들이 앉아 허기를 달래고 있다.

나도 함께 간 미얀마 친구 우고와 국수를 먹는다. 그걸로 배가 안 차면 스티키라이스(찰밥)라도 한 주먹 시켜 말아먹으면, 허기가 달래진다. 돼지고기와 메콩강에서 잡은 커다란 민물고기들이 더위 속에 축 처져 있다. 너무 더워 설탕 과자를 하나 사서 입에 넣어본다. 그러나 더위를 가시기에는 어림도 없다.

(담마양지 파토. 촬영 윤재훈)
(담마양지 파토. 촬영=윤재훈 기자)

<담마양지(Dhammayangyi)> 파토는 12세기 건축물로, 파토 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담마는 다르마의 이명으로 인도계 종교에서 자연법으로 불리는 개념으로, 최고의 진리나 규범을 뜻한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하게 솟아있는 이집트의 피라밋을 보는 듯, 바간 어디에서나 그 자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장중함이 돋보인다. 원래부터 이런 형태는 아니었으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꼭대기의 탑신이 사라졌다고 한다.

800만 장의 흙벽돌을 사용해서 지은 사원은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형태의 웅장한 사원으로, 1170년 ‘나라투 왕’이 건립했으며, 여기에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다.

알라웅사뚜의 아들이었던 나라투는 왕권이 탐이 나 아버지를 쉐구지 파고다에서 살해하고 왕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형과 아내까지 모두 살해했다. 훗날 그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기 위해 이 사원을 세웠다고 하니, 여기에는 그의 패륜의 회한이 절절하게 스며있는 셈이다.

포악무도한 왕은 이 사원을 지을 때 벽돌과 벽돌 사이에 바늘을 꽂아 들어가면, 노예나 관리자의 팔을 자르거나 죽였다고 한다. 정말로 벽돌 사이를 눌러보니 빈틈이 없다. 그들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이 사원을 지으면서. 또한 관리자들은 그 왕에게 죽임을 면하기 위해 노예들을 얼마나 가혹하게 다루었을까? 그들의 피비린내가 나는 듯한 지옥의 장소였을 것이다.

(틈새가 있으면 너는 죽는다. 촬영 윤재훈)
(틈새가 있으면 너는 죽는다. 촬영=윤재훈 기자)

그러나 불교의 자비심이 깃들지 않는 건축물은, 패륜이 사해지기는커녕 그 업보만 더욱 수미산처럼 높아갔을 것이다. 노예들의 원망 소리가 산이 되어 덮였을 것이다. 결국 잔인한 왕은 장인이 보낸 인도 지방 승려를 가장한 자객에 의해 살해당하고, 사원은 미완으로 끝나게 된다.

오늘도 그 부처님 아래 수많은 사람이 와 경배를 하고 있으니, 종교란 참으로 아이러니할 일이다. 문득 우리 역사 속에 태종 이방원과 수양대군을 생각나게 한다. 기단은 정사각형이며 사면 출구가 돌출되어 있어, 위에서 보면 십자 모양인 아난다 사원과 매우 유사하다.

(멍크가 되면 가문의 자랑이다. 촬영 윤재훈)
(멍크가 되면 가문의 자랑이다. 촬영=윤재훈 기자)

집 안에 멍크(스님)가 된 사람이 있어 일가친척들이 함께 순례라도 왔을까, 아이를 안은 멍크가 친지들과 함께 사원 앞에 서 있다. 저 집안에서는 멍크가 된 이 사람이 자랑스러울 것이다.

(쉐산도 파야. 촬영 윤재훈)
(쉐산도 파야. 촬영=윤재훈 기자)

올드바간에서 유명한 사원 중의 하나인 <쉐산도 파고다(Shwesandaw Pagoda)>에 간다. 현지인들이 트럭의 짐칸에서 덜컹거리며, 뙤약볕 아래 좁은 차 안에 서로 붙어 앉아, 이 먼 곳까지 사찰 순례를 왔다. 우리처럼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그런 차도 아닌데, 그들은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상선약수(上善(若水)’로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1057년 ‘아노라타 왕’이 건설한 것으로, 북동쪽에 있는 몬족의 바고 왕국인 따똥국을 정복한 기념으로 쉐지곤 파고다와 함께 건설한 사원이다. 가파른 계단을 맨발로 올라가 보는 일출과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정평이 나 있었으나, 대지진 이후 올라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 올라 탁 트인 넓은 황톳빛 평야를 감상하며, 주변에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사원들을 둘러보기에 좋았었다.

(와불의 미소. 촬영=윤재훈 기자)

쉐산도 파고다의 웅장한 모습을 보았다며, 바로 앞에 있는 <신빈따라웅 파고다>도 꼭 보고 가기를 권한다. 그곳에는 이 인근에서 가장 클 것 같은 18m의 와불을 감상할 수 있다.

(바간의 일몰. 촬영=윤재훈 기자)

특히나 바간은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다. 수천 개의 사원과 탑이 평야 지대에 위치해 있어 더욱 그렇다. 일출 때는 새벽안개가 어우러져 신비하고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일몰 때는 사원과 탑이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몽환적인 풍경도 잊지 못할 감동을 준다. 특히나 애드벌룬을 타고 보는 모습도 장관이다.

예전에는 상층부가 높은 쉐산도 파야나 쉐구지, 민예공, 블레디 사원 등이 일출을 보기 좋은 곳으로 유명했었지만, 지금은 모두 올라갈 수 없다. 미얀마 정부가 2016년 대지진 이후, 바간 지역 모든 사원의 상층부에 올라가는 행위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라와디 강의 일몰. 촬영 윤재훈)
(이라와디 강의 일몰. 촬영=윤재훈 기자)

이라와디 강가 언덕에 있는 바간의 랜드마크로 가장 오래된 사원인 <부파야 파고다>도 일몰로 유명하다. 강 언덕 너머 지평선으로 사라지며 어두워져 오는 세상은, 가히 서방정토를 생각나게 한다. 항상 인적이 끊이지가 않는다.

“아제, 아제, 바라 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가세, 가세, 어서 가세, 어서들 가세, 저 서방 정토로“

(밍글라 제디 파고다, 촬영=윤재훈 기자)

규모 면이나 아름다움에 있어서 <밍글라 제디 파고다>도 뛰어나다. 아마도 쉐지곤 파고다가 만들어진 후 그것을 본 따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외부에는 3개의 테라스가 있으며 가파른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바간의 파고다 군의 풍경이 일품이다. 외부는 단순하지만 아랫 부분을 보면 불교의 여러 이야기를 조각해 놓았다. 각 테라스 모서리에는 작은 탑들이 설치되어 있다.

뉴 바간 지역 가까이 위치한 <브릭 수도원>도 일출과 일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수도원 사원 내부에서 상층부로 올라가야 하는데, 일출 전에는 무척 어두워서 성능 좋은 플래시를 가져가야 한다.

바간 지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뉴 바간으로 이주한 주민들이 사는 이라와디 강 언덕 위에 위치한 <로카난다 파고다>도, 일몰을 보기 좋은 사원이다. 초기에는 부처님의 치사리(화장 후 나오는 치아)가 안치되었으나,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겼졌다. 현지인들에게 기도가 잘 성취되는 사원으로 유명해서 늘 많은 현지인으로 붐빈다.

사실 바간은 어디에서나 수많은 사원 사이로 뜨고 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현지인 마부나 숙소에 문의하면 그 포인트를 알려주기도 한다. 일부 마부나 툭툭 운전사, 호객꾼 등이 사원 위로 올라갈 수 있다며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지만, 절대 응하면 안된다. 보통 일출 시간은 06:00~06:30분 정도이며, 일몰은 17:30~18:30분 정도이다.

(탑군 사이로 지는 노을. 촬영 윤재훈)
(탑군 사이로 지는 노을. 촬영=윤재훈 기자)

지진으로 대부분 탑의 상층부로 올라가는 것이 금지된 지금은, 높은 언덕이나 <난민 전망대>를 이용하는 여행자도 많다.

그중에서도 난민 전망대는 권할 만하다. 탁 트인 공간에서 일출과 일몰을 360도 전망으로 볼 수 있으며, 현재 바간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전망대는 13층에 있어, 12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주말을 포함해 5:30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며, 요금은 5달러이다.

중국 단체 여행자가 많이 찾는 명소라 최대한 빨리 가야 전망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또한 9층 레스토랑에서 전망대 입장권을 제시하면, 웰컴 드링크를 제공한다. 또한 10달러 이상 먹거리를 주문시 입장료가 면제된다고 하니, 도전해 볼 만하다. 여기에 ‘바간 도시 이용료’ 티켓을 25,000짯에 구입하면, 5일 동안 바간내 모든 명소를 볼 수 있다. 냥우공항이나 바간내 주요 사원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끔 티켓 불시 검문도 하니,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길 바란다.

인근에서 열기구 액티비티를 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멋진 사진까지 남길 수도 있다. 요금은 1인당 300~400달러 정도이며, 10월부터 4월까지 운행하며, 그 이외에는 우기라 운행하지 않는다. 한 시간 정도 타며, 바간의 웅장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3군데 회사가 있는데, 그린 투어의 프리미엄은 397달러, 옐로우 투어의 스탠다드는 16명이 정원인데, 330달러, 프리미엄은 8명으로 390달러이다. 또한 레드 투어의 클래식은 8명으로 340달러이고, 프리미엄은 역시 8명인데, 450달러로 다소 비싸다.

(장엄한 바간왕국. 촬영=윤재훈 기자)

또한 빼어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높은 언덕으로 <이스트 오 테인 타웅>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는 곳이라 북적이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술라무니 선셋 힐>도 유명하다. 이름처럼 오렌지빛으로 물든 낭만적인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자들로 혼잡할 수 있으니 좋은 자리를 원하면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민난투 마을 바로 근처에 위치한 <민난투 선셋 힐>도 좋다. 많은 여행자들이 몰리지 않아 호젓하게 일몰을 감상하고 싶으면 더욱 좋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민난투 마을이 내려다보이며, 크고 작은 사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바간인의 미소. 촬영 윤재훈)
(바간인의 미소. 촬영=윤재훈 기자)

“오랜 시간 바간 왕국의 뜨락을 거닐었다.
그곳에서 수많은 바간인과 유적을 만났다.
’자비‘로 세상을 구원하겠다고 궁궐을 버리고,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광야를 헤매었던 인간, 붓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간의 욕심과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어른거렸다.
작금(昨今)의 미얀마 군부 사태처럼.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끊임없이 바람이 불어와 가지를 흔들었다.

인간에게서 진정한 ’해탈‘을 구가할 수 있겠는가?
그 땅에는 진정으로 그것을 고민했던 한 사내의 융숭(隆崇) 깊은 고민과,
위대한 성자와, 그를 따르는 중생들의 흔적이 곳곳에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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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2021-08-06 14:45:27
국민없는 군인이 왜 필요한가
국민없는 나라는 존재가능한가
평화와 공존의 미얀마를 기원한다 .

윤재훈 2021-07-30 02: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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