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펄펄 끓어간다...무더위 면적, 9년 새 두 배 이상 커져

전부길 기자
  • 입력 2021.08.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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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이상 무더위 지역 비율, 9년 새 12%에서 27%로 증가

무더위 시점도 20년 전에 비해 부산 11.5일, 서울 10.6일 빨라져

더 강렬한 폭염 잦아질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모작뉴스 전부길 기자] 한반도의 8월 평균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고온 지역이 크게 늘고 무더위가 도래하는 시점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이 한국 지표면 온도 18년을 분석한 결과를 지난 5일 내놓았다.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무더위 면적이 지난 9년 새 두 배 이상 커졌다.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는 미국 NASA의 MODIS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지난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지표면 온도가 8월 평균 30℃를 넘는 면적을 집계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는 국토의 12%만 8월 한낮의 평균 기온이 30도 이상이었다. 2011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27%의 국토가 8월 평균 30도 이상 고온에 가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태백산맥 일대를 제외한 전 국토의 87%에서 온도가 상승됐다. 특히 서울 일부 지역 등 국토 면적 중 약 6%에서 1.5℃ 이상 큰 폭의 온도 상승이 관찰됐다. 서울과 인천, 전주, 광주, 대구 등 5개 지역은 18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8월 평균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지난 18년간 매년 8월 한낮 평균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한 지역. 자료=한국그린피스 제공)

한·중·일 3국의 30도 이상 무더운 날이 연중 처음 도래한 날짜도 크게 앞당겨졌다. 한국에서는 주요 8개 인구 밀집 대도시 가운데 6개 도시에서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시점이 앞당겨졌다.

(지난 20년간 30도 이상 고온 도래일 변화 현황. 도표=한국그린피스 제공)

2000년 이전 20년과 비교할 때, 2001년 이후 무더위가 처음 도래한 날짜가 광주는 12.7일, 부산은 11.5일 서울은 10.6일, 수원은 9.3일 앞당겨졌다. 이러한 패턴은 한국뿐 아니라 한·중·일 3개국 57개 도시 중 무려 48개 도시에서 관찰됐다.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는 23.1일, 중국 내륙의 창사는 21.9일 빨라져 57개 조사 대상 도시 가운데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일 3국 주요도시의 30도 조기도래 현황. 자료=그린피스동아시아지부 제공)

한국은 인구의 절반을 넘는 2천7백만 명이 8월 온도가 30도 이상인 지역에 살고 있다. 온실가스와 열섬 현상 등에 따른 고온화가 심화하고 있는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인구 쏠림이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도 이상 고온 지역이 전 국토의 4%로 상대적으로 작았던 2014년 온열질환자는 18,004명이었나, 30도 이상 지역이 46%였던 2018년에는 44,094명으로 2.5배 가까이 증가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무더위 속 산업 현장 재해도 크게 늘고 있다. 2014년 1,999건에서 2018년 2,824건으로 40%로 산업 재해가 늘었다(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재해통계).

지금과 같이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 2040년에는 남한 지역 대부분의 8월 지표면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최고 기온이 임계점인 29.2도에서 1도가 더 오르면 사망률이 15.9%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이화여대 박혜숙, 인하대 병원 이원경 교수팀)도 있는 만큼 30도 이상 무더위 지역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김지석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더 강렬한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폭염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신속하게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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