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 은퇴후 세계일주2…나폴리에서 폼페이로

이종문 기자
  • 입력 2023.07.12 09:53
  • 수정 2023.09.11 15: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한인숙소에서 간단히 차려 준 아침밥을 먹고 부지런히 로마 테르미니역에 도착하니 아침 7시 26분이다. 숙소는 이동 거리에 중요한 요소이다. 두 달간 세계일주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도 많지만, 가능한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짐을 최대한 간소하게 꾸려서 출발했지만 그래도 짐이 꽤 무겁다. 다행히 한인숙소에 3일 동안 짐을 무료로 맡길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이 한인숙소는 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이동하는데 수월했고, 게다가 아침밥도 한식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테르미니역은 크고 복잡하지만, 전광판에 상세히 정보가 안내되어 있어서 열차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이탈로 고속열차’를 타니 우리 KTX 특실과 구조가 비슷했다. 다만, KTX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나와 동행자는 창가에 1인 좌석을 앞뒤로 예약해서 창밖으로 지나가는 남부 이탈리아의 풍광을 편하게 구경했다. 남부 이탈리아는 로마나 북부 이탈리아와는 또 다른 풍경이다. 한적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연두빛 끝없는 평원을 따라 드문드문 농가가 보인다. 창밖 날씨가 좋지 않다. 어두컴컴한 회색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그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이탈로 고속열차를 타면 나폴리 센트럴역까지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무료함을 달래라고 하는지, 중간에 커피와 과자를 무료로 제공한다. 나폴리 센트럴역은 이 열차의 종점이라 모든 사람들이 하차했다. 이탈로 고속열차 덕분에 로마에서 나폴리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탈로는 한국에도 판매망이 있어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로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왕복 8만 원 정도라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나폴리는 ‘SSC 나폴리’에서 수비수로 뛰고 있는 김민재 축구선수 덕에 한국인에게 많이 알려진 도시이다. 물론 나폴리피자의 명성이 가장 으뜸이다. 나폴리에는 전통 피자뿐 아니라 여러 가지 종류의 피자가 있다. 피자의 전통적인 맛은 나폴리피자를 먹어야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하다.

남부 이탈리아 폼페이에서 소렌토나 아말피로 가는 길은 쉽지 않고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우리는 폼페이부터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예약한 렌터카를 받기 위해서는 나폴리 중앙역 지하에 있는 렌터카 사무실에 가서 등록해야 한다. 역 뒤편 광장 밖으로 나와서 7분 정도 걸었다. 길이 좁고 좋지는 않다. 주차장에서도 렌터카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물어봐야 한다. 모르면 무조건 묻는 것이 상책이다.

렌터카 종류는 아말피나 포지타노의 좁은 골목길과 산길을 생각해서 작은 차로 빌렸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럽차가 스틱이다. 게다가 렌터카에는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았거나, 별도의 내비게이션도 장착이 안된다. 구글맵 드라이브 모드로 운전해야 한다. 운전석 옆에 내비게이션박스 비슷한 것이 장착되어 있다. 핸드폰을 자동차 이어폰 잭에 연결해보니 내비게이션과 똑같이 핸드폰 창의 구글맵이 모니터에 보인다.

폼페이까지 40여 분 정도 걸렸다. 폼페이 유적지 바로 옆 도보 10분 거리에 Zeus라는 주차장이 있다. 사전 정보대로 주차장 공간이 넓었고 가격도 7유로 정도로 저렴했다. 차를 주차하고 폼페이 유적지로 걸어가는데 폼페이역 건물에 입장권 판매라는 간판이 있고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폼페이는 베스비오(Vesuvio)라는 화산이 폭발해서 그 화산재가 도시를 덮쳐 생긴 유적지이다. 화산재가 일시에 덮친 탓에 그 옛날 폼페이시대 도시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보존되어있다.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미리 우산을 챙겼다. 유적지는 옛날 그대로 자갈길과 흙길이라 신발이 흠뻑 젖는다. 우산을 쓰고 광장으로 가는 길에 여러 가지 갈림길이 있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광장 방향으로 따라 걸었다. 비가 많이 쏟아져서 그런지 사람들이 광장 근처에만 머무르고 있었다. 우린 여기서부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보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걸었다. 걷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따라가서 함께 보곤 했다. 가는 곳마다 2천여 년 전에 멈춰버린 폼페이의 유적들이 꽤 잘 복원되어 있다. 마치 박물관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야외에 있던 유적들 일부는 박물관을 지어 전시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에 있는 미라들은 화산이 폭발할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기를 감싸고 함께 누워 있는 모자(母子), 화산재가 온몸에 뒤덮여 웅크린 채 사망한 행인 등 그날의 처절함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미라들이다. 우린 베스비오 화산을 넘어서 아말피로 가야 하는 일정이라 서둘러 출발했다. 박물관을 뒤로하고 아쉽지만 아말피로 가는 여행길을 재촉해야만 했다.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