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 은퇴후 세계일주16…신비하고 장엄한 壯觀 ‘마추픽추’

이종문 기자
  • 입력 2024.03.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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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성스러운 계곡투어(성계투어)를 마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중 하나인 페루 커피를 먹기 위해 노천카페에 앉았다. 남미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잉카 고대 민속노래가 들려왔다. 음악소리에 홀린 듯 따라 가니 수많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오얀따이 땀보 역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가는 길에 만난 민속공연단의 음악소리였다. 그들의 정다운 미소와 흥겨운 잉카 민속춤에 맞추어 걷다 보니 어느새 과거 잉카제국을 방문한 손님으로서 환영받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전에 예약한 객실 좌석에 도착하니 객실은 이미 여행객들로 시끌벅적 이다. 여기저기서 여행객들 간에 정겨운 이야기 소리로 가득 찼다.

마추픽추로 가는 산악열차는 관광객을 위한 전용기차로 안데스산맥과 푸르른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로 된 시원한 통창이 있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페루 산악마을의 조용한 풍경과 열차 아래로 보이는 깊은 계곡의 물소리는 여행객의 피로를 살포시 풀어준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여정에 민속복장을 한 승무원들이 ‘태양의 아들과 달의 딸’ 전설에 대한 내용으로 민속공연하며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기차는 쉬지 않고 산을 넘고 계곡을 지나서 마침내 마추픽추로 가는 최종 종점이자 관문인 아구아 칼리엔테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아담하고 작지만 마추픽추를 오르려는 여행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숙박업소와 식당 그리고 전통시장 등 관광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이미 쿠스코에서 약간의 고산증세가 있어서 이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마추픽추에 오르려고 숙소를 미리 예약했다.

마추픽추 정상에 있는 계곡으로부터 흐르는 물소리는 청아하고 웅장했다. 마을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로 가득 찼고 식당과 카페 등에선 여행자들의 입담 소리와 술잔 부딪히는 소리가 계곡 위로 메아리쳐 흘렀다.

다음날 새벽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산악버스가 출발하는 마을 입구로 향했다. 마추픽추로 오르는 산악버스는 매우 좁고 가파른 비포장 벼랑길을 곡예를 하듯 지재그로로 힘겹게 올라간다. 30여분 곡예 끝에 마추픽추 입구에 간신히 도착했다. 그래도 버스를 타서 쉽게 올랐지만 만약 이 길을 걸어서 올랐다면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현지인 가이드를 따라 가파른 산길을 돌고 돌아 올랐다. 잠시 후 산봉우리를 돌아 선 꼭대기 아래로 마추픽추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하늘도시가 맑은 하늘 아래 구름 위로 보이기 시작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장관에 발길을 멈추고 한동안 말없이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엄숙하리만큼 적막함 사이로 이름 모를 산새들의 소리가 가끔 들릴 뿐이었다.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돌아왔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잉카의 신비로운 세계 4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추픽추를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은 내 생애 최고의 절정이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마추픽추는 2,300m가 넘는 고산지대라 안개나 구름이 많고 수시로 날씨가 변하기 때문에 맑은 날에만 볼 수 있는 전체 계곡 풍경을 보지 못 할까봐 여행 내내 걱정이 많았다.

규모가 제법 큰 잉카제국의 마추픽추 문명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은 15세기경에 이유도 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 세계의 많은 고고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이 그들의 행적을 찾고 있지만 아직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마추픽추는 방문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짧은 감흥을 뒤로 하고 아쉽지만 다시 쿠스코로 돌아와야만 했다. 쿠스코에서 마지막 밤을 위해 쿠스코에서 유일한 한국 식당을 찾아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구어 먹으며 소주를 한잔했다.

다음날 아침 일찌감치 비행 편으로 쿠스코를 떠나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했다.

페루 리마의 미라플로레스 지역은 치안이 안정적이고 쇼핑센터와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조용한 분위기의 특색 있는 주택가가 있어서 여행객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곳이다.

미라플로레스 해변, 사랑공원에는 키스를 하는 남녀 조각상이 있어서 이러한 공원 환경을 즐기려는 데이트 족들이 많다.

인구 약 890만 명이 사는 리마는 세계적인 남미 도시이자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절경을 지닌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지만, 워낙 페루가 치안이 좋지 않고 현재 리마 중심가나 지방에서 수시로 농민들의 분쟁이 일어나서 기차가 멈추거나 육로가 갑자기 막히는 일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도시이기도 하다.

올해 3월 최근에도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 예약권 판매방식을 두고 지역농민들과 정부가 갈등하는 바람에 지난 1월 3월까지 마추픽추로 가는 여행길이 막혀 여행객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하한 적도 있다. 우리가 여행했던 시기에도 농민들이 마추픽추로 가는 육로를 막고 여행객들에게 통행세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등의 사건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지나 남미 폐루에서 잉카제국의 신비로운 여행을 무사히 안전하게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여행으로 지쳤던 노독을 풀기위해 리마의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저 바다를 넘어 낭만과 열정의 나라 중남미의 꽃, 멕시코로의 여행이 설레도록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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