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디지털 교육 예산 60%↓...'커피 한잔 사 먹기 힘들다'는데

심현주 기자
  • 입력 2023.10.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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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디지털이음단' 키오스크 활용교육. 사진=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br>
 '디지털이음단' 키오스크 활용교육. 사진=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내년 디지털 교육사업 예산이 60%나 삭감된다. 주로 노인과 중년 이상의 여성이 키오스크 사용법 등을 배우는 국가 지원 프로그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사 등 지역 인재 일자리 약 1,300개도 함께 줄어들 전망이다.

이 예산은 전국 복지관, 주민센터, 도서관 등에서 디지털 소외계층의 교육사업에 쓰인다. 특히 고령자가 키오스크 사용법, 스마트폰 열차 예매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기본 역량을 배울 수 있는 지원 사업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표준 교육과정에 따르면, ▲간편 결제·송금 방법 알아보기 ▲배달 앱 알아보기 ▲키오스크 종류 알기 ▲키오스크를 활용하여 음료 주문하기 등 온라인 금융 서비스와 디지털 주문을 배울 수 있다.

또 ▲대형 폐기물 버리기 ▲KTX, 고속버스, 비행기 예약하기 ▲숙박 시설 예약하기 ▲지도 앱을 활용하여 주유소 리터당 가격 비교하기 등 행정, 교통, 여가 등 일상생활에서 디지털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부는 배움터 당 연간(9개월) 교육 단가도 절반(970만원에서 485만 원)으로 줄이고, 배움터 개소 수도 목표치 1,000개에서 800개로 20% 줄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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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배움터 예산 등 비교, 과기정통부 예산서. 표=정필모 의원실 제공.

집 가까운 복지관과 주민센터 등에서 실시하던 디지털 교육이 갑자기 중단되거나, 교육은 유지되더라도 수업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럴 경우 디지털 교육이 더욱 필요한 60대 이상의 고령층 또는 40대 이상의 여성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특히 정보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디지털 배움터 사업으로 디지털 교육을 받은 국민은 약 79만 명으로, 이 가운데 60대 이상은 55.3%(약 43만 명)로 집계됐다. 40대 이상 여성은 전체 이용자 중 48.7%(약 38만 명)였다.

내년부터 교육 기회가 줄어들면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나 스마트폰 사용법 등을 배우기 위해 복지관과 주민센터 등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이 전국적으로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또 내년도 정부 예산안대로 사업 예산이 50% 삭감되면 관련 일자리가 사라진다. 디지털 배움터 교육은 강의 외에도, 교육생과 함께 키오스크나 스마트폰 조작을 돕는 서포터즈가 함께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전국 지자체는 지역 인재를 디지털 강사 및 서포터즈로 채용해 올해 약 3,600명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했다. 예산안 삭감으로 약 1,8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사회 전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돼 디지털 비사용자는 일상 속 불편을 넘어 사회 전반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내년 디지털 배움터 예산을 60%나 삭감한다는 것은, 결국 정부가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포용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취약계층 포용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예산이 복원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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