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 은퇴후 세계일주13…이집트 문명 탐험 ‘나일강 크루즈’

이종문 기자
  • 입력 2024.01.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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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새벽이 밝아오기 전, 카이로에서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 이집트 남부의 고대 도시 아스완으로 향했다.

북위 24도에 위치한 이집트 남동부의 아스완은 20세기 초에 영국이 건설한 ‘아스완댐’으로 유명하다. 아스완은 연강수량이 불과 1㎜에 불과한 건조한 지역으로, 정오에 태양이 일직선으로 떨어져 고대부터 천문학적인 측량이 이루어진 곳이다.

아스완에는 영국의 유명한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가 '나일강 유람선의 죽음'을 소재로 집필했던 'Old Cataract Hotel'이 아직도 남아 있다.

아스완은 나일강 크루즈가 출발하는 항구로, 우리는 이곳에서 이집트 나일강 탐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나일강 크루즈 탐험 프로그램은 2박3일부터 5박6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집트는 사회적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고 불안전해서 대중교통으로 이집트의 지방을 여행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불안하다. 나일 강변을 제외하고 이집트 국토 대부분이 사막 지대라 비싸기는 하지만, 짧은 일정으로 이집트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나일강 크루즈는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나일강 크루즈를 타고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 이동하다보면 수많은 고대 신전과 왕들의 무덤을 만날 수 있다.

콤옴보(Kom Ombo) 신전은 아스완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나일강 동안에 위치한 고대 사원으로, 기원전 332년에서 395년 사이에 세워졌다. 이 사원은 악어 머리형상을 한 소백(Sobek)신과 매의 머리를 한 호루스신에게 바쳐졌다. 파라오와 왕비, 후궁들은 이 신전 주변의 서안에 묻혀 있다. 이 두 신전을 콤옴보 사원이라고 하는데, 나일강가에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크루즈 여행객들이 주로 방문한다.

콤옴보 사원을 지나 반나절을 이동하면 에드푸(Edfu)에 도달한다. 에드푸 항구에서 호루스 신전까지는 마차로 10여분 이상을 달려가야 한다. 여행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조금은 서두르는 것이 좋다.

이곳에 있는 고대 이집트 신전 호루스는 프톨레미 3세(B.C. 237년)에 공사를 시작해 B.C. 57년까지 약 180년이 걸려 건설되었다. 4세기에 기독교의 번창으로 폐허가 된 이 신전은 1860년에 발굴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재조성되었다. 호루스(Horus)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의 수호신으로 이시스와 오시리스 신의 아들로 숭배되며 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신전 입구 관문에는 호루스와 다른 신들, 그리고 적을 무찌르는 파라오의 조각이 나타나 있고, 관문 위에는 태양의 원반이 있는데 양쪽으로 뱀이 둘러싸고 있다. 이 신전에는 방대한 도서관과 향수 제조소가 있었는데, 공장의 벽에는 향수와 향(香)의 제조법이 자세하게 새겨져 있다.

에드푸 신전을 뒤로하고 나일강을 따라 룩소르로 향하는 여정은 2박 3일 동안 계속 진행된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을 사후 세계로 연결하는 통로로 믿었다. 나일강은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교역 루트로, 이집트 문명의 생명줄이었다. 나일강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왕들의 계곡에서 내려다보이는 스핑크스와 람세스 2세의 석상 등 고대 이집트의 유적물을 만날 수 있다.

에드푸에서 룩소르를 따라 가는 길에 마주 친 나일강 댐을 지나기 위해서는 좁은 수로를 따라 물 높이를 맞추며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이런 틈을 타서 강가에 사는 주민들은 작은 나무 보트를 타고 기념품을 판매한다. 나일강 댐을 무사히 빠져나오면 하얀 돛이 달린 고풍스러운 펠루카(felucca, 지중해 연안의 삼각돛을 단 소형 범선)들이 파라오들이 주로 이용했던 물길을 따라 이집트의 최남단에 위치한 왕들의 계곡으로 우리를 안내해 준다.

아스완에서 룩소르로 가는 여정은 나일강 문명을 따라 이집트의 역사를 탐험하는 훌륭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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