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듣는 어른이들의 매우 ‘진지한 농담’

박애경 기자
  • 입력 2018.12.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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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공간222’에서 앙코르 공연

30금 B급 인생드라마가 대학로 소극장 ‘공간222’에서 펼쳐진다. 생활에 지친 가장들의 컬트적 대사와 인생의 모순을 꼬집는 무대, 어른이들을 위한 매우 ‘진지한 농담’이 12월 6일부터 12월 30일까지 앙코르 공연된다.

연극 ‘진지한 농담’은 치열해진 입시전쟁에서 비정규과목으로 밀려난 연극사와 지리를 가르치는 두 선생의 궁상맞은 인생이야기이다.

바람둥이 유부남과 쉰이 넘도록 모태솔로인 두 선생은 다음 학기도 선택과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항상 스트레스다. 내쳐지는 것이 두려운 이들은 교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학교의 굳은 일들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번 방학에는 교내 소극장 리모델링으로 페인트를 칠하기 위해 쉼을 반납한다.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몸부림이 그저 짠하다. 이들은 쌓여가는 삶에 대한 회의를 한잔 술에 위로받고, 지금과 다른 새로운 인생을 환각 속에서 탐닉하며 일탈놀이를 해본다.

이 연극은 현실에서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 짊어진 짐을 잠시 내려놓고 ‘인생 돌아보기’를 시도한다. 관객은 연극을 통해 인생의 길 위에 발가벗겨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연극사 선생 역을 맡은 배우 이승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란 그냥 사는 것이죠! 그걸 깜빡했네요! 사람들은 그걸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고요. 그러다 보니 엉뚱한 곳에 시간을 허비하게 되기도 하죠. 그래요, 아주 진지한 농담 같은 인생을 살고 있죠.”라고 무대에서 말한다.

무대 위 지리 선생 역의 배우 원완규는 “사방은 황량한 사막, 곧게 뻗은 고속도로, 그 위에 오픈카 한 대, 스피커에는 가슴을 울리는 음악이 흐르고, 짙은 선글라스에 희미하게 비치는 고독한 눈동자, 머릿결은 찰랑거리며 날리고, 시원한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부우웅! 부우웅! 끼이이이익! 그러나 현실은 꽉 막힌 8차선 도로 위죠.”라며 고개를 숙인다.

연극 ‘진지한 농담’은 드미뜨리 립스께로프의 원작을 토대로 했다. 극단 ‘목수’가 제작하고 후플러스(WHO+)가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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