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⑪]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색깔을 모았더니 인생이 되었다’ 원화展

천건희 기자
  • 입력 2020.10.12 14:04
  • 수정 2020.10.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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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조형갤러리 2관에서 10월 13일까지 전시

중년의 덕질은 밥 대신, 빵 대신 얻는 게 있다. 바로 행복한 자신감이다.

촬영=천건희 기자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서예전, 사진전, 조각전 등의 작품 전시와는 다른, 에세이 책에 수록된 그림의 원화를 전시한 <원화 展>을 관람했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모바일 그림작가인 홍미옥의 에세이집 《색깔을 모았더니 인생이 되었다》에 수록된 원화를 전시하고 있는 인사동 조형갤러리를 지난 10월 7일 다녀왔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전시장에는 홍 작가가 모바일에 그린 그림 30점이 8절지 스케치북 정도의 크기로 매끈한 아크릴의 디아섹 액자에 프린트되어 전시되어 있었다.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라는 포스터 카피답게 한 점, 한 점, 추억을 소환해 주는 따뜻한 그림들이 정겨웠다. 핸드폰에 그린 그림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섬세하고 다양한 재질이 느껴지는 멋진 작품들이다.

홍 작가는 50이 넘은 나이에 군대 간 외아들의 빈자리를 채우려 모바일에 그림을 그리다 모바일 그림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군복 입은 이등병의 뒷모습을 그린 작품 <홍삼 꾸러미를 들고 나온, 이등병의 첫 휴가>는 보는 사람을 흐뭇하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단어인 ‘엄마’가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그대로 계셔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지금처럼만>과 <어머니의 분홍신>의 작품은 뭉클거리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듯하다.

촬영=천건희 기자<br>
촬영=천건희 기자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말처럼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세대에 살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활용 정도는 차이가 크다. 중년이 넘은 나이에 미술이 주는 치유와 행복을 누리는 취미 활동에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또, 그것을 널리 알리려 노력하는 홍 작가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색깔을 모았더니 인생이 되었다》 책에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모바일 드로잉 팁이 수록되어 있고, QR코드가 있어 유튜브 채널로 모바일 그림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홍미옥 작가 / 촬영=천건희 기자

홍 작가는 자신의 중년우울증을 그림에 몰입하는 것으로 극복했다며 “중년의 덕질은 밥 대신, 빵 대신 얻는 게 있다. 바로 행복한 자신감이다. ... 아직도 뛰는 가슴과 열정을 확인했을 때의 기쁨이란 참으로 설레는 일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시작하는 중년, 지금이야말로 덕질하기 딱 좋은 시기 아닐까”라고 했다.

‘나만의 모바일 그림일기는 휴대폰을 드는 지금, 이 순간 시작됩니다’ 라는 홍 작가의 말처럼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서울 인사동 조형갤러리 2관에서 10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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