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셔요? 그만 들어갈래요?”“아녀, 기냥 조금 더 있자.”꽃샘바람이 사나웠지만 햇살은 화사 했다.“좀 앉을래요?”“아녀, 서 있을 만혀.”삼촌은 중심을 잡지 못해서 거반 내게 기대어 서있으면서도 앉으려 들지를 않았다.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삼촌을 부축했다. 예전 같으면 삼촌의 등 뒤에서 와락 껴안고도 부족해서 삼촌의 등에 얼굴을 부비며 어리광을 부렸을 터였다. 어쩌다가 삼촌과 이리도 서먹해졌는지 모르겠다.“그만 들어가요. 나는 추
Y씨는 개를 누구보다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마침 서울에서 열린 '전개협' 전국대표자대회에 K시 지부장 자격으로 참여하고 막 돌아오던 참이었다.건장한 청년 하나가 아파트 입구에서 웬 파라솔을 펴놓고 광고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Y씨가 무심코 받아든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애완계 케어해 드립니다! 각종 계 환영!(CockHen Care 하월점 오픈기념 다양한 계용품 드립니다)" Y씨는 속으로 개를 사랑하는 것이야 좋지만은 굳이 영어까지 동원하여 요란을 떨지 않아도 개는 영원하리라 생각했다.Y씨는 자기 애완견 정기검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지 않겠습니다.”-느티나무도서관 서비스 헌장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느티나무도서관에는 특별한 서비스 헌장이 있다. ‘과한 친절’이라고 생각했던 게 ‘환대’로 느껴지는 곳이다. 한결같이 엄마와 아이를 미소로 정말 환대해주는 곳이다.시시때때 열리는 작가들의 낭독회에는 아이들 어른, 남녀노소 귀를 쫑긋 세운다. 도서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청년은 훌쩍 자라나 낭독회에서 기타를 친다.도서관 서가에는 쉽게 밀 수 있는 바퀴가 달려있다. 도서관 뜰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