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망’ 증상, 저체중 고령 환자에게 발생 가능 높아

송선희 기자
  • 입력 2023.06.22 17:17
  • 수정 2023.06.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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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영 교수 “영양실조·근감소증→섬망 위험 증가시켜”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신체 질환이나 약물, 술 등으로 뇌(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해 주의력과 인지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증상을 ‘섬망’이라고 한다. 섬망은 현재 있는 장소나 시간을 모르거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간단한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마치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난다. 그런데 저체중의 고령 환자일수록, 정상체중 고령 환자에 비해 섬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고유진 강사는 대규모 중환자 집단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섬망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 이와 같은 결과를 노인학 국제 학술지인 ‘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간의 선행연구를 통해 영양실조와 근감소증이 섬망 발생 요인이 된다는 것을 파악하고, 영양실조와 근육량 감소를 반영하는 지표인 BMI에 주목했다. 영양실조와 근육 소실은 염증 발생 및 뇌 혈류 공급 저하 등의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섬망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섬망 발생에 대한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 / 자료=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섬망 발생에 대한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 / 자료=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는 2013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50세 이상 5,622명의 환자를 저체중과 정상, 과체중 및 비만 그룹의 BMI 범주로 세분화해 진행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2.9세였으며, 남성 비율이 60.1%로 여성(39.9%)보다 조금 더 높았다. 섬망의 발생은 총 환자의 19.0%(1,069명)에게서 발생했다.

연구 결과, 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의 경우, 섬망 발생률이 정상체중(BMI 18.5-25) 환자들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나타났다. 반면 과체중과 비만 상태는 섬망 발생률과 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에서 체중과 섬망 발생 간 관련성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낮은 BMI를 보이는 저체중 환자들에서 섬망 발생이 높게 나타난 점은 중환자에서 체중을 관리하고 저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섬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노인층, 특히 중환자의 경우 섬망 예방 뿐 아니라 모든 질병 예방을 위해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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