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자 ‘사순이’ 천도재 열려...멸종위기종 사육실태 조사, 보호조치 필요

이모작뉴스
  • 입력 2023.08.22 16:49
  • 수정 2023.08.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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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 용천사 21일 오전 경북 고령군의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와 기도가 막혀 숨진 수컷 침팬지 ‘루디’의 49재를 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경북 청도 용천사 21일 오전 경북 고령군의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와 기도가 막혀 숨진 수컷 침팬지 ‘루디’의 49재를 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암사자 ‘사순이’ 천도재 열려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암사자 ‘사순이’는 8월 14일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고 경찰과 소방 등 인원 159명이 투입돼 수색을 벌인 끝에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마취도 검토됐지만 안전을 위해 사살로 결정됐다.

사설 목장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의 죽음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의 염원을 담은 천도재가 21일 경북 청도군 용천사에서 열렸다.

천도재는 불교생명존중동물복지회와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선수가 공동으로 ‘기도 동참 발원’으로 마련했다.

지난 11일 대구 달성공원에서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마취총을 맞은 뒤 회복 중 기도가 막혀 숨진 수컷 침팬지 ‘루디’의 49재도 함께 진행됐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의 조현정 활동가는 “사순이는 사람의 관리 소홀로 인해 불행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그 넋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의 염원을 담아 동참했다”고 말했다.

구자욱 선수는 “불자로서 사순이의 희생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불쌍했다"며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사순이가 다음 세상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순이’의 탈출 목장은 개인이 운영하다 모 종교단체에서 인수한 곳으로 사육 농장주는 환경청에 신고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민간에서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14일 경북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년 정도 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멸종위기종 사육실태 조사, 보호조치 필요

환경운동연합은 생명⋅평화⋅생태⋅참여의 가치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로 생존 불가능한 사육환경에서 탈출해 안타깝게 죽은 생명을 애도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에 따르면, 시민 안전을 우선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이번 암사자 민간공원 탈출과 사살 사건은 사각지대에 놓인 국제 멸종위기종의 관리실태와 과제에 대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제 멸종위기종에 대한 국내 유입과 추적, 민간차원의 멸종위기종 사육실태 파악, 그리고 탈출 멸종위기종 포획과정에 대해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사건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포함한 멸종위기종 사육에 대한 관리 결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사자는 국제 멸종위기종 지침에 따라 유입되고 사후관리 됐어야 한다. 사살된 사자는 사육시설에 대한 등록이나 인공증식에 대한 다양한 절차가 빠진 채 불법 사육되다 민간시설에서 탈출해 생을 마감했다. 정부는 법령에 근거한 시스템의 결함을 확인하고 멸종위기종에 대한 불법 사육과 증식에 대한 현황 조사를 통해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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