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처럼 따듯한 요양병원에 모시고 싶다

강대성 칼럼리스트
  • 입력 2023.10.31 16:08
  • 수정 2023.11.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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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강대성</strong>&nbsp;대한사회복지회 회장<br>한국 사회적기업학회/한국 비영리학회 부회장<br>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br>사회적협동조합 SE바람 이사<br>前 SK 행복나래 대표이사
강대성 대한사회복지회 회장
한국 사회적기업학회/한국 비영리학회 부회장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
사회적협동조합 SE바람 이사
前 SK 행복나래 대표이사

여러분은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일반적으로 노인 분들은 요양원에 계시다가 노인성 질환이 다발적으로 발생하면 긴급 상황대처가 용이한 요양병원으로 옮기게 됩니다.

요양병원은 공익성과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는데 기존의 일반병원에 비해 의료시설과 의료 인력의 투입이 많지 않고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노인성 질환의 진단 및 처치가 요양시설에 비해 우수하다는 점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현재 전국에 약 1,464개소의 요양병원이 있고 요양병원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레드오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인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많은 분이 본인의 문제 또는 부모님의 문제로 노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부모님 모두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이제는 제 자신의 노후 생활에 대하여 고민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나이가 되었답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몸도 예전과 다르게 움직입니다. 선배님들께서 말씀하십니다.

“60이 넘어가면 모든 분야에서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건방지게 양말을 서서 신거나 신발을 서서 신는 행동을 삼가고 양말은 반드시 앉아서 신고, 신발을 신는 현관에는 의자를 가져다 두고서 앉아서 신어야 한다.”

무슨 꼰대 같은 말씀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몸이 예전처럼 말을 듣지 않으니 적응하며 살아야 합니다.

저는 부모님 두 분 모두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하셨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은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거동이 불편하시면 가정에서 가족들이 부양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가족회의 등을 통하여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모시 된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보호자 입장에서 안심하고 맡길 요양병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입소문을 듣고 발품을 팔아서 선택하게 됩니다.

어머니는 요양원에 계시다 긴급 상황이 가끔 발생하시어 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에서 제가 겪은 경험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소재하는 그 요양병원인데 실명을 거론하고 싶지만, 인내력을 발휘하면서 글을 써 내려갑니다.

우선 입원 당시 여동생 둘이서 요양병원에 가서 어머니 기저귀 등 건강 상태를 챙기는 순간 놀라울 일이 발견됩니다. 어머니는 3중으로 된 기저귀를 착용하고 계셨답니다. 그런 일이 생긴 후 매일 저녁 교대로 어머님을 뵈러 가서 건강 상태를 챙겨보고 대화도 나누고 오가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접견 금지 조치가 내려지니 어머니와 가족 모두 스트레스가 생겨나게 됩니다. 병원 측에 영상 통화라도 하면 당사자나 보호자 모두 심리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요청하니 인권 운운하면서 제안을 거부하더군요. 그곳에 10여년을 지내시다 돌아가셨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는데 병원 측에서 조화 하나도 보내지 않는 요양병원이었답니다.

과연 보호자가 지불하는 비용과 정부 보조금을 합한 금액에 합당한 대우를 받았을까 하는 의구심은 드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보건복지부 산하 보험심사평가원에게도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병원을 평가할 때 지금보다 세심하게 평가하여 병원에 지불되는 돈이 병원 측 관계자만 배를 불리는 일이 없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요양병원은 평가원 심사가 있는 날이면 심사원들 만족시키기 위한 일에 몰두합니다. 입소하신 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야 하는데..

얼마 전 방문한 안산소재 요양병원입니다. 이곳은 최근에 신축하여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고 병실에 들어가 보니 입소한 어르신들 표정이 밝으십니다. 그리고 면회 온 가족들은 병원 측이 너무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하시더군요.

시간이 흐르면 위에서 언급한 2개소 요양병원 중 어느 병원이 살아남을까요?

결국 수익성 위주로 경영하는 요양병원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시기가 금방 도래할 것입니다. 지속가능하려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입소자를 돈벌이 대상(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보지 말고 입소한 노인을 집안 부모처럼 대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많이 만들어 가는 요양병원이 등장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br data-cke-eol="1">일본의 요리아이 요양원 노인은 노래 부르거나, 이야기 나누거나, 잠을 자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만한다. 촬영=김남기 기자<br>

일본의 요리아이 요양원 노인은 노래 부르거나, 이야기 나누거나, 잠을 자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만한다. 촬영=김남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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