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학력·高자산 베이비부머, 시니어케어 시장 진입...앞으로의 변화는?

심현주 기자
  • 입력 2023.11.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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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시니어케어 시장의 확대와 금융회사의 대응’ 연구자료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고령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시니어케어 시장의 확대와 금융회사의 대응’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의 현황을 알아보고 향후 시니어케어 시장의 변화를 살펴본다.

시니어케어의 의미

시니어케어는 노인복지법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거,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공적 급여가 적용되는 각종 돌봄 서비스를 의미한다. 시니어케어는 크게 재가요양과 시설 요양으로 구분된다.

재가 요양은 일상생활 보조가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요양보호사가 서비스가 필요한 가정을 방문해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설 요양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 시설에 입소한 뒤, 각종 생활 보조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요양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는 시니어케어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최근 시니어케어와 노인주거를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 타운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광의의 범주에서 실버타운도 시니어케어에 포함이 된다. 그러나 실버타운 등의 노인주거복지 시설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급여 적용 대상은 아니다.

시니어케어 범주.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시니어케어 범주.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의 구조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은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는 급여를 중심으로 형성된 특징을 보인다. 공단은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따라 요양이 필요하다고 신청한 노인을 대상으로, 매월 급여를 지급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신청자의 상태에 따라 1~5등급 및 인지 지원 등급으로 구분하고, 등급별로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시니어케어 시장에서 공단이 부담하는 급여비는 약 78.6%의 비중을 차지한다.

시니어케어 시장 구조.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시니어케어 시장 구조.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의 현황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매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은 2018년 8.0조 원에서 2022년 14.5조 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해 보면 매년 15.6%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

팬데믹 이후 자택 간병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제도 변경으로 재가요양 사업자가 증가하면서 재가 요양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9년 말, 무분별한 재가요양시설 난립 방지를 위해, 신규 설립 시 노인복지시설로 우선 설립하고 재가요양시설은 지자체 지정으로 변경했다. 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2019년 중 재가요양사업자 수는 2018년 15,970개에서 2019년 19,410개가 되었다. 1년 만에 대폭 증가한 것이다.

2022년 기준, 재가요양 시장의 규모는 약 8.2조 원으로 2018년 이후 연평균 21%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재가요양 서비스 유형별로는 방문요양이 약 5.3조 원, 주야간 보호가 약 2조 원으로 집계된다. 이용자 수도 2018년 82.2만 명에서 2022년 141.8만 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의 성장. 자료=보건복지부.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의 성장. 자료=보건복지부.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시설 요양 시장의 경우, 최근 5년간 연평균 11.6%의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단, 서울 등 도심지의 경우 수요자 대비 요양시설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2년 기준, 시설 요양 시장의 규모는 약 6.2조 원으로 2018년의 4조 원 이후, 연평균 11.6%의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시니어케어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도 2018년 103.6만 명에서 2022년에는 167.3만 명으로 늘어났다. 연평균 12.7%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증가율인 5.2%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2022년 기준, 시설 요양 시장의 이용자 수는 25.5만 명으로 집계되고, 이용자 수의 40% 이상이 서울, 경기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장기 요양 등급별 비중은 3~5 등급 구간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1~2등급이 요양 시설 대상자지만, 일정 요건 충족 시 시설 급여 수급 가능하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노인 요양시설 수는 6.2만 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자본 부담이 높아 대형 시설보다는 30인 이하 소형 시설 위주로 시장이 형성 중이다. 30인 미만 요양시설은 토지 임차가 가능하지만, 30인 이상 요양시설은 토지 및 건물 소유권 확보가 필요하다.

한편, 실버타운은 지난 2015년 분양제가 폐지되면서 시장이 다소 위축된 상황이다.

국내 실버타운 시장은 유료 시설이 허용되면서 2000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매매처럼 소유권 취득이 가능 분양형을 중심으로 설립이 증가했다. 그러나 2015년 분양형 제도가 폐지되면서 신규 진입은 다소 위축된 상황으로, 2022년 기준으로 실버타운에 해당하는 대형 유료 양로시설 및 노인복지주택은 43개에 불과하다.

주요 노인복지주택 기준으로 국내 실버타운의 대략적인 시장 규모를 추정해 보면, 약 2.3조 원 규모로 집계된다. 또한 노인 주거복지시설은 전반적으로 경기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특히 실버타운의 경우,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 경기 수도권에 대부분 분포한다.

시니어케어 시장 전망 - 수요 측면의 변화

75세 이상 고령자 증가로, 시니어케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3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5%에 이를 전망이다. 2023년 기준 75세 이상 고령자 수는 399만 명으로, 오는 2030년이면 55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더불어, 베이비부머 세대가 시니어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8년이면,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모두 고령인구에 포함된다. 향후 매년 80~90만 명 내외의 베이비부머가 고령층에 유입될 전망이다. 2040년이 되면, 1차 베이비부머 전체가 시니어케어가 필요한 75세 이상의 고령자가 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높은 교육 수준과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니어케어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기존 고령층과는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 중에 고졸 이상 학력자의 비중은 82.5%로, 전체 고령자 중에서 고졸 이상 학력자의 비중이 24.2%인 것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베이비부머의 유입으로 시니어 계층이 보유한 자산은 2022년 기준 전체 가계 자산의 27%를 차지한다. 베이비부머의 시니어 계층 진입으로 고령층 자산이 확대되면서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 요양 및 주거시설에 대한 높은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는 노후 주거지역으로 의료시설, 생활 편의시설 인프라, 교통 등의 접근성이 좋은 대도시 혹은 도심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살던 지역에서 거주한다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도심 외곽 지역보다는 익숙한 도심지 거주를 선호한다. 실제로, 최근 요양시설 입소 현황에 따르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서울 요양시설의 입소율이 지방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22년 기준 서울 지역 입소율은 91.7%로, 전체 평균 입소율인 80.8%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다.

고령층 노후 거주 관련 수요. 자료=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고령층 노후 거주 관련 수요. 자료=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특히, 서울 지역에서도 민간 기업에서 설립한 일부 프리미엄 시설을 중심으로 대기자가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민간 기업이 진출한 서울 동남권의 경우, 요양시설 대기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자택에서 받는 시니어케어 서비스에 대해서도, 별도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다양한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구별 요양시설 정원 대비 대기 인원 비율 현황. 자료=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서울 구별 요양시설 정원 대비 대기 인원 비율 현황. 자료=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현재 국내 장기요양보험 제도하에서는 재가요양 서비스의 경우 시설 요양과는 달리 다양한 비급여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시설 요양은 상급 침실, 이·미용 등을 비급여로 이용할 수 있지만, 재가 요양은 센터 이용 시 식사간식비만 비급여 항목으로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 관리, 정원 관리, 전자기기 작동 등 다양한 비급여 서비스를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고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기보다 개인의 성향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니어케어 시장 전망 - 공급 측면의 변화

왼쪽) 시설 요양 규모별 현황. 오른쪽)방문 요양 규모별 현황.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미지=하나금융연구소연구소 제공.

현재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이 영세한 개인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은 다소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니어케어 사업의 운영 주체는 재가시설의 87.1%, 입소시설의 75.9%가 개인사업자로, 법인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를 보인다.

이에 따라, 이용자 30명 이하의 영세한 규모의 시설이 60.5%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방문요양기관은 10명 이하 초소형 시설이 47.3%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사업자는 자본 부족으로 시설 투자가 힘들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기 평가에서도 소형 시설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 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케어 시장 전체 영역에 걸쳐, 민간 기업의 진출이 확대되면서 시니어케어 시장의 경쟁 구도가 점차 변화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 보유 자산의 확대는 다양한 시니어 비즈니스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 시장은 2030년 215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다양한 시니어 비즈니스 중에서도 요양 및 주거 관련 시니어케어 영역이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요양보험에 해당하는 ‘개호보험’의 규모가 13.3조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15.8조 원으로 집계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업에서 향후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시니어케어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

국내 일부 기업에서는 본업과 연관된 분야부터 차례대로 시니어케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 등 건설업체는 실버타운을 포함한 시니어 복합단지 조성 사업 추진하고 있다. 대교, 기존 방문 교육 및 교육센터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재가요양 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종근당은 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며, 향후 제약 사업과의 연계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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