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돌봄현장@후쿠오카②] 우리가족 돌봄 ‘주치간호사’...Wellness support Lab 편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06.12 17:10
  • 수정 2024.01.3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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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곳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한일 교류와 협력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과 초고속 고령화가 진행 중인 한국은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다양한 사례를 공유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한국리빙랩네트워크는 지난 5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행복한 장수사회와 리빙랩’이란 주제로 한일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을 마련했다.이 포럼에 참석한 본 기자는 일본의 포럼 발제와 주요 돌봄기관 견학 등의 내용을 연재한다.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일본의 Wellness support Lab의 류 요시미 대표(Yoshimi Ryu)는 ‘Friend nurse support’란 주제로 한일리빙랩포럼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주치간호사’제도를 소개했다. 일본의 Wellness support Lab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 가족을 돌보는 주치간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치간호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답게’ 살아가는 것을 최고의 가치에 두고 활동한다. 바로 ‘Friend nurse support’를 가치로 ‘태어날 때부터 요양기’까지 원스톱으로 가족을 돌보고 있다.

Wellness support Lab의 류 요시미 대표(Yoshimi Ryu). 촬영=김남기 기자

이를 위해 류 요시미 대표는 “돌봄대상에게 최고의 친구로서 신뢰받는 간호사,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 최고의 서포트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또한 류 대표는 생활 속 웰빙서비스와 요양기의 돌봄안심지원서비스에 대해, “일본의 ‘라인’ 채팅 서비스로 돌봄대상자와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각 분야의 전문가가 건강한 삶을 위한 방안을 조언한다.”고 했다.

90세 홀몸 어르신의 유산...Wellness support Lab의 탄생

90대 홀몸 여성어르신의 유산으로 2020년 1월에 Wellness support Lab은 설립됐다. 이분은 후쿠오카시에 많은 1인 가구 어르신 중에 한 분이었다. 설립자는 일본의 ‘정기방문 서포트’ 서비스 받았고, 식사나 말동무, 건강검진 등의 돌봄을 받고 있었다. 이분은 나답게 살던 익숙한 곳에서 마지막까지 살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건강하게 살아가길 희망’했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건강한 미래를 만들고자 Wellness support Lab을 만들었다.

Wellness support Lab활동을 하면서 나의 인생 50년을 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나의 인생에서 누가가의 도움 없이 살던 시기는 없었다. 나의 건강 불안 고민 사회생활 돌발적인 사고 등 모든 삶에 나를 위한 돌봄이 존재했다.

그래서 ‘주치 간호사’제도는 가족구성원의 건강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 원스톱 돌봄서비스를 지향한다. 장수사회를 위한 돌봄은 ‘나답게 생활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주치 간호사 제도로 행복한 장수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요시미 류 대표 

우리가족 돌봄 ‘주치간호사’제도

일본의 주치간호사제도는 고령자들뿐만 아니라 청년, 중장년세대를 대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삶을 실현하고자 하는 활동이다.

주치 간호사제도의 핵심가치는 세 가지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최고의 친구가 되자!’이다. 허심탄회하게 나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는 어떠한 심리적, 육체적 이상 징후도 놓치지 않는 돌봄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가치는 풍부한 인프라로 돌봄과 의료 전문가 그리고 요양시설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세 번째 가치는 원스톱 돌봄 서비스로, 식사, 청소 등 생활편의 서비스와 운동, 일, 스트레스 등을 함께 관리한다.

생애주기별 돌봄 체계...중년 불안기, 고령 요양기

Wellness support Lab은 중년시기의 불안기에는 생활 웰빙서비스를, 고령의 요양기에는 질병을 관리하는 안심지원 서비스를 운영한다.

중년불안기의 웰빙서비스...라인 채팅을 이용한 주치간호사 시스템

중년시기의 불안기는 병이 생기기 전의 시기이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일상생활 중에 육체적 심리적으로 불안해한다. 그래서 중년기에는 일상생활의 웰빙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원한다.

주치간호사에 의한 웰빙서비스는 장소나 시간에 구애 없이 24시간 운영하기 위해 SNS 채팅방식을 이용한다.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비슷한 일본의 ‘라인’앱은 일본인 70%가 이용하고 있다.

주치간호사 ‘라인’ 채팅을 이용한 돌봄시스템. 그래픽=Wellness support Lab 제공

주치간호사는 ‘라인’ 채팅 서비스를 이용해서 돌봄대상자와 대화하면서 상태를 데이터로 저장하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잠을 잘 못 자는데 병원에 가야 합니까’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는 대화를 나누게 되면, 주치간호사는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전문가 집단에 의뢰해 공동으로 채팅창에서 상담을 진행한다.

라인 채팅을 이용한 이 시스템은 주치간호사를 중심으로, 의사, 영양관리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공동으로 라인 채팅창에서 의뢰자의 사안별로 상담을 진행한다. 의뢰자는 상담을 통해 심신의 문제를 개선하고, 불안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고, 적절한 개선방안을 제안 받는다. 불안의 원인이 되는 것이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육아나 직장 내 스트레스 등 다양하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주치간호사 시스템에 의한 보고서. 그래픽=Wellness support Lab 제공
주치간호사 시스템에 의한 보고서. 그래픽=Wellness support Lab 제공

이 주치간호사 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심신이 불안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리포트를 만든다. 이 리포트는 의뢰자에게 전달하고, 일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앞으로는 고령 세대를 대상으로 더욱 확대해 라인 채팅을 통한 행복한 주치간호사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고령 요양기의 웰엔딩 서비스

고령 요양기의 주치간호사 시스템. 그래픽=Wellness support Lab 제공
고령 요양기의 주치간호사 시스템. 그래픽=Wellness support Lab 제공

고령 요양기의 주치간호사 시스템은 크게 4가지 서비스를 운영한다. 
먼저 ‘Attend Support’는, 주치간호사가 요양기의 고령자와 함께 의사를 방문한다. 주치간호사는 의사의 병세설명, 경과검사, 치료방법 등을 함께 들은 후, 환자와 가족과 함께 앞으로 건강한 삶을 위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정기방문 서포트’는,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 없는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사전에 건강 상태를 파악해, 생활 습관 등을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돌봄 대상자의 가족이나 관련 돌봄기관에 대상자의 생활과 건강 상태를 보고한다.

‘관찰 서포트’는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이다. 요양 중인 고령자의 일상생활인 식사, 화장실 이동 등을 돕고, 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분은 치료방법을 돕고, 정부나 지자체 등의 돌봄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방문 서포트’는, 주치간호사가 고령자의 자택·병원으로 방문해 의료·재활 등을 의사의 도움으로 지원한다.

고령자는 일상의 어려운 점들이 더 많아지고 주치의 간호사가 도와주는 부분들이 점점 많아진다. 그래서 고령자의 웰엔딩과 관련된 준비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료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장례, 상속 등에 관련된 일도 함께 지원한다.

한일리빙랩포럼 참여자 토론. 촬영=김남기 기자
한일리빙랩포럼 참여자 토론. 촬영=김남기 기자

나답게 삶을 마무리 짓는 것

나답게 마지막을 보낸다는 것은 나와 가족에게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40대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항상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한다.

질병이 있어도 인생의 문제들을 주변에 사람들과 함께 협력해서 풀어가고 대응하는 것이다. 이를 ‘포지티브 헬스’라고 한다. 나의 건강은 내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과 사회의 건강과도 연결되어 있다.

- 요시미 류 대표

일본에서는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Wellness support Lab은, 나의 건강이 곧,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한테 친절하게 하고, 지역이나 사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삶의 의욕이 생기며, 나답게 인생을 온전히 살게 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전라북도간호사회 부모돌봄법 캠페인. 사진=뉴시스 제공
 전라북도간호사회 부모돌봄법 캠페인. 사진=뉴시스 제공

일본 ‘주치간호사’제도와 한국 '부모돌봄법'

얼마 전 간호사법이 무산됐다. 간호사의 역할과 처우 개선을 제외하더라도 아쉬운 점이 있다.

최석진 대구시간호사회장은 "간호법은 간호·돌봄에 대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반영한 '부모돌봄법'이다"고 했다.

고령사회에서 돌봄 전문인력은 점차 부족하게 된다. 기존의 재가서비스나 요양원 등의 서비스는 인력난과 시설 포화로 이어질 수 있다. 조속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신용분 경북간호사회장은 "간호법은 고령화 시대에 간호 인력이 잘할 수 있는 아동, 노인 돌봄에 대한 새로운 생활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법안이다"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언젠가는 돌봄의 대상이 된다. 간호법 제정을 통해 부모님 돌봄을 간호사들에게 맡겨달라"고 말했다.

요양병원이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의료와 돌봄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스마트 돌봄사업으로 의료와 돌봄을 병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제도에서 초고령사회의 수요를 감당하기 엔 그 실효성이 의심된다.

도심권을 제외하고는 일반인도 의사에게 의료 혜택을 받기에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 지방은 의사를 구하기조차 힘들다고 한다. 숙련된 간호사가 조기 퇴직하는 현 상황에서 이들에게 더욱 폭넓은 의료 돌봄을 구현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주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간호ㆍ돌봄 인력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및 치료를 위한 숙련된 간호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 ‘간호사법 제안’ 이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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