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여행5] 새해 전망을 수(水)놓다, 안산 달전망대

길지혜 여행작가
  • 입력 2023.12.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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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풍경 / 촬영=길지혜 작가
달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풍경 / 촬영=길지혜 작가

12월은 후회와 희망이 교차하는 달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못 다한 일들에 대한 회한도 있지만, 동시에 새해에 거는 희망으로 마음이 가득해지는 시기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12월 가볼 만한 곳’에서 한해 마무리와 새해 희망을 담아보는 것은 어떨지. 그중 새해 전망을 수(水)놓는 안산 ‘달전망대’를 소개한다.

달전망대는 안산1경으로 일몰 대표명소다 / 촬영=길지혜 작가
달전망대는 안산1경으로 일몰 대표명소다 / 촬영=길지혜 작가

[길지혜 여행작가] 안산 시화방조제 가운데 우뚝 선 달전망대는 달이 수놓은 그림이다. 달을 모티프로 만든 공간으로, 달이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풍경이 바뀐다. 작은가리섬에는 이루나타워의 달전망대, 시화나래휴게소, 시화나래조력공원, 시화나래조력문화관이 모여 대부도로 직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시화나래는 ‘훨훨 날개를 펼치듯 널리 알려지고 솟아오르다’라는 뜻으로, 시화호 주변 관광자원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일몰의 달전망대와 큰가리섬 / 촬영=길지혜 작가
일몰의 달전망대와 큰가리섬 / 촬영=길지혜 작가

먼저 달전망대로 가자. 주말이면 타워 바깥으로 탑승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중심 기둥은 노출 콘크리트로 매끈한 직사각형이고, 꼭대기 전망대는 도넛처럼 둥글납작해 360°를 조망하게 했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아파트 25층 높이 전망대에 금세 도착한다. 문이 열리자 시화방조제와 조력발전소, 큰가리섬, 인천 송도, 멀리 서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형으로 이어진 유리 덱을 따라 걷는 동안 공원과 휴게소, 대부도까지 고공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는 5분이면 한 바퀴 돌아볼 공간이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손가락이 다른 곳을 가리키며 새로운 풍경과 마주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시화호조력발전소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리아스식해안이 발달해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히며, 시화호조력발전소는 2004년 공사를 시작해 7년 만에 완공했다.

작은가리섬에 위치한 달전망대와 시화나래조력공원 / 촬영= 길지혜 작가
작은가리섬에 위치한 달전망대와 시화나래조력공원 / 촬영= 길지혜 작가

‘달이 준 선물’이라 일컫는 조력 에너지는 고갈될 염려가 없다. 일단 개발하면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이용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무공해 청정에너지라는 장점이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하루에 두 번 밀물 때 외해와 시화호의 수위 낙차를 이용해 발전합니다. 연간 발전량이 552기가와트시(GWh) 규모로, 50만 명이 1년간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느 방향이 호수이고 바다인가. 관광객 사이에서 질문이 오간다. 호수가 바다처럼 아득하다. 시화호는 시화 간척 사업으로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다. 여의도의 15배(43.8㎢) 규모로, 저수량이 연간 3억 3200만 t이다. 이름은 시흥과 화성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시화호가 만들어진 뒤 미처 예상하지 못한 환경문제를 빼면 방조제 완공과 이후의 개발은 그 자체로 엄청난 역사다.

갈대습지를 찾은 노랑부리저어새 / 촬영=김종환 작가 / 제공=한국관광공사
갈대습지를 찾은 노랑부리저어새 / 촬영=김종환 작가 / 제공=한국관광공사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화호가 지금은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으로 희귀한 물새들이 노니는 곳이 됐다. 시화호조력발전소를 가동하며 수질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수많은 생명이 먹고 쉬고 번식하는 생명의 땅이 된 시화호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전망도 밝아 보인다.

맑은 날이면 인천LNG생산기지, 대부도, 구봉도, 영흥도, 방아머리풍력·태양광발전소가 모두 가시권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카페이루나 창가에 앉아 음료와 간식을 즐기며 서해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달전망대 내부전경 / 촬영=길지혜 작가
달전망대 내부전경 / 촬영=길지혜 작가

카페이루나 옆으로 바닥이 유리로 된 구간은 아래가 훤해 아뜩하다. 75m에 이르는 타워 높이를 실감하는 공간이다. 창밖을 보며 성큼성큼 걷다가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수자원공사 건물 옥상에 쓴 ‘K-WATER’가 눈에 띈다. 이곳은 해넘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장소다. 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 어디든 최고의 일몰을 선사한다. 밤이면 달전망대를 화려하게 수놓는 경관 조명도 멋지다. 달전망대 타워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입장 마감 7시 30분, 연중무휴), 엘리베이터는 1·2층과 25층만 운행한다.

창가에 앉아 서해바다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 촬영=길지혜 작가
창가에 앉아 서해바다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 촬영=길지혜 작가

휴게소와 달전망대 사이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T-Light공원’이라고도 부르는 시화나래조력공원은 시화호조력발전소를 조성할 때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만든 해상공원이다. ‘달이 만드는 무한 에너지’를 주제로 구성했다. 이야기산책로가 바다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고, 파도소리쉼터에서는 갈매기를 벗 삼아 노닐기 좋다.

빛의 오벨리스크 조형물 / 촬영=길지혜 작가
빛의 오벨리스크 조형물 / 촬영=길지혜 작가

‘빛의 오벨리스크’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색유리 수십만 개를 모자이크로 장식했고, 첨탑 부분은 태양과 조명 빛에 반사되어 신비롭다. 선조들이 쌓은 돌탑과 청자의 선이 떠오르기도 한다. 현재 공원 일부 공간에 휴게 덱과 가구 교체, 조경 공사를 진행하며, 올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역시 전면 리모델링 중으로 2024년 상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대부해솔길1코스에서 만나는 할매, 할아배바위 / 촬영=길지혜 작가
대부해솔길1코스에서 만나는 할매, 할아배바위 / 촬영=길지혜 작가

대부도 북단에 구봉도가 있다. 과거에 섬이었지만 구봉염전을 조성하면서 뭍과 연결돼 자유롭게 드나든다. 구봉도 초입 종현어촌체험마을부터 낙조전망대에 이르는 약 2km가 대부해솔길 1코스에 드는데, 대부해솔길(91km)에서 가장 아름답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색다른 풍경이 안긴다. 할매바위와 할아배바위, 구봉이개미허리아치교를 지나 낙조전망대까지 꼭 걸어보길 추천한다. 구봉도 낙조는 안산9경 중 3경으로 꼽힌다. 일렁이는 파도 위에 아름다운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함께 인생 사진을 남기자.

대부도의 숨은 여행지 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 / 촬영=길지혜 작가
대부도의 숨은 여행지 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 / 촬영=길지혜 작가

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경기기념물)도 지나칠 수 없다. 과거 채석장이던 곳으로, 1999년 이후 공룡 발자국과 식물화석 등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보존 상태가 양호한 공룡 발자국 세 개를 잔디광장에 전시한다. 숲길 따라 전망 덱을 향해 오르면 채석 절개지의 지질층 단면이 보이고, 대부도 풍광도 한눈에 담긴다. 현재 입구에 진행 중인 주차장과 편의 시설 공사는 2024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렁이는 파도위에 아름다운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 / 촬영=길지혜 작가
일렁이는 파도위에 아름다운 노을빛을 형상화한 조형물 / 촬영=길지혜 작가

탄도항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더욱 화제가 됐다. 하루 두 차례 드넓은 서해 갯벌이 드러나면서 누에섬으로 향하는 탄도바닷길이 열린다. 대형 풍력발전기가 바람을 가르고, 서해랑제부도해상케이블카가 오가는 풍경에 낙조가 더해지면 금상첨화. 약 1.2km 거리에 있는 누에섬에는 등대전망대가 볼만하다. 밀물 때 탄도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섬에 고립될 수 있으니 시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시화나래조력공원의 일몰풍경 / 촬영=길지혜 작가
시화나래조력공원의 일몰풍경 / 촬영=길지혜 작가

〈추천 여행 코스〉

◎ 당일 : 시화호조력발전소(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구봉도 낙조전망대→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안산민속어촌박물관→탄도항(누에섬)

◎ 1박2일 : 1일차/ 시화호조력발전소(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구봉도 낙조전망대→안산대부광산퇴적암층→안산민속어촌박물관→탄도항(누에섬)

2일차/ 바다향기수목원→유리섬박물관→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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