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민들의 환경 운동,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

윤재훈 기자
  • 입력 2024.03.20 11:50
  • 수정 2024.03.26 14: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 하늘이 더욱 파랗고 높고, 그윽하다
여름내 몰려왔던 폭염이 장마와 함께 물러나고 이제 막 살만한데,
오늘은 일본이 바다에 방사능 폐기물을 버리고 맞는, 첫날이다
그들은 지금 이 지구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
호모 사피엔스는 과연 스스로의 터전을 멸망시키고 말 것인가
그 하늘로 까마귀 떼가 날아간다

- 핵비가 내린다

내가 1주일동안 쓰는 쓰레기양. Days of Garbage. ©Gregg Segal
내가 1주일동안 쓰는 쓰레기양. Days of Garbage. ©Gregg Segal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세계의 기상이변이 극단으로 치닫고 거기에 동반된 환경재앙이 나라를 가리지 않고 몰려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귀 막고 눈 감은 채 못 본 척하지만, 그래도 그런 위험을 감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행스럽게도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이다. 세계적으로도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스스로 공감하는 사람들이 나서는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국가에서 강제규정까지 시행한다고 하여 시민들 사이에서도 그런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었다. 친환경 자재를 생산하는 회사들도 그것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을 하였으며, 대형 마트들도 비닐봉투를 없애는 등 정착단계에 이르렀었다. 그런데 천인공노할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나라 환경부가 모처럼 조성된 일회용품 없는‘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운동을 정착단계에서 백지화시켜 버렸다.

배달음식을 시킬 때도 일회용 젓가락과 숟가락을 제외하는 추세였다.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 대신 종이 빨대 등으로 대체하는 움직임까지 일어났었다. 여기에 플라스틱 제품 대신 목조용품을 사용하자는 대안들까지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환경을 보존하자는 국민의 공감대를 무자비하게 무너뜨렸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힘들게 지켜왔던 그린벨트 지역까지 해체해 버린다고 한다. 한마디로 ‘환경 난국’이 밀려온 것이다.

그동안 분리수거를 알뜰하게 하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각가지 아이디어를 내며 살아오던 사람들의 염원을, 하루아침에 뭉개버린 것이다. 그리고 종이 빨대 등 각종 환경제품을 준비하던 기업들도 도산하게 만들어 버렸다.

달콤함에 흘렸나, ”그건 너의 음식이 아니야.“ ©Pixabay
달콤함에 흘렸나, ”그건 너의 음식이 아니야.“ ©Pixabay

 

골리앗 재벌 <스타벅스코리아>도 세계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으니 그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지, 작은 방법들을 내어놓았다.

‘한국의 스타벅스에서 사용되는 빨대가 1억 8000만 개인데, 이를 종이 빨대로 대체하면 126톤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2021년부터는 매장에서 마시던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으며, 배달음식점도 일회용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제공할 수 없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었다.

이른바 ‘환경 분담금’을 매긴 것이다.‘ ‘일회용 컵 보증제’는 2022년 6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었으며,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보증금이 가격에 포함되는 제도였다.

나중에 컵을 반환하면 그 보증금만큼 금액을 돌려받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이런 환경 제도를 모두 백지화시켜 버렸다. 정말 아연실색(啞然失色)할 지경이다.

바다는 어디로 갔을까
10리를 가다 낡은 배를 만났다
안에는 인적이 끊어진 지 오래였다
사막의 모래바람만 아프게 몰려다니며 뱃전을 때렸다
그때마다 녹슨 쇠들이 쉰 소리를 냈다
20리쯤 더 가다가 이제는 모래밭이 되어버린
포구를 만났다
여기도 언젠가는 비린내 나는 선창으로 번성했을 것이다
힘 오른 보리 숭어가 튀어 오르고
방파제에서 힘차게 도리질하는 돔들로, 낚시꾼들이 왁자했으리라
구릿빛 팔뚝의 사내들은 허름한 식당에 모여
서로의 어획고를 무용담처럼 자랑하며, 거친 입담들을 쏟아냈으리라
고향을 떠나온 아낙은 구깃구깃한 종이에 일수를 찍으며
엄마에게 맡겨두고 온, 아이와 만날 날을 손가락으로 가늠했으리라
모래바람이 불어온다
순식간에 산 하나가 생겨 이 지상을 묻을 듯하다
낙타가 무언가 알지 못할 울음을 울며 서쪽으로 고개를 튼다
말라버린 바다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지평선이 되어버린 그 경계만 활처럼 휘어있다
파란 하늘이 출렁이며 울컥, 하고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 ’아랄해의 절규‘, 윤재훈

일회용품 규제 철폐 반대 기자회견. 사진=녹색연합
일회용품 규제 철폐 반대 기자회견. 사진=녹색연합

하루아침에 그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 자위하지 않는가? 잘못된 것은 얼마든지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의지가 인간에게는 선천적으로 내재하여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이 지구를 지배하며 오랜 세월 자기 몸보다 수십 배 큰 동물들도 제압하며, 농업의 수단으로 사용해 오지 않았던가.

더구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슈퍼에서 나올 때마다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그런 살풍경보다는, 장바구니를 한 번 두 번 사용하다 보면 내 자신도 모르게 올라오는 환경보호에 대한 뿌듯함이 밀려올 것이다.

예를 들어 주방세제 대신 밀가루나 따뜻한 물을 끓여서 사용할 수 있고, 소프넛 열매로 천연 주방세제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소프넛 열매에는 사포닌이 함유돼 있는데 항염, 항균 효과까지 있으며,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천연 세제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퐁퐁을 제일 많이 먹는 민족이라는 말까지 있다. 아무리 살강에 그릇을 뽀드득 소리 나게 씻어 엎어 놓는다고 해도, 하루에 몇 번씩 사용하는 세제가 다 씻겨나가지 않으며, 사랑하는 가족에게 굳이 세제까지 먹일 이유도 없지 않는가? 이외에도 다회용 빨대나 개인 물통, 개인 컵 사용 등은 쉬운 일일 수도 있다.

핵 방사능 오염수들.&nbsp;ⓒPixabay
핵 방사능 오염수들. ⓒPixabay

지구 온도 1.5도가 올라가면 이제 지구 생태계를 되돌릴 수 없다고 한다. 2도가 올라가면 ‘인류 대멸종’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측정하니 놀라운 사실이 벌어졌다. 이미 1.5도를 넘어 1.52도로 상승해 버렸다고 한다. 시민들은 몸서리쳐 지는데, 세계의 위정자들은 마치 감각기관을 상실해 버린 동물 같다.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세계는 여전히 어제처럼 에너지를 쓰고 있으며, 오히려 그 양을 높여가고 있다.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퇴출당하여 버린 석탄, 원자력 발전소들이 이 땅에서는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외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세계에서도 악명 높은 ‘기후 악당국가’가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비인도적인 국가 일 순위인 일본 같은 나라는 자신들을 눈부시게 경제발전 시켜준 핵오염 쓰레기들을, 세계인과 어떤 협의도 없이 무작정 바다에 쏟아내고 있다.

가을 하늘이 더욱 파랗고 높고, 그윽하다
여름내 몰려왔던 폭염이 장마와 함께 물러나고 이제 막 살만한데,
오늘은 일본이 바다에 방사성 폐기물을 버리고 맞는, 첫날이다
그들은 지금 이 지구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
호모 사피엔스는 과연 스스로의 터전을 멸망시키고 말 것인가
그 하늘로 까마귀 떼가 날아간다

두 번째 태평양 전쟁을 맞는 기분이다
그때는 미국을 상대로 공격했지만
오늘은 세계를 향하여 공습경보도 없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어쩌면 일본은 우리에게 철천지(徹天之)원수인지 모른다
광개토대왕 때는 파렴치한 왜구가 되어 이 나라의 해안가를 노략질하더니
임진년의 원수가 되어 이 산천을 도륙(屠戮) 내고,
부녀자들 겁탈을 일삼았다
명치유신 하면서는 이 나라를 야금야금 쥐새끼처럼 갉아 먹더니
급기야 일방적으로 한일합방(韓日合邦)을 맺고
국권을 빼앗아 갔다
국치(國恥)의 비가 이 강산을 적셨다

어쩌면 일본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철천지원수인지도 모른
어떻게 사람의 식탁에 핵폐기물을 끼얹을 수 있는가
온 인류가 이고 지고 살아가야 할 이 푸른 지구를, 도륙 낼 수가 있는가
바닷물이 뜨겁게 흐르며 운다
일제(日帝)의 심장에서, 인류의 심장으로

가을하늘이 저리 높건만.
오늘은 일본이 세계의 바다를 죽이는 첫날이다
가을바람은 이리 시원하게 부는데,
인류는 이 지상에 살아갈 수 있을까
심장이 없는 물고기가 나오고
허파가 없는 가축이 출생하고
한쪽 눈 없는 아기가 태어나고,

동쪽에서 핵 바람이 분다
방사성 폐기물 비가 내린다
핵우산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인류의 마당으로 핵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세계의 나뭇잎들이 일제히 조종(弔鐘)을 울린다

고개를 더욱 고추 드니
가을 하늘이 참 파랗다
현생 인류가 보는 마지막 하늘일지 모른다

- 핵비가 내린다

미세플라스틱에 둘러 쌓인 바다 생명들. ⓒPixabay
미세플라스틱에 둘러 쌓인 바다 생명들. ⓒPixabay

인간이 삶을 영위할 수 없는 50도가 넘어가는 극한의 땅이 생겨나고, 백곰은 더 이상 먹이가 없어 앙상하게 말라가고 있다. 매일 남극의 빙하들이 녹아내려 이 지구가 서서히 바닷물에 잠겨가고 있다.

오존층이 파괴되고 물개가 비닐에 목이 감겨 죽어가고 있다. 고래의 배에 플라스틱이 쌓여 죽어가고, 코에 빨대가 낀 바다거북도 죽어가고 있다. 

인류도 이제 더 이상 환경에 눈을 감을 수만은 없다. 
‘인간은 도대체 이 지구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