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린피스, '삼성전자 기후위기 리더십 보여야'

윤재훈 기자
  • 입력 2024.03.28 11:48
  • 수정 2024.04.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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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전력 소비량은 우리나라 전체 주택용전력 소비량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혼자서 약 400만 가구에 해당하는 전력을 소비해 버린 것이다.
이것도 2019년도에 쓴 양에 해당할 뿐이다.

무도한 석탄 발전소. pixabay<br>
석탄 발전소. ⓒpixabay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그린피스는 "한국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전력 다소비 기업 1위’인 삼성전자에게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0년 7,059기가와트시에서 2019년 14,565기가와트시로 전력 소비량이 두 배가량 증가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이 됐다. 특히, 2019년 삼성전자의 전력 소비량은 우리나라 전체 주택용 전력 소비량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삼성전자 혼자서 약 4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을 소비한 것이다.”

또한 지금은 산업용 평균 요금이 주택용 평균 요금과 거의 비슷해졌지만,

”과거에는 기업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십 년간 지금보다도 더 저렴한 요금을 지불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그동안 저렴한 전기요금 특혜를 받은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업으로서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확대 등 그에 걸맞은 책임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자연 속의 에너지. pixabay
자연 속의 에너지. ⓒpixabay

이 절체절명의 환경 기후위기에 그린피스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더욱 확실한 기후 리더십을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외국에서 하는 것처럼만이라도 국내에서 해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6월 미국, 유럽, 중국에서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나라들에서는 지난해 말 그 목표를 달성했다."

대단한 일이다. 지금 이 순간, 미국의 삼성전자 공장, 사무실을 포함한 모든 시설에서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100%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나라에서는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기업의 탄생 이래 오랜 기간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번영을 이루고 있는 기업들이 국민을 아주 무시하는 처사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대부분 녹색 요금제와 REC 구매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하는 현재 상황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2024년 초까지 지역의 새로운 재생에너지프로젝트를 통해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을 것이라는 목표도 미국에서는 세우고 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상까지 받았다.’  또한 한술 더 떠서 삼성전자 미국 임원은 

“재생에너지 100% 전력 사용을 통해 고객의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구매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 

매우 설레는 일이다.”

라고 홈페이지에서까지 밝히고 있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 "삼성전자의 환경정책은 선진국에서만 눈치를 보고 적당하게 지켜나가면서, 자신의 조국이나 저 개발국가에서는 환경 저해기업이 되는 모양이다."

초연결사회. pixabay
초연결사회. ⓒpixabay

그 단적인 예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력 소비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삼성전자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 목표도 수립되지 않고, 그 실천 또한 매우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도 여전히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의 약 절반가량이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 50%를 이미 넘긴 것에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실천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이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었다. 과거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확대에 대한 시민과 그린피스의 요구에 대해서, 의지는 있지만 실천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자체설비 구축 외에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역할을 위해 국내에서도 기업을 포함한 전력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선택해, 구매하고 공급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었다.

2021년부터 자체 건설뿐만 아니라 녹색 프리미엄(재생에너지 구매 확인서), 지분참여, REC 구매(신재생에너지 공급증명), 제3자 PPA(발전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팔 수 있는 제도), 직접 PPA(재생에너지 전기를 선택 구매 제도)를 통해 이제 기업이 의지만 있으면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일부만 활용했을 뿐 다양한 제도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중국에서와 같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한 리더십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천이 언제쯤이나 있을지 그 기대가 요원한 실정이다.

무공해 에너지 햇볕. pixabay
무공해 에너지 햇볕. ⓒpixabay

이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언행일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2021년 1월 뇌물공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가,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하자.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데 전념하자.

선두기업으로서 몇십 배, 몇백 배 책임감을 갖자.”

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IT 기업으로 환경선도기업인 ‘애플’의 노력은 눈부시다. 

"애플은 2018년 전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단숨에 달성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20년 7월에는 UN 목표보다 20년 빠른 2030년까지, 외부배출(Scope 3)을 포함한 탄소 중립 즉, 제조공급망 및 제품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기업 활동 전반에서 탄소 중립화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는 환경 위기 중. pixabay
세계는 환경 위기 중. ⓒpixabay

삼성전자는 과거 애플의 이러한 선도적 리더십에 대해서 제조를 직접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애플이 2030년까지 줄이기로 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삼성전자의 직간접 배출량의 두 배인 약 2천5백만 톤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협력 업체들에 더 많은 지원을 할 예정이다.

얼마 전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시민사회단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유럽, 중국뿐만이 아닌 전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수립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여, 기후위기 대응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애플은 총회를 앞둔 10월 지난 1년간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협력업체의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전 세계 10개 신규 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까지 발표했다. 한국인으로서 참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아야 할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 역시 수천개의 제조공급망을 거느린 거대한 제조업체이다. 삼성전자가 기존 및 신규 업체까지 포함하여 제조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기후위기 대응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주요 글로벌 기업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국 국민은 그런 결단을 바란다.

환경재앙, 이 땅에 남아있는 것은 없다. pixabay
환경재앙, 이 땅에 남아있는 것은 없다. ⓒpixabay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속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이 강조했던 것처럼 글로벌 대표 ICT 기업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책임감을 갖고, 그 첫걸음을 때어 주기를 바란다.

주요 생산 거점인 한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2030년 이전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기를 요구한다. 또한, 더 나아가 이른 시일내에 공급망을 포함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애플의 예를 보면,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세계적인 ‘환경선도윤리기업’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최대 기업 삼성을 우리 국민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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