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린피스,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기후위기 제안

윤재훈 기자
  • 입력 2024.03.26 15:18
  • 수정 2024.04.0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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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이 지구에

일회용품을 덜 쓴다고

무에 그리 달라질 거냐고

항변하지 말아라

 

너도 줄이고, 나도 줄이고

우리가 줄인다면

북극곰 입으로 들어가던

비닐의 양이 조금은 줄어들 것

아니냐!

-‘나 하나 이 지구에’, 윤재훈

 

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pixabay<br>
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pixabay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그린피스가 한국의 대표적인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 평가를 했다. 또한 그린피스는 2019년 ‘포브스 선정 100대 디지털 기업’에 포함된 곳을 중심으로 경제적 위상과 사회적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한‧중‧일 국가별로 열 군데씩을 환경평가를 했다.

그런데 막상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런 정도로 낮게 나올 줄은 몰랐다.평가 대상이 된 3개국의 주요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기업 중 어느 기업도 ‘C+’ 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기 먹는 하마, 스마트 폰 기업들. ⓒpixabay
전기 먹는 하마, 스마트 폰 기업들. ⓒpixabay

그나마 평가 대상 기업 중 소니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니는 지난 2021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은 7%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에서도 한참 뒤떨어져 있는 수준이었다

부끄럽게도 동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글로벌 ICT 선도기업인 삼성전자는 D, 샤오미와 알리바바는 D-, 등급의 낮은 성적을 받았다. 이 세 기업은 모두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수립하지도 않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샤오미와 알리바바는 투명성에서도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약간이나마 위안을 얻자면 평가 대상이 된 한국의 10개 기업 중에서는 그나마 LG전자가 C-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기후위기 대응 약속부문과 정보공개의 투명성 부분에서 그나마 다른 기업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카카오’는 낙제점인 F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한국의 10개 기업 중 절반 정도가 ‘구체적인 시점’을 포함한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수립했지만, 목표연도도 늦을 뿐만 아니라 전 지역과 공급망까지 포함한 실천에는 전반적으로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정부에 더 확실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야 하는데, 대단히 부족한 실정이다.

재생에너지. pixabay
재생에너지. pixabay

그린피스에서는 ICT 기업에 제안하였다. 무엇보다 확실한 실천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일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주요 제안 내용은 ▲공급망까지 포함한 2030년 이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 목표 수립 ▲공급망까지 포함하여 야심 찬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탄소상쇄(직접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고 외부 사업을 통해 감축)에 의존하지 않으며 배출량을 최대한 제로로 만들기 위한 단계적 목표 수립 ▲사회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조달 제도 사용 확대 ▲공급망을 포함한 Scope 3까지 아우르는 온실가스 및 에너지 관련 데이터 공개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강화를 위한 리더십 발휘 등이다.

여기에 10분의 1일이라도 한국의 기업들, 나아가 세계의 기업들이 작은 응답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인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문명의 이기가 되어버린 스마트 폰. pixabay
인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문명의 이기가 되어버린 스마트 폰. pixabay

특히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에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권고한 구체적인 ‘탄소 저감 정책’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기후위기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이상기후를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협으로 5년 연속 선정했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올해 8월 제6차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상황이 인류에 대한 ‘적색경보’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이대로 가면 1.5도 이내로 막아야 하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산업화 이전 대비 2.7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기업은 없다. 포브스 선정 디지털 기업 랭킹 3위이며, 아시아 최대 순이익 기업 1위, 2020년 D램과 OLED 그리고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 삼성전자는 그에 걸맞은 기후위기 대응책임은 당연히 져야 할 의무이다.

도시오염의 주범. pixabay
도시오염의 주범. pixabay

두 번째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기후위기는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위협이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 2.6도 상승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2050년 GDP는 9.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딜로이트 그룹’은 “기후변화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에 주는 경제적 피해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2070년 약 935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나,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면, 2070년까지 약 2천 300조원의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한국 경제의 심각한 위협이 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20년 국내 매출액과 영업이익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에 걸맞은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오염 덩어리가 되어버린 도시. pixabay
오염 덩어리가 되어버린 도시. pixabay

세 번째, 국내 3위 ‘온실가스 다 배출 기업’으로서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53만 톤의 온실가스를 국내에서 배출했다. 그만큼 수많은 오염물질로 국민의 건강은 심하게 훼손되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 5사를 제외하면, ‘온실가스 다 배출 기업’ 1위인 포스코와 배출 2위인 현대제철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약 530만톤에서 2020년에 1,253만톤으로 지난 9년간 무려 13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별도)은 121조에서 166조로 증가하여 매출액 대비 배출량도 1억 원당 4.4톤에서 7.5톤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온실권 배출권 거래제하에서 받은 무상배출권은 배출량보다 많아 150만 톤의 배출권이 남았다. 삼성전자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 변화에 대한 무한책임을 느끼고, 국민의 건강한 환경을 위하여 더 많은 감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무상배출권은 누가, 무슨 권리로 주는가, 자연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서 여여(如如)하게 우리 인간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었는데 말이다.

나 하나 이 산에

나무를 심는다고

무에 그리 달라질 거냐고

말하지 말아라

나도 심고, 너도 심고

우리가 심는다면

이 지구가 푸르게 피어날 것

아니냐!

 

나 하나 이 지구에

일회용품을 덜 쓴다고

무에 그리 달라질 거냐고

항변하지 말아라

너도 줄이고, 나도 줄이고

우리가 줄인다면

북극곰 입으로 들어가던

비닐의 양이 조금은 줄어들 것

아니냐!

 

물개의 목을 감아

숨통을 조이던 쓰레기들이

조금은 줄어들 것

아니냐!

 

나 하나 이 지구에

세제를 조금 덜 쓴다고

정말 무에 그리 달라질 거냐고

큰소리치지 말아라

나도 덜 쓰고, 너도 덜 쓰고

우리가 조금만 줄인다면

 

지구의 물들도

자정 능력이 살아나

또르륵, 또르륵, 푸른 소리를 내며

스스로 유쾌하게 흘러갈 것 아니냐

-‘나 하나 이 지구에’, 윤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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