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인 더 건강해졌다...만성질환은 늘어

이상수 기자
  • 입력 2023.08.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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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서울아산병원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12년 새 한국 노인의 만성질환과 노쇠비율이 반비례했다. 나이 들어 아프지만 잘 관리하면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노쇠는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생활 습관과 질병과 약 복용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신체활동이 저하되어 노쇠 위험이 증강한다. 노쇠는 신체적, 인지적 기능 저하가 특징이며 사회적 고립을 유발하고 일상생활 활동 능력을 저하한다.

서울아산병원 내과 정희원 교수·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1만7784명(평균 72.4세)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쇠 지수를 분석한 결과를 오늘 내놓았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난 12년 새 우리나라 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아픈 노인은 늘었지만 잘 관리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연구팀은 노쇠 지수를 ▲동반질환 ▲기능적 수행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 수치 등 4개 영역에서 30여 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다. 또 노쇠 지수가 0.15 이하이면 노쇠하지 않음(건강), 0.15 초과·0.25 이하이면 노쇠 전 단계, 0.25 초과이면 노쇠 단계로 분류했다.

연도별 65세 이상 노인의 노쇠 유병률. 자료=서울아산병원 제공
연도별 65세 이상 노인의 노쇠 유병률. 자료=서울아산병원 제공

연도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까지 감소했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로 본다.

연도별 노쇠한 노인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만성질환 유병률은 약 2배 증가세를 보였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로, 당뇨병은 20.6%에서 30%로,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까지 증가했다.

정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노인의 만성질환 관리에 들어가는 의료비용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만성질환을 중증도별로 나누어 초기 가벼운 질환은 정부가 지원하는 게 맞다. 초기 질환만 잘 관리해도 증증질환으로의 발전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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