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투어] 청춘의 '보헤미안 랩소디'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심현주 기자
  • 입력 2023.11.16 16:55
  • 수정 2023.11.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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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ay But Today’ 
'오직 오늘뿐’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뮤지컬 ‘렌트’가 돌아왔다. ‘렌트’는 뉴욕을 배경으로, 미래를 불안해하면서도 꿈을 좇는 청춘을 보여준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이야기를 여러 줄기로 이끌어 가지만, ‘청춘’이라는 큰 줄기는 같다.

뮤지컬 렌트. 포스터=신시컴퍼니 제공

원작자,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작곡가 조나단 라슨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조나단 라슨은 이 작품을 통해 그와 주변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었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뮤지컬을 완성했다.

1989년, 작품의 첫 구상을 시작했던 조나단 라슨은 브로드웨이에 올릴 작품을 위해, 안정된 삶을 버리고 뉴욕에서 낮에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다. 라슨은 ‘렌트’의 또 다른 주인공인 마크처럼 자신의 여자친구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긴 적이 있고, 공연 중 에이즈 환자를 위한 재활모임인 ‘Life Support’ 와 비슷한 ‘Friends in Deed’라는 재활 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공연 중에 나오는 에이즈 환자 고든, 알리, 팸, 수는 라슨의 실제 친구 이름으로, 모두 에이즈로 사망한 친구이다.

이처럼 다양한 친구와 힘들었던 삶을 통해, 라슨은 마약중독, 에이즈와 같은 어두운 주제를 낙관적인 시각으로 작품에 반영했다.

청춘, 미래에 대한 불안함

뮤지컬 렌트의 한 장면. 촬영=심현주 기자
뮤지컬 렌트의 한 장면. 촬영=심현주 기자

이 작품의 원작인 ‘라보엠’은 프랑스어로 보헤미안이라는 뜻이며, 보헤미안은 집시를 의미하는 말이다. 19세기 후반에 와서는 사회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예술가, 문학가를 뜻한다. ‘라보엠’은 1996년에 ‘렌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원작 ‘라보엠’의 탄생 이후 100년이 훌쩍 지났지만, 미래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지닌 젊은이의 모습은 지금도 비슷하다. 그리고 젊은 청춘의 치열한 삶이 계속되는 한, 시간이 지나도 ‘렌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렌트’를 한 문장으로 나타내면, 늘 ‘No Day But Today’라고 한다. ‘오직 오늘뿐’이라는 뜻의 이 문장은 작품의 주제인 ‘사랑’과 ‘삶의 소중함’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특히 조나단 라슨이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렌트’의 첫 공연 전날 밤, 대동맥 박리라는 병으로 삶을 마감하면서 공연의 스태프, 배우, 관객들 모두에게 ‘렌트’라는 작품을 이해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리고 조나단 라슨의 드라마틱한 삶과 죽음은 ‘렌트’를 압축하는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록 음악과 즉흥적인 움직임의 콜라보

뮤지컬 렌트의 한 장면. 촬영=심현주 기자<br>
뮤지컬 렌트의 한 장면. 촬영=심현주 기자

무대는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디자인을 차용했다. 뉴욕 맨하튼의 낡은 재개발 지역을 철 골조로 표현했다. 이 차갑고 거친 구조물은 각기 다른 주인공 8명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단 한 번의 무대 전환도 없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로맨틱한 공간, 좌절과 죽음의 공포를 표현하는 공간, 와인과 맥주를 외치는 열정적인 젊음의 축제 장소로도 사용된다.

‘렌트’의 음악은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인물의 감정선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로저의 불안한 감정이 록 음악으로 표현되고, 엔젤이 떠난 후의 콜린은 R&B를 부른다. 또,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5인조 록 밴드가 무대 한쪽에 자리해 더욱 입체적으로 음악을 전달한다.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 배우의 대사와 감정선이 록밴드의 음악과 함께 극적으로 연출된다.

무대 위에서 배우는 순간순간 느끼는 내면을 즉흥적으로 움직이면서 표현한다. 정형화된 안무를 외우는 것이 아니기에, 즉흥적이면서도 강렬한 움직임은 관객에게 더욱 드라마틱한 몰입감을 가져다준다.

뮤지컬 ‘렌트’는 2000년 한국에서 초연 이후, 꾸준히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렌트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아울러, 2020년 코로나 시즌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렌트였기에, 이번 2023년의 귀환이 더욱 반갑다.

프레스콜을 통해 뮤지컬 ‘렌트’ 출연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중인 배우 김호영. 촬영=심현주 기자
인터뷰 중인 배우 김호영. 촬영=심현주 기자

2002년 두 번째 시즌에서 ‘렌트’의 엔젤 역으로 데뷔, 현재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호영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뮤지컬 ‘렌트’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는 가수이자 배우인 조권이 김호영과 함께 ‘엔젤’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이에 김호영은 조권과 엔젤 역할은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고 전했다.

인사 중인 가수 겸 배우 조권. 촬영=심현주 기자<br>
인사 중인 가수 겸 배우 조권. 촬영=심현주 기자

‘엔젤’ 역의 조권은 많은 관객이 기대를 많이 해줘서 감사하며, 엔젤이라는 역할로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중인 배우 윤형렬. 촬영=심현주 기자<br>
인터뷰 중인 배우 윤형렬. 촬영=심현주 기자

뮤지컬계의 스타 윤형렬도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중저음의 목소리 때문에 지금껏 무거운 역할을 많이 맡은 그는, 이번 ‘렌트’에서 쑥스러움이 많지만 ‘엔젤’과의 사랑을 통해 인생을 깨닫는 ‘콜린’ 역을 맡았다. 윤형렬은 콜린이 쑥스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지만, 자기만의 세계에서는 주장이 확실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윤형렬 배우는 개인적으로 춤에 능숙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콜린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인 배우 김환희. 촬영=심현주 기자
인터뷰 중인 배우 김환희. 촬영=심현주 기자

또 뮤지컬 ‘맘마미아’로 유명한 배우 김환희는 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맡았지만, ‘렌트’의 ‘미미’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인 배우 전나영. 촬영=심현주 기자<br>
인터뷰 중인 배우 전나영. 촬영=심현주 기자

해외 뮤지컬 계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 전나영도 이번 시즌에 ‘모린’역으로 재합류했다. 전나영은 ‘렌트’를 준비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 기준,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마음을 열고, 관객과 호흡하는 ‘모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인 배우 구준모. 촬영=심현주 기자<br>
인터뷰 중인 배우 구준모. 촬영=심현주 기자

'베니'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구준모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그간의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렌트에 참여하는 배우 중 유일하게 첫 공연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모든 무대를 함께할 예정이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뮤지컬 '렌트'는 불안함에 흔들리면서도 폭발하는 젊음을 보여준다. 또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살아가려는 청춘의 고뇌를 발견할 수 있다. 특별히 이번 2023년 렌트는 원작의 분위기에 맞춰 겨울에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연을 찾는 관람객에게 더욱 몰입감을 선사한다.

촬영 자세를 취하는 뮤지컬 렌트 배우. 촬영=심현주 기자
촬영 자세를 취하는 뮤지컬 렌트 배우. 촬영=심현주 기자

뮤지컬 ‘렌트’는 코엑스 신한카드 아트리움에서 11월 11일부터 공연 중이며, 2024년 2월 25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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