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엔딩] ‘저승 가는 길’도 줄 서는 화장장...무관심, 4일장 시대 몰고와

김남기 기자
  • 입력 2024.01.11 14:42
  • 수정 2024.01.18 11: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고령화로 사망자는 늘어나는 데 화장시설은 부족하다. 전국 곳곳에서 화장대란을 겪고 있고, 4일장 장례를 치르는 유족이 늘고 있다. 2005년 50% 화장률이 2022년 91%를 넘기면서, 화장대란은 이미 예견된 가운데, 정부의 대책은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3일차 화장비율. 자료=한국장례문화진흥원, 그래픽=김남기 기자
3일차 화장비율 2023.11. 자료=한국장례문화진흥원, 그래픽=김남기 기자

화장대란 이미 예견된 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전국 화장시설 61곳에서 연간 34만6680건을 화장할 수가 있다. 지난해 화장건수는 34만2128으로, 수용능력은 약간 웃돌지만, 화장 시기나 지역별로 화장 능력이 현저히 달라 삼일장으로 치루는 비율이 매우 낮다.

통계청 사망자 수 등을 기반으로 화장수요를 분석해 보면 일평균 2019년 131명, 2020년 136명, 2021년 145명, 2022년 164명, 2023년 152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28년에는 하루 170건 정도의 화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2030년대 사망자가 4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계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 11월 서울 두 곳의 삼일장 비율이 20%대로 심각한 화장 대란을 겪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4일장을 방치하는 정부

수도권 화장시설의 예약은 마치 전쟁을 치르는 듯하다.

사망자가 작년 8월부터 증가하면서, 10월에는 3일장율이 20%대로 떨어졌다. 인력과 시간을 추가하면서 겨우 50%대를 맞추었다. 향후 5년 내에는 신규로 큰 화장장을 추가 하지 않으면, 곧 화장 대란이 일어 날 것이다. 지금 건설해도 5년 걸리는 화장장 건립 기간을 감안하면, 조속히 건설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은 화장장이 없어, 의정부, 구리, 양주, 동두천 주민은 경기 남부지역을 이용하거나, 춘천으로 가야만 한다.

그동안 화장장 수요를 예측해 왔지만, 정부의 관심이 없는 영역이었는지, 대처를 못해 왔다. 그동안 민원 제기가 없었던 것도, 평생 한두 번 이용하는 화장장이기 때문에 조금 불편해도 감내하고 버텨 온 것이다.

- 고치범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원장

4일장을 치르게 되면, 하루치 장례비가 증가하고, 유족의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도 증가하게 된다. 자신의 지역에서 화장을 하면, 10만원대에 비용을 지불하면 되지만, 타지역 주민은 100여만의 비용을 치뤄야만 한다.

서울시립승화원. (사진=서울시 제공<br>
서울시립승화원. (사진=서울시 제공

정부, 지자체 대책

정부는 378기의 화장로를 2027년까지 430기로 증설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 경기, 부산 등이 우선 필요하고, 화장시설이 없는 경기 북부는 신설을 준비 중이다. 양주시가 화장장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2028년에나 시작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국립장사시설건립을 계획 중이지만, 언제 시행할지는 미지수이다.

원주추모공원은 지역 내 사망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화장장 이용이 늘면서 4일장을 치르는 이용객의 비율이 늘고있다. 이에 이용객의 3일장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화장장 화로 운영을 하루 11기에서 13기로 매일 2기를 추가 지정해 일반 화장 이용객의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또 일반 화장 예약시간도 조정해 화로 가동률을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늘어나는 화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충원, 스마트 화장로 도입을 통해 3일차(3일장) 화장률을 75%까지 끌어올린다.

현재 시는 추모공원과 승화원 2곳에 화장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34기의 화장로를 가동해서 일평균 143건의 화장을 수용하고 있다. 이는 초고령사회와 동절기 및 환절기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늘어나는 화장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시는 시립화장장 운영 인력을 다음 달 중 최대 30명까지 증원해 화장장을 상시 2시간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일평균 화장공급을 172건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스마트화장로 이미지.&nbsp;DALL·E&nbsp;
스마트화장로 이미지. DALL·E 

또 시는 지난해 승화원에 화장시간 단축 효과가 검증된 스마트화장로 2기를 시범도입했으며, 2026년까지 매년 7기씩 총 23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화장로는 기존 화장시간이 90분에서 20분 단축된 70분으로 줄어들어, 2026년까지 일평균 화장공급을 190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시립 화장장에 증설하는 문제는 지역 주민과의 협의 절차에 있기 때문에 지체되고 있다. 화장시설이 부족한 것은 그만큼 짓지 않아서다. 혐오시설로 분류된 화장장은 대부분 입지선정부터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다.

줄서는 화장장 이미지.&nbsp;DALL·E&nbsp;<br>
줄서는 화장장 이미지. DALL·E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