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I 시대, 시니어에게 기회...'MY STORY'로 승부하라!

이상수 기자
  • 입력 2024.01.19 16:50
  • 수정 2024.01.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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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생성=D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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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다음 소프트 최고전략 책임자였으며 컴퓨터 공학자인 송길영은 미래를 ‘핵개인’의 시대로 예보했다. 핵개인은 기존의 태도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속도로 새 규칙을 만들어 낸다. 선배라는 말은 사라질지 모른다. 변화 앞에 모두 동등한 신인이다.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자기만의 ‘서사’다. 자기만의 ‘서사’가 있는 시니어가 디지털 문법을 익히면 그는 신인류다.

지난 16일 CNBC에 그런 사람이 등장했다. 40대 레니 라치츠키(Lenny Rachitshky). 그는 10년 동안 엔지니어링 및 제품 관리 분야에서 일했다. 자기만의 서사가 있었다. 그는 자기의 서사가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레니의 뉴스레터(Lenny’s Newsletter)’를 시작했다. 그의 생각은 옳았다. 현재 574,000명의 구독자가 있다. 대부분 유료 구독자로 연간 50만 달러, 한화로 6억 7천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일주에 한 개의 게시물만 올린다.

2022년 3월, 라치츠키는 우연한 기회에 20VC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녹화 도중 팟캐스트를 열어 보라는 제안을 받는다. 2022년 6월 첫 번째 에피소드가 방송되었다. 매주 두 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프로듀서를 고용해 일주일에 4~5시간만 팟캐스트에 투자한다. 라치츠키는 현재 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로 일 년에 올리는 수익이 1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미지='Lenny's Newsletter' 캡쳐
이미지='Lenny's Newsletter' 캡쳐

서사가 있다면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평균연령  60세인 전설의 디바들이 모여 신인 걸그룹처럼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가 모여 ‘골든걸스’라는 걸그룹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걸그룹의 튜닝을 거쳐 게릴라 콘서트를 열고 일본까지 진출해 마이니치신문 1면을 장식했다. 30년 이상 자기 스타일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전문적인 기술과 명가수라는 과거의 경험이 없다면 불가능한가. 아니다. 누구든 한 분야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일해봤다면 모두 자격이 있다. IT분야만이 전문기술은 아니다. 헤어디자이너, 타일공, 도배사에서 꽃가게 운영, 영업사원, 배관공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나름의 전문 노하우가 있다. 수년간 쌓은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곁가지 아이디어가 생긴다. 라치츠키는 그 아이디어를 모아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이 노하우가 일회성 조언이나 글로는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짜임새와 지속성을 가지고 각 분야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이제 아날로그로는 부족하다. 디지털 마인드가 필요하다. 물리적 공간에서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어마어마한 거래가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 대한 이해와 그곳에서만 사용되는 언어를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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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생성=DALL.E

플랫폼 시대다. 플랫폼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플랫폼에 올라선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서울시 50플러스 센터, 자치 시, 군, 구 평생교육원 등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문해력 강의가 넘쳐나고 있다. 거의 무료이거나 실비다. 유튜브나 네이버 카페는 누구든지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혼자서 열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 하지만 몇 달만 반복해서 교육받으면 만들 수 있다.

‘뇌가소성’ 이론이 있다. 뇌과학 분야에서도 최근에 제안된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뇌는 스스로 신경회로를 재조직한다. 학습과 기억 등에 의해 신경세포인 뉴런들이 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변한다. 청각이 없어지면 촉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그 역할을 대체한다. 심지어 사고로 좌뇌를 모두 들어내야 했던 환자가 반쪽 뇌만으로도 대학을 가고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했다는 보고가 있다. 계속되는 자극과 호기심에 노화되는 뇌는 없다.

기존 뇌 이론에 의하면, 뇌는 활발히 성장하다 20~30대의 정점을 지나면서 서서히 학습 능력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뇌가소성’ 이론은 이를 반증한다. 스스로 뇌의 한계를 짓지 않는 이상 학습과 나이는 무관하다.

AI 혁명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고 있다. AI의 활용과 이점이 젊은 층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컴퓨터나 휴대폰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챗 GPT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을 준 것에 유의미한 피드백만 주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실 AI 혁명은 시니어에게 기회다. 그들에겐 담아내고 가공할 수 있는 그들만의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디지털 문해력을 키운다면 창업과 창직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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