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사랑한 셰프, 뉴욕 인기몰이...MSG 도시괴담과 진실

이상수 기자
  • 입력 2024.02.07 15:47
  • 수정 2024.02.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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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도시괴담은 현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60년대에도 있었다. 그 주인공은 글루타민산타트륨, MSG였다. MSG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 배식담당자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미군은 이 조미료로 야전 배급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려 했다.

1968년 한 의사에 의해 이 조미료에 대한 ‘괴담’이 만들어졌고 그 후 오랫동안 사용이 제한되었다. 다행히도 과학자들에 의해 괴담의 진실은 밝혀지고 다시 세계 여러 곳에서 이 조미료는 부활하고 있다.

뉴욕에 위치한 레스토랑 ‘보니’(Bonnie’s)의 오너이자 셰프인 캘빈 엥(Calvin Eng)은 글루타민산나트륨(MSG)에 대한 애정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팔에 'MSG’라는 글자를 문신까지 새겼다, 레스토랑의 메뉴에는 ‘MSG 마티니’라는 시그니처 음료도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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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는 2021년 말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문을 연 이후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 중 하나다, 여러 언론 매체로부터 ‘베스트 뉴 레스토랑’ 상을 받았다. 또한, 엥은 ‘푸드엔 와인 매거진 (Food & Wine Magazine)’에서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신인 셰프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으며, 2023년 포브스 30세 이하 30인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엥 셰프는 지난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서양 음식이든 아니든 MSG를 넣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음료에 사용하고, 디저트에도 사용한다. 짭짤한 음식에도 사용한다.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 나는 항상 소금, 설탕, MSG를 중국 조미료의 삼위일체라고 농담하곤 한다.” 엥 셰프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엥은 여러 유명 요리사와 ’괴담‘으로 무너진 MSG의 오명을 벗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엥은 MSG 오욕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MSG를 사용하는 것이 금기시되었다. 어머니는 절대 사용하지 않으셨지만 요리할 때 닭고기 가루를 사용하셨다. 나이 들어서 알았다. 그것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MSG의 탄생과 열광

MSG의 역사를 알면 그것이 금기의 가루인지 혁신의 가루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1907년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키쿠나에는 엄청난 양의 다시마를 끓였다. 그는 거기서 글루타메이트라는 물질을 추출했습니다. 글루타메이트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 물질이기도 하다. 중추 신경계에서 주로 자극성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기억, 인지 등 뇌의 기능과 관련된 역할을 한다.

다시마에서 추출한 이 물질의 특징은 감칠맛이다. 그는 실제로 이 물질에 '감칠맛’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이 물질을 결정화하여 소금과 설탕처럼 사용할 수 있는 조미료를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MSG다.

1년 후 사업가 스즈키 사부로스케는 MSG 특허의 공동 지분을 인수하고 이케다와 함께 조미료를 제조하기 위해 아지노모토 회사를 설립했다. 이 조미료는 곧 수상 경력에 빛나는 발명품이 되었다, 특히 일본의 중산층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일본인 화학자,  이케다 키쿠나에와 아지노모토 제품  사진=위키피디아 
 일본인 화학자,  이케다 키쿠나에와 아지노모토 제품  사진=위키피디아 

MSG의 몰락

하지만 1968년 미국의 한 의사가 의학 저널에 "중국 식당 증후군"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면서 MSG의 운명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문서에서 그는 “목뒤의 무감각”, “전신 쇠약”,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설명했다. 그는 요리용 와인 및 다량의 나트륨과 같은 다른 재료와 함께 MSG가 이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심했다. 이 글의 여파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 파급되면서 MSG는 큰 타격을 입었다.

레스토랑들은 공개적으로 MSG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식사 후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은 그 원인을 MSG 탓으로 돌렸다.

MSG의 몰락과 부활의 근거

시카고에 본사를 둔 영양 과학자이자 아지노모토의 고객 참여 및 전략 개발 담당 부사장이 티와 레인스는 "많은 사람이 MSG가 식물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리고 “MSG를 만드는 우리의 과정은 발효에 의한 것이며, 이는 맥주를 양조하는 방법이나 요구르트를 만드는 방법과 매우 유사하다.”

먼저 사탕수수나 옥수수와 같이 당분을 함유한 식물을 미생물로 발효시킨다. 그것이 우리 몸에서도 생성되고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는 아미노산인 글루타메이트를 만든다. 그런 다음 나트륨을 첨가된 글루타메이트가 결정화된다. 그것이 현재 슈퍼마켓과 주방에서 볼 수 있는 소금과 같은 MSG다.

MSG 무해성의 증거

일상 요리에 많이 쓰이는 감칠맛 그룹이 있다. 글루타메이트, 이노시네이트, 구아닐산염이다. 당근과 양파 그리고 다시마는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다. 소고기와 가다랑어포는 이노시네이트 함량이 높다. 토마토와 치즈 같은 식품에도 천연 글루타메이트가 들어 있다. 모두 요리의 감칠맛을 내는 재료이다.

레인스는 우리 몸에서도 글루타메이트가 만들어지므로 글루타메이트가 알레르기 유발 요소일 이유가 없다고 한다. 만약 음식을 먹은 후 호흡곤란과 답답함을 느꼈다면 MSG가 원인이 아닌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다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MSG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한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수십 년에 걸친 과학적 실험에서도 MSG 민감성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 전 세계 정부 기관은 MSG를 먹어도 안전한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포함되며, 미국 식품의약국은 MSG를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물질"(GRAS)로 분류하고 있다.

심지어 홍콩 식품 안전 센터는 MSG를 사용하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건강 문제로 알려진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이미지 생성=DALL.E
이미지 생성=DALL.E

도시괴담의 위해성

도시괴담의 대표적인 예가 동경 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이다. 1923년 9월 도쿄와 일본의 관동지방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도쿄 일대가 잿더미로 변했다. 유언비어도 퍼졌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탄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일제는 1910년에서 1918년까지 토지 조사 사업을 통해 조선의 농지를 수탈했다. 농민들은 살기 위해 일본과 만주로 이동하였다. 일본 내 조선인 유입은 일본 자본가의 저임금 노동력 필요성과 맞물려 계속 증가했다. 조선 노동자의 유입은 일본 노동자의 반감을 샀다. 그들은 일본인 사회주의자와도 교류하고 있었다. 일본 노동자나 정부에 조선인 노동자는 눈엣가시였다. 그렇게 수많은 조선인이 도시괴담의 피해자가 되어 무참한 학살을 당했다.

이 외에도 중세 마녀사냥과 같이 종교적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도시괴담 전략이 효과를 보았다. 문제는 눈부신 전자통신의 혁명을 경험하고 있는 현재다.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도시괴담은 삽시간에 퍼져나가 여론을 형성하고 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모은다. 거기다 확증편향까지 합세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아주 오랜 시간 뒤에 MSG처럼 누명을 벗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희생을 치른 많은 사람에겐 아무 의미가 없다. 어찌 보면 스토리를 즐기는’스토리-호모사피엔스‘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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