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재즈다'....‘하루 30초 일탈’, 삶의 활력

이상수 기자
  • 입력 2024.02.14 16:38
  • 수정 2024.02.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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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현대인은 최적의 일상을 쫓는다. 일상은 잘 짜여 있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과 루트, 운동, 영양을 고려한 식사. 이것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삶으로 여겨진다. 일정한 패턴은 삶을 피로하지 않게 하고 바라는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하루 한 번쯤의 일탈이 웰빙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목된다.

팟캐스터이자 라이프 코치인 제이 셰티(Jay Shetty)는 10일 포춘지(Fortune Well)와의 인터뷰에서 ‘하루의 짧은 일탈’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하루에 한 번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무작위’적 사건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파괴가 아니다. 오히려 삶의 본질이다. 즉흥적인 사건을 위한 시간을 자신에게 허락하는 것이다. 무작위적 일탈은 성과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미지를 탐험하게 한다. 그것은 딱딱하고, 숨 가쁜, 반복적인 일상에서 한줄기 기쁨의 빛줄기가 된다. 작은 일탈은 창의력으로 이어진다.

ⓒ게티이미지<br>
ⓒ게티이미지

무작위적 즉흥성의 과학

무작위적 즉흥성은 계획에 없던 일이다. 갑자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장소를 탐험한다. 두서없는 읽기이며 상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움은 우리의 뇌를 자극한다. 지루함에 대한 해독제 역할을 한다. 새로운 신경회로가 형성된다. 당연히 흥미가 생긴다. 흥미와 좋은 기분은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작위적 즉흥성은 결과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을 일으켜 현재의 순간에 몰입하게 한다.

무작위적 즉흥성 만들기

어느 날 연락처 목록을 훑어보다 손가락이 닿은 곳을 본다. 오랜만에 연락하거나 문자를 보낸다. 또 어떤 날은 책꽂이에서 아무 책이나 끄집어낸다. 아무 페이지나 문맥 없이 읽어 내려간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이런 무작위적 행위가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극을 준다. 긴 시간도 필요 없다. 하루 30초면 충분하다.

이뿐일까. 요리책을 펼친다. 없으면 유튜브도 좋다. 한 페이지를 무작위로 고른다. 요리를 시도한다. 맛은 보장할 수 없더라도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것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다니던 길로 간다. 새로운 길로 가본다. 안 가본 가게도 들러본다. 온라인 기사 중 낯선 분야의 글을 선택한다.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 재생목록에서 무작위로 한 곡을 골라 감상한다. 서점에 가면 생전 찾지 않던 해부학책을 넘겨본다. 길을 가다 영화관이 보이면 불쑥 들어간다. 혼자면 어떤가. 느닷없이 찾아온 ‘고독’이 즐거움을 준다.

이미지생성=DALL.E
이미지생성=DALL.E

삶은 재즈다

하루의 작은 무작위성은 재즈와 닮았다. 재즈를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 속에 갇혀 있으나,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애쓰는 자유로운 영혼의 날갯짓 소리”다.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에 갇혀 살지만, 무작위적 일탈은 ‘자유로운 영혼의 날갯짓’이다.

재즈가 아름다운 이유는 즉흥성이다. 즉흥성은 재즈의 본질이다. 대부분 재즈 연주는 연주곡이 결정되고 구성과 편곡도 사전에 약속된다. 주로 솔로 연주를 맡은 연주자가 자신의 파트에‘조화로운 뒤틀림’을 준다. 이에 맞춰 모든 연주자는 즉흥연주를 시작한다.

재즈가 아름다운 것은 같은 곡이라 하더라도 연주자마다 다르고 어제와 다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즉흥성이 재즈의 본능이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이자 경영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재즈밴드에서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다. 그에게 리더쉽은 배타적이지 않다. 모든 멤버가 자기 차례가 오면 리더쉽을 가진다. 서로 리더쉽을 주고받으며 연주와 동시에 멜로디를 창조한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창조하라”고 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에는 창조가 없다. 미래를 창조하려면 즉흥적 일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삶이라는 곡 자체가 잘못되지는 않는다.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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