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잠 못 드는 밤, 치매 위험 높여...아이처럼 잠드는 6가지 방법

이상수 기자
  • 입력 2024.01.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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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나이가 들면 갖가지 장애로 수면 부족을 겪는다. 만성 통증, 약물 부작용, 한밤중 빈번한 화장실 출입 등은 잠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친다. 2023년 11월 미국 노인병 학회(Gerontological Society of America)의 발표에 따르면, 수면 장애와 그로 인한 수면 부족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인지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 발병률을 높인다고 한다.

지난 2일 포춘웰(Fortune Well)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매일 밤 적어도 7시간 정도 양질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수면 시간이 짧아지고, 파편화되는 경향이 있다. 즉 느린 수면파(slow-wave)와 급속 안구 운동(REM)수면 시간이 줄어든다. 깊은 잠을 못 잔다는 얘기다. 이는 노인의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수면은 뇌에서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캘리포니아 퍼시픽 메디컬 센터(California Pacific Medical Center)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의 역학자이자 수면 연구자인 케이티 스톤(Katie Stone)은 증거를 제시한다. 수면 장애가 있으면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치석 물질류’가 축적된다. 이는 치매로 진행된다는 초기 신호다.

스톤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수면 부족을 치료하면 인지 기능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한다. 숙면하고 잠 깨는 횟수가 적을수록 뇌에 더 좋다. 굳이 비교하자면, 수면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820명의 대상으로 한 스톤의 연구는 수면 분절이 심하고 수면 리듬이 불규칙할수록 인지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분석에서 총수면 시간은 인지 테스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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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수면 장애는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진다. 수면 무호흡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호흡 장애, 만성 속쓰림이나 위 역류, 관절염, 과민성 방광,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약물 부작용이 큰 원인이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65세 이상 인구의 거의 90%가 매일 한 가지 이상의 약을 먹는다. 3분의 1 이상은 5가지 이상의 약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약물 중 상당수는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제 자체도 치매 위험을 79%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아침에 잠을 깨면 몸과 정신이 회복되어 상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잠을 잘못 잔 것이다. 잠은 얕은 잠(2단계)에서 깊은 잠, 램(REM)수면에 이르는 4단계가 있다. 좋은 잠은 이 4단계를 90분 주기로 4~6회 연속으로 잘 때이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7~8시간 동안 거의 중단 없이 잠을 자야 한다.

CNN은 지난 1일 회복형 수면을 위한 과학적 방법을 제시했다. 두뇌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아이처럼 잠들기 위한 5가지 방법

#1. 자고 깨는 시간을 정하고 지켜라

주말, 혹은 휴가 중이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잔 다음 날에도 일정한 기상 시간을 정하고 지킨다. 임상 심리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마이클 그랜드너(Michale Grandner)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이 매일 또는 주말마다 바뀌면 수면 리듬을 예측할 수 없어 신체 반응이 혼란을 겪는다.

뇌는 일 처리 알고리즘이 있다. 뇌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한다.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려는 것이 뇌의 알고리즘이다. 변수가 발생하면 뇌는 피곤해진다. 뇌가 피곤해지면 신체에 악영향을 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일어나자마자 빛과 움직임을 만나면 하루의 에너지와 기분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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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질의 수면을 방해하는 음식을 피하라

술은 잠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면 얕은 수면 단계에 갇힌다. 우리 몸이 아침에 완전히 회복하려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램수면을 모두 경험해야 한다. 지나친 음주는 깊은 잠을 방해한다. 늦은 오후에는 카페인을 줄이고 속 쓰림이나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기름 지거나 매운 음식을 피한다. 속이 불편하면 당연히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3. 잠들기 좋은 상태를 만들어라

뇌를 잠못들 게 하는 대표적인 것이 빛과 소음이다. 특히 모니터, 스마트폰, TV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수면을 방해한다. 수면물질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외로움으로 TV나 스마트폰을 켜두는 경우가 많다. 건강을 해하는 악순환의 시작이다.

따뜻한 목욕이나 침실의 적정한 온도와 가능한 전자기기가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방 온도는 15도에서 20도의 적절하다. 평소 화장실을 자주 찾거나 물을 많이 마셨다면 화장실을 이용한 후 잠자리에 든다.

#4. 잠자리를 신성한 공간으로 만들어라

침대는 잠자는 공간으로만 예약해 둔다. 침대에서 일을 하거나 아이들과 게임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하면 뇌는 침실이나 침대를 잠자는 장소로 인식하지 않는다. 매번 침대를 각성의 장소로 오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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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억지로 잠들려 하지 마라. 잠이 안 오면 차라리 일어나라

그랜드너가 제시하는 최고의 수면 팁은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지 말고 일어나라’는 것이다.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20분 또는 30분 동안 깼다면 일어나서 다시 잠들기 준비를 시작해라,” “졸리기까지 5분이 걸릴 수도 있고 1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을 침대에서 깨어 있는 상태로 있지 마라.”

왜 이것이 중요할까? 깨어 있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으면 뇌는 침대를 불면과 연관 지우기 때문이다. 침대가 편안한 장소가 아니라 뒤척이다 피곤해 지쳐 잠이 깨는 불편한 장소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랜드너의 말을 빌리자면 깬 상태로 침대에 계속 있으면 침대는 ‘치과 의자’다. 침대는 방금 먹었어도 배가 다시 고파지는 ‘단골 식당’과 같은 곳처럼 달콤한 곳이 되어야 한다.

#6. 뇌를 흥분시키지 마라

잠자리 들기 전 가능한 흥분할 수 있는 논쟁은 피한다. 폭발적 액션 장면이 계속되는 영화도 피하는 것이 좋다. 아드레날린이 넘쳐나는 뇌는 잠들 수가 없다. 낮 동안 몹시 기분 상한 일이 있었다. 정리하지 않거나 털어버리지 않으면 눕자마자 잠깐 잊고 있었던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은 잠 못드는 밤을 만들고 초췌한 아침을 맞이하게 한다. 아이는 낮에 무슨 일 있었어도 어느새 잊고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쌔근쌔근 잠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잠은 먹는 것과 운동만큼이나 중요하다. 오히려 정신건강을 좌우하니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맞다. 특히 겨울철은 낮이 짧아지면서 일조량이 부족하여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교란시킬 수 있다. 수면 일정이 흐트러진다. 불면증과 과도한 낮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나이 든 사람의 정신건강에 치명적이다. 잠이 보약이다. 아이처럼 잠들 수 있다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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