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한국...세계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를 보라

이상수 기자
  • 입력 2024.02.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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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6년째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핀란드인들이 단순히 긍정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인가. 이는 오해다. 국가와 공동체가 “핀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적은 나라”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행복, 특히 한국 노인의 행복은 개인의 힘으론 절대 역부족이다. 그런 면에서 핀란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월 15일 핀란드의 심리학 연구자이자 철학자인 프랭크 마르텔라(Frank Martela)는 씨앤비시(CNBC Make It)와 인터뷰에서 “핀란드는 행복한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가 아니라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가장 적은 나라”라고 했다.

마르텔라는 핀란드 사회가 행복한 이유로 핀란드인들의 세 가지 신념을 든다. 강한 공동체 의식과 유대감. 다른 사람을 위한 선행. 자신에 대한 명확한 목적 찾기.

이 세 가지가 개인의 행복에 왜 그렇게 중요한가. 이것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

마르텔라가 꼽는 행복한 국민의 가장 큰 전제조건은 ‘공감하는 공동체’다. “주변에서 나를 아끼고 관심을 두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들은 행복해진다.” 그가 말하는 이 조건은 물질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경제력보다 따뜻한 공동체 형성이 중요하단 얘기다. 안정된 가정이 없어도 친구들과 어울리고, 방문할 친척과 이웃이 있고, 같이 게임이나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동체라면 개인은 거기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br>
ⓒ게티이미지

2023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불안, 우울증, 스트레스가 있는 12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에게 해 주는 작은 칭찬하나, 프로젝트에서 힘든 동료를 도와주는 것, 주변 사람을 위한 작은 선물하나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선행은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나다.

“누군가를 도울 때,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 자기 행복과 의미 감이 커진다”라고 마르텔라는 말한다.

핀란드인들이 갖고 있는 세 번째 신념은 가장 개인적인 차원이다. ‘목적’을 찾는 것은 사실 세 가지 중 가장 어려울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의 방문 학자인 수닐 굽타(Suneel Gupta)는 최근 저서에서 말한다. “인생에서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목록을 만들어라. 그리고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요소를 파악해 보라.” “목적의식이 강하면 나쁜 상황도 더 쉽게 견딜 수 있다”라고 마르텔라는 말한다. 목적의식 강하면 작은 고민과 불행은 잊힐 수 있다.

마르텔라는 무엇보다 핀란드인들이 행복한 이유로 국민의 행복을 위해 잘 작동하고 있는 정부 기관을 들고 있다. 그것이 사실은 그가 말하는 핵심이다.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불행의 많은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저렴한 의료 서비스와 교육이다. 이는 전 세계의 많은 나라가 열망하는 목표다. 핀란드는 이것을 실현하고 있다. 마르텔라의 말은 한국의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국가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가 국민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만큼 마음 챙김 같은 명상센터와 마음공부가 유행하는 나라도 없다. 한국은 마르텔라가 말하는 의료 서비스와 교육기반도 잘 형성되어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비록 정부 주도이지만 많은 지역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은 왜 여전히 자살률 1위고 노인의 행복지수는 바닥인가.

한 마디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불안 때문이다. 이 문제를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가. 국가의 몫이다. 선거 때만 국민이 보이는 정치, 기업 위주의 거시경제만 보이는 경제, 근본적인 안전장치가 없는 임시방편의 사회정책은 국민을 불행하게 한다. 선방이나 명상센터에서 아무리 마음을 수행해도 막상 현실 속으로 나오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방이 불행인 국가의 국민이, 노년이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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