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의 행복을 탐하지 말라'...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4가지 비밀

이상수 기자
  • 입력 2024.03.15 17:52
  • 수정 2024.03.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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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지난 6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핀란드였다. 핀란드가 가장 행복한 나라인 이유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가 어느 나라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가 기관이 국민을 돌보는 방식이 한 나라의 행복지수를 결정한다. 국가와 사회가 개인 행복의 절대 요소란 얘기다. 하지만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의 한 심리학자는 핀란드 문화와 가치관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핀란드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프랭크 마텔라(Frank Martela)는 14일 씨앤비씨(CNBC)에서 핀란드 국민들이 행복한 이유를 국가와 사회보다는 문화와 가치관이라는 소프트웨어에서 찾았다.

핀란드는 수도인 헬싱키 등 남부 해안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대다수지역이 냉대기후인 툰드라 기후다. 여름을 짧고 겨울은 길다. 이러한 기후 때문에 사람들은 핀란드인들이 내성적이고 우울할거라 생각한다.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것에 선뜻 동의하지 못한다.

마텔라는 핀란드인들이 우울한 기후를 극복하고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유를 행복의 지향점에서 찾는다. 그들은 은근한 행복을 좋아한다. 행복을 절실히 추구하는 사람은 오히려 덜 행복하다. 핀란드인은 진정한 행복에 관심을 많이 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간접적이고 은근하게 얻는 행복이 큰 가치를 갖는다. 마텔라는 핀란드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4가지 표현에서 행복의 원천을 찾는다.

ⓒ게티이미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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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을 가진 사람은 행복을 숨겨야 한다’...헬싱키에 화려한 차가 없는 이유

핀란드에서는 행복해져도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믿는다. 대부분은 어렵사리 얻은 행복을 남이 보든 안 보든 즐기는 데 그들은 그렇지 않다. 부와 성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피한다. 그들은 겸손하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는 화려하거나 비싼 차를 거의 볼 수 없다. CEO나 금융계 거물들도 눈에 띄는 차보다는 볼보나 폭스바겐을 몰고 다닌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뽐내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핀란드인들은 비교보다 현재에 만족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의 서울 거리와 골목, 아파트 주차창을 보면 헬싱키와 선명하게 대조된다. 서울에서 고급차는 신분이고 성공의 잣대다. 옆집이 좋은 차를 타면 기어이 나도 비슷한 차를 구입해야 한다. 한국이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바로 그러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2. ‘비관론자는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좌절은 인생의 상수다

이 말은 핀란드의 오래된 속담이다. 척박한 기후와 옆 나라 러시아의 언제든지 있을 침입은 비관론을 상수로 만들었다. 핀란드인들은 좌절이 인생의 사실임을 직시한다. 고통과 실망, 심지어 비극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인 것이다.

핀란드인들에겐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 ‘멜리오리즘’이다. 멜리오리즘은 ‘개선주의’다.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것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겉바속촉’처럼 핀란드인은 겉으론 늘 난관을 전제하는 비관론자이지만 속으론 긍정적 개척주의로 꽉 차있다.

#3. ‘모든 사람은 내 행복의 대장장이’...모두 행복해야 나도 행복

부처의 나라도 아닌 데 놀랍다. 대승불교는 모든 중생이 깨달을 때까지 혼자만 해탈해 세상을 등지려 하지 않는다. 중생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은쟁반에 담아 살포시 문 앞에 두고 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행복은 자신이 책임지고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핀란드인들은 행복이 주변 사람들의 총합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내 행복의 중심인 것이다. 핀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이스하키다. 센터는 득점을 위해 노력하지만, 윙어와 수비수가 센터에게 퍽을 패스하지 않으면 아주 소용없다는 걸 안다. 성공하고 행복하려면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행복과 그들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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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누군가에겐 지금이 행복이지만, 모두에게 여름은 온다’...옆집의 행복을 탐하지 말라

이 말은 100년 넘게 전해져오고 사랑받는 핀란드인들의 표현이다. 핀란드인들은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통제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지금 힘들더라도 행복한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내일은 다른 누군가가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나에게는 즐거운 일이 찾아올 수도 있다.

어느 나라보다 추운 겨울을 보낸 핀란드인에게 짧은 여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천국이다. 핀란드인이 어떤 상황에서도 믿는 것은 그렇게 언젠가는 여름이 찾아올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름은 반드시 온다.

핀란드의 행복을 국가의 사회보장제도에서만 찾으면 부족하다. 주변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도 읽어야 한다. 한국도 한 가지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 화려한 고급차를 거들떠 보지 않는 운동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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