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것들⑤] 멸종위기 ‘말레이천산갑’ 반격···코로나 19 중간숙주로 변신

김남기 기자
  • 입력 2020.04.02 14:50
  • 수정 2023.03.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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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 ‘말레이천산갑’ 반격···코로나 19 중간숙주로 변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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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천산갑(Pangolin)은 ‘산도 뚫는 갑옷’이라는 의미를 갖는 멸종 위기동물이다. 동남아시아가 주서식지로, 몸 전체가 솔방울의 비늘조각 모양으로 늘어선 두꺼운 비늘로 덮여있다. 개미와 흰개미를 주로 먹는다. 시력은 나쁘지만, 후각과 청각이 잘 발달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고기는 고급 식재료로, 비늘은 약재와 필로폰 원료로 쓰이고 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한때 말레이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천사갑이 멸종 보호종으로 분류됐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연관해서 천산갑이 중간숙주로 주목되고 있다.

밀매가 가장 왕성한 동물 말레이천산갑

(태국 세관 밀매 천산갑 발견, 사진=AP/뉴시스)
(태국 세관 밀매 천산갑 발견, 사진=AP/뉴시스)

“말레이서 사체밀매 적발 무게만 30t 육박, 암시장 가격 약 23억원 분량” 천산갑 밀매와 관련된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냉동 가공된 천산갑은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 팔려 나간다.

밀매 된 천산갑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는 소문 때문에 일부 식당에서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 비늘은 부적이나 한약재, 마약류인 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로 쓰인다.

천산갑의 고기는 약효가 전혀 없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비늘도 사람의 손톱과 같은 케라틴으로 성분으로 약재와 거리가 멀다.

주 서식지인 보르네오섬에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흔한 동물이었지만, 무분별한 밀렵 탓에 지금은 오지에서나 만날 수 있게 됐다.

2014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면서 천산갑 8종 전부를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말레이천산갑’ 반격 코로나19 유사 바이러스 발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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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으로 멸종위기종이 된 ‘말레이천산갑’에서, 최근 코로나19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하는 말레이천산갑에서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중국 과학자들이 학계에 정식으로 보고했다.

홍콩대와 광시의대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으로 밀수됐다가 당국에 적발된 말레이천산갑 31마리 중 8마리에서 코로나19와 유전자배열이 거의 같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천산갑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이 85~92% 일치했다는 것이다.

토미 람 홍콩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천산갑이 코로나19의 중간숙주 역할을 했는지 여부는 아직 더 확인해야 하지만, 미래의 동물감염확산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야생동물의 시장거래를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탐욕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파괴된 생태계가 다시 인간을 위협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기후변화나, 자연재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천산갑의 멸종 위기와 더불어 코로나19 중간 숙주설은 동물학대, 밀매, 무분별한 식용으로 바이러스를 양산시키는데 일조 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 피해를 인간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인간도 역시 바이러스에게는 숙주에 불과하다는 아픈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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