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것들⑭] 지리산에 부는 4대강 바람

김남기 기자
  • 입력 2020.10.07 16:29
  • 수정 2023.03.10 16: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리산. 사진='진달래산천'블로그 제공)
(지리산. 사진='진달래산천'블로그 제공)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지리산 형제봉 1,116m에서는 일출 일몰을 다 볼 수 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능선위에 열차와 케이블카가 바이러스처럼 하늘에 금을 긋고, 땅을 파헤쳐 지리산을 감염시키게 됐다.

지리산에 4대강사업처럼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은 하동군이 만들고 있는 알프스 프로젝트이다.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는 지리산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공 150억원, 민자 1500억원을 들여 악양-형제봉을 잇는 2.2㎞ 모노레일, 형제봉-도심마을을 잇는 3.6㎞ 케이블카, 삼성궁-형제봉에 15㎞ 산악열차 건설, 이것이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 조감도)

윤상기 하동군수는 지리산 산악열차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각하고 움직이면 늦다. 뛰면서 상상하겠다.”는 말을 했다. 알프스보다 멋진 지리산을 만들어 천만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도 같이 밝혔다.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로 구성된 ‘지리산산악열차반대 대책위원회’가 7월 출범했다.

대책위는 “지리산 산악관광개발사업 3종 세트로, 형제봉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며 (사)반달곰친구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달가슴곰(천연기념물 329호,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서식이 대량 확인된 곳이다.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로 반달가슴곰 서식지가 파괴될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사진=지리산산악열차반대 대책위원회 제공)

또한 하동군은 ‘아시아 최장’ 짚와이어와 금오산 어드벤처레포츠단지의 핵심시설 역할을 할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상기 군수는 “취임 당시 군민에게 100년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표로 금오산 케이블카를 설치키로 하고 남들이 꿈꾸지 못한 순수 민간자본 500억원 투자유치를 이끌어내 아시아 최장’ 짚와이어와 함께 금오산 어드벤처레포츠단지의 핵심시설을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오산 케이블카 하부 조감도. 사진=하동군 제공)
(금오산 케이블카 하부 조감도. 사진=하동군 제공)

매월 첫 토요일은 <지리산아미안해 현장행동의 날>로 지리산에 모여 시낭송회와 퍼포먼스, 형제봉 다녀오기로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집회를 한다.

4개의 주요 집회 결의 내용은 ▲ 박근혜 정권 때부터 이어진 환경적폐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 하동 알프스프로젝트는 국립공원 파괴의 시금석이다! ▲ 케이블카, 산악열차, 모노레일 동시건설? 형제봉은 마루타가 아니다. ▲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경제 파탄의 가능성이 더 높다! 로 요약할 수 있다.

(지리산. 사진='진달래산천'블로그 제공)
(사진='진달래산천'블로그 제공)

반대집회 참가한 지리산 다큐감독은 “우리는 지리산과 약속합니다. 이곳에 산악열차, 모노레일, 케이블카, 호텔, 그 어떠한 것도 올라오지 못하도록 지혜와 힘을 모으겠습니다. 누구라도 만나 이야기하고, 설득하겠습니다. 지리산과 지리산자락 주민, 지리산에 깃들어 사는 반달가슴곰을 포함한 야생동식물의 마음으로 지켜내겠습니다.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고 결의했다.

(지리산. 사진='진달래산천'블로그 제공)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