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도산안창호 정신담은 마을활동가를 위한 '마을민주학교'

고석배 기자
  • 입력 2022.08.18 10:14
  • 수정 2022.08.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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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 교육운동본부 2017년부터 '마을활동가' 프로젝트 진행
코로나 시대 각자도생을 넘어 공동체적 연대로 희망찾기
영화를 통한 정의로운 공동체 설계하기

주민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관이 주도하는 ’실적위주의 마을 만들기‘는 마을을 소비할 뿐이다. 이는 마을 활동가의 ’노동‘을 소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마을이 일터인 사람이 있다. 마을주민과 만나고 소통하며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가 같은 생각과 다른 생각을 모아내는 일을 한다. 모아낸 생각을 추진할 모임이 없다면 모임 만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지원하는 일도 한다. 그들은 주민센터직원도 통반장도 아니다. 마을활동가다.

(대힉로 흥사단 본부. 촬영=고석배 기자)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에서는 마을활동가와 마을활동가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2022 마을 민주학교‘를 열어 코로나 시대, 정의로운 마을공동체를 모색한다.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27일까지 총 16차시 32시간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이번 ‘마을 민주학교’는 2017년부터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올해는 ’마을활동가, 생활 속 민주주의 길잡이과정‘으로 진행한다.

흥사단은 1913년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민족의 자주독립과 번영을 위해 창립한 민족운동 단체다. 해방 전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것처럼 흥사단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운동을 멈추지 않기 위해 현재 민족통일운동본부, 투명사회운동본부, 교육운동본부를 부설조직으로 두고 있다. 특히 이번 ’2022 마을민주학교‘를 주관하는 교육운동본부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전개한 교육구국 운동의 유지를 살려 새로운 교육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대학로에 백병원의 기증으로 세워진 안창호 비석. 촬영=고석배 기자)

인류에게 도적처럼 닥친 코로나 팬데믹은 비대면과 거리두기 등 비일상을 일상화하더니 급기야 문명사회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각자도생할 것인가 아니면 공동체의 회복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갈 것인가 갈림길에 서 있다.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의 핵심은 참여와 연대다. ’2022 마을 민주 학교‘는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의로운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2022 마을 민주학교‘ 프로그램은 코로나로로 인한 피로감으로 사회적 약자가 더 약해지고 권리가 무시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젠더 감수성과 장애인 인지 감수성, 다문화 이주민과 난민들의 인권의 문제를 살펴보고 마을공동체에서 어떻게 그들과 연대하고 함께 살아갈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강의는 비대면과 대면을 동시에 진행하며 대면 강의 장소는 흥사단 강당이다. 애초 비대면 Z00M 강의는 50명, 대면은 8명으로 제한했지만 ’마을민주학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몰려 다소 정원을 늘릴 예정이다. 참가에 대한 제한은 없으며 정의로운 마을공동체 및 주민자치와 마을민주주의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단 무작위 선착순이 아니기에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에 참가 신청 시 ’신청한 계기‘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마을 활동가 생활 속 민주주의 길잡이 과정‘은 9편의 영화와 함께 진행된다. 신뢰와 소통을 다룬 ’계춘할망‘과 ’더 헌트‘ 인권과 정의를 주제로 한 ’어린 의뢰인‘과 ’코다‘그리고 ’세인트 주디‘와 ’핵소고지‘ 영화로 인권을 살펴보며 ’미안해요, 리키‘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통해 노동과 공동체를 생각해 본다. 9월 20일부터 23일간 4일간 몰아치기 영화로 연속 진행하는 ’영화를 통한 정의로운 공동체 설계하기’는 이번 ‘마을 민주학교’의 백미다. 강의는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의 민주피아 정예 강사들이 진행한다.

(’영화를 통한 정의로운 공동체 설계하기’ 9개 영화포스터=흥사단 제공)

또한 종합워크숍에서는 모듬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교육과정 설계하기 등 활동중심 수업도 진행한다. 딱딱한 이론중심 수업에서 벗어나 영화를 통해 흥미롭운 토론 수업 중심으로 알차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9월 27일 마지막 강연은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영화 ’레미제라블‘을 통해 ’각자도생과 공동체의 연대‘라는 주제로 흥사단 강의실에서 대면강의를 한다. 당일 16시까지 참가하면 편집하지 않은 래드리 감독의 ’레미제라블‘ 전편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마을민주학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공모사업으로서 모든 과정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 마을활동가를 위한 '마을민주학교' 포스터=흥사단 제공)

개발지상주의에 몰입한 대가로 사람들 간의 거리는 멀어지고 공동체는 해체되었다. 삶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마을 살리기‘가 시작되었고 마을 활동가가 탄생되었다. 하지만 아직 마을활동가가 직업이라고 말하기에는 열악한 현실이다. 또한 실적 위주의 마을 만들기 사업은 개발지상주의와 닮은 꼴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주민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관이 주도하는 ’실적위주의 마을 만들기‘는 마을을 소비할 뿐이다. 이는 마을 활동가의 ’노동‘을 소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의 윤혁 사무처장은

마을 활동가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축적된 중장년의 일자리로서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신중년'이라는 미명 아래 웰빙과 봉사의 관점으로 미화하고 포장하기에 바쁘다.

중장년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간과하고 무시한다. 마을활동가 프로그램도 단지 열정만 소비하고 지쳐 떠나는 열정페이 활동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지속가능한 활동가를 만들고 키우는 게 목적이 되어야 한다. 아직 우리가 풀어아가야 할 숙제다

라고 현실을 진단하며 함께 돌파해 나가자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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