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①] 장사익 글씨전 ‘낙락장서(落樂張書)’

천건희
  • 입력 2019.05.10 10:44
  • 수정 2020.07.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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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이어 글씨로 위로를 (이모작을 넘어 삼모작으로)

Ⓒ천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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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45세에 노래를 시작한 음악인 장사익 선생님이 70세가 넘어 서예가로 데뷔하는 전시회 오프닝에 참석했다. 평소 존경하면서 가깝게 지낸 덕분에 장 선생님의 글씨를 접한 적이 많아 글씨 수준의 특별함을 알고 있었으나 작품 전시회라고 하니 더욱 기대감이 컸다.

지난 5월 8일 이화아트갤러리에서 장사익 글씨전 ‘낙락장서(落樂張書)’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전시장엔 미술계의 원로 작가님들과 시인, 스님 등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해 장 선생님의 인품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장 선생님은 한 분 한 분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다. 장 선생님의 웃는 모습은 얼굴의 잔주름도 저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보는 사람도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천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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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행사에서 어버이날이라고 장 선생님이 불러주신 <아버지>와 <꽃구경>등의 노래와, 가수 최백호의 <봄날은 간다> 축하노래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보너스로 주어진 행복이었다.

전시장에는 ‘글씨는 곧 그 사람과 같다(書如其人)’는 말처럼 장 선생님의 소박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작품 70여점이 전시되었다.

지인들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도 붓글씨로 쓰시고, 과자상자나 쇼핑백의 흰 여백에도 글씨를 쓰시던 장 선생님의 글씨 사랑은 박스 포장지와 쌀 포대 자루에 쓰신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장사익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힘 있는 글씨는 흘림체와 그림 글씨체 등의 다양한 글씨체로 나타나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천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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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경우를 모르면 사람이 아녀’

‘때로는 사람들 속에서 길을 잃고,

때로는 사람들 속에서 길을 찾고’

 

장 선생님이 선택하신 따뜻한 시와 글들은 모두 가슴에 와 닿아 작품마다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장 선생님은 “평소에 즐기며 써오던 글씨에서 전시라는 것을 준비하며, 부담감을 느꼈었다. 그러나 다시 초심(落/樂)에 의미를 두고 글씨를 쓰게 되었다. 글씨는 황홀한 고통이다. 글씨로 인한 즐거움이 배가 되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다.

2016년 초 성대 수술로 시련을 겪으셨지만 다시 무대로 귀환해, 지난해 <자화상>을 발표하셨던 장 선생님의 열정에서 느낀 감동이 오늘 글씨체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기쁘다.

인생 이모작을 넘어 인생 삼모작을 일구고 계시는 장 선생님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시고 계셔 큰 희망이고 위로가 된다.

이번 전시의 작품 판매의 수익금 중 일부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봉사하시는 장 선생님의 뜻에 따라 기부될 예정이다.

이화아트갤러리에서 5월 14일까지 전시된다고 하니 한 번 더 정동 나들이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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