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이순재, 세익스피어 연극 기네스 최고령 기록에 도전

조경희 기자
  • 입력 2023.05.11 12:14
  • 수정 2023.05.11 16: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어왕 이순재. 사진=뉴시스 제공
리어왕 이순재. 사진=뉴시스 제공

[이모작뉴스 조경희 기자] 오는 6월 1일에 개막하는 연극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연습실 공개행사가 지난 10일 마포구 SNU장학빌딩에서 열렸다.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개행사에서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의 ‘리어왕’ 연기 장면 시연이 큰 울림을 줬다. 연기 인생 68년의 배우 이순재는 세익스피어 연극의 기네스 기록 중 최고령 나이로 무대에 오른다. 이것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연극 <리어왕>을 제작한 관악극회 윤완석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리어왕 공연이 끝나면 셰익스피어 연극의 기네스북에 최고령 배우 기록을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익스피어 연극의 기네스 기록 중 '리어왕'은 23세의 영국 배우가 최연소로 등재되어 있고, 최고령 배우로 80세 이안 맥켈런이 기록되어 있다. 앤서니 홉킨스도 비슷한 연령이다. 이에 비해 현재 89세인 배우 이순재는 셰익스피어 공연 사상 최고령 ‘리어왕’이 되는 셈이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배우 이순재의 깊이 있는 내면 연기가 기네스 기록의 당위라고 생각한다.

리어왕. 사진=뉴시스 제공
리어왕. 사진=뉴시스 제공

이순재의 '리어왕'이 2년 만에 돌아왔다.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순재는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었지만 간교한 아첨에 넘어가 미치광이 노인으로 전락하는 '리어왕'을 맡는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작품을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 배우 이순재에게 물었다.

이순재는 “셰익스피어가 당시 사회 계급 구조에서 백성들에 대한 연민을 갖고 쓴 작품이라는 점이 이번에 더 와 닿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은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정확히 전달돼야 의미가 있다. 대사는 독백, 방백, 대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전달된다. 대사는 문학적이고 철학적이며 비유법, 상징법, 풍자 등 모든 것이 들어있다. 보통은 내용이 방대해 이를 자르고 이야기 중심으로 전달하게 되는데, 그건 셰익스피어 작품의 문학적 진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우리말을 적절히 살려가며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전하는 게 우리 몫이다"라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아흔 살에 다다른 이순재의 마지막 '리어왕'이 될 거라고도 말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많이 못해봤다고 이전에 밝혔던 그는 "주역을 제대로 맡은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제 나이로 봤을 때 거의 마지막이 아닐까 한다. 만약 대사를 깜박 잊어버리면 막을 내려야 할 위기다. 대역이 없다"고 말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했다.

방대한 양의 대사를 외우기가 쉽지 않다는 이순재는 체력이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지만, 그의 내공은 명불허전이다. 그래서 이번 공연도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소유진, 이연희 등이 출연했던 지난 공연과 비교해 젊은 배우들은 상당수 바뀌었다. 당시 첫째 딸 고너릴 역을 맡았던 지주연은 셋째 딸 코딜리아 역으로 배역이 바뀌었고, 권민중이 고너릴 역으로 새롭게 나선다. 글로스터 백작 역은 최종률, 충신 켄트 백작 역은 박용수 등이 그대로 연기한다. 지난 공연 땐 코딜리아와 광대 역을 1인2역으로 이연희가 연기했지만, 이번엔 분리해 길지혁이 광대 역을 맡는다.

공연은 오는 6월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의 LG시그니처홀에서 열린다.

리어왕. 사진=뉴시스 제공
리어왕. 사진=뉴시스 제공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