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빠진, 노인일자리 박람회...'노인 일자리 생산 제품’ 판매

심현주 기자
  • 입력 2023.10.27 13:08
  • 수정 2023.10.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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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 노인 일자리 박람회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시니어클럽 회원들이 여의도 공원에 모였다. 각 지역 시니어클럽의 부스에서는 고령자가 직접 생산·제작한 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고령자를 위한 축제 현장일 뿐, ‘일자리 박람회’에 ‘일자리’는 빠져있었다.

안전 고려해 안전요원 배치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 촬영=심현주 기자

10월 26일, 한국 시니어클럽 주최로 2023 대한민국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열렸다. 전국적인 규모의 행사답게, 전국 시니어클럽의 고령자가 대거 모였다. 일자리 박람회로 가는 길목 및 행사장은 개막식 시간에 맞춰 도착한 고령자로 가득했다. 고령자의 이동 경로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 전국 시니어클럽에서 나온 안전요원이 곳곳에 배치됐다. 행사에 참여한 고령자는 해당 시니어클럽 직원과 함께 걸어가면서도, 안전요원의 길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까지 안전하게 이동했다.

고령자, 직접 만든 물품 판매

직접 만든 물건을 판매 중인 고령자. 촬영=심현주 기자

전국 각지의 시니어클럽이 물품 판매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는 서울, 전남, 제주, 대구 등 지역 부스가 줄지어 자리했다. 부스에서는 시니어클럽을 통해 고령자가 생산한 ‘노인 일자리 생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아울러, 일부 판매 부스에서도 체험형 이벤트를 마련해, 고령자가 참여했다.

커피박 체험활동 참여 중인 고령자. 촬영=심현주 기자

체험형 부스도 마련

도로교통공단 부스. 촬영=심현주 기자

도로교통공단 및 금융감독원은 부스를 마련해, 고령자 맞춤 정보를 제공했다. 도로교통공단은 ‘어르신 교통안전 zero 캠페인’ 슬로건을 내걸고, 고령자 안전 보행 및 안전운전을 위한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은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 방법을 알리는 부스를 마련했다.

노년 생활의 활력소

시니어클럽은 전국에서 약 200개 지역에서 고령자에게 공공형일자리 사업, 시장형 일자리, 취업 알선형 등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은평 시니어클럽을 통해 영아 돌보미로 활동하는 73세 고령자 A씨는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삶의 즐거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남편 없이 홀로 생활하면서 생계형으로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자리를 통해 생활에 보탬도 되고 아기를 돌보며 일상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또 직장까지 걸어 다녀서 오히려 무릎과 건강도 더 좋아졌다.

도봉 시니어클럽을 통해 제품생산에 종사하는 85세 고령자 B씨도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삶에 활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시니어클럽 일자리에는 지인의 소개로 참여했다. 쇼핑백 제작과 볼펜 제작을 거쳐 지금은 양말 제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퇴직 후 한동안 집에만 있다가 무료함을 느꼈는데, 일을 시작하면서 운동도 시작하게 됐다. 또 현재 구청에서 하는 일자리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일자리' 빠진 일자리 박람회

일자리 박람회는 일자리 연계나 상담을 위한 행사를 뜻한다. 실제로, 일자리를 기대하고 방문한 고령자 B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오늘 일자리 박람회라고 해서, 과거 직업을 고려해 현재에 맞는 일자리를 상담하고 주선하는 행사인 줄 알았다. 이렇게 지역 특산물도 좋고 만든 것 소개하는 것도 좋은데, 그것보다는 ‘일자리 박람회’라는 뜻에 맞게 다양한 직업을 알려주는 행사였으면 좋겠다.

시니어클럽의 대동단결을 위한 행사라면, 예컨대 ‘전국 시니어클럽 축제’와 같은 명칭을 사용하면 된다. ‘대한민국 일자리 박람회’라는 이름은 참여자와 행사 이름을 접하는 일반 시민 모두에게 혼동을 주기 쉽다.

2023 대한민국 노인 일자리 박람회는 시니어클럽 회원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지만, 여의도 공원을 찾은 소수의 일반 고령자도 참여했다. 그러나 일자리 관련 부스 하나 없어 행사에 참여했던 일반 고령자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몇몇 부스에서 해당 시니어클럽 홍보물을 배치하고는 있었지만, 행사 전반에 대한 안내가 부재했다. 실제로 행사 운영 부스를 찾아 일자리 정보 관련 안내 부스 여부를 문의했지만,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불편한 점은 또 있었다. 지방의 시니어클럽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버스 정류장 근처에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까지 주차되어 있던 탓에 시내버스가 정류장 가까이에 정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평일 여의도 한강 공원을 찾은 버스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시니어클럽에서 마련한 각종 일자리 사업은 분명 노년의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직접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도 고무적이다. 또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모였음에도, 안전요원을 배치해 고령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점도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먼저, 행사의 취지에 맞는 작명이 시급하다. 행사 참여자에게조차 혼동을 주는 이름은 바뀌어야 한다. 혹은 일자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를 마련해 행사 이름에 걸맞게 변화를 줘야할 것이다. 또, 행사장 주변에 관광버스 주차 공간도 미리 고려해, 행사 진행 시 주변 교통이용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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