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실업자 보다 두배 '빨리 늙는다'...흡연자 보다 0.5배 높아

이상수 기자
  • 입력 2023.10.11 14:12
  • 수정 2023.10.11 15: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세입자는 실업자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이에 따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노화에 미치는 주택의 중요성과 안전하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거주지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고령자 주택 관련 정책에 중요한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입자 노화 속도...실업자보다 두 배, 흡연자보다 0.5배 높아

영국과 호주 연구진이 영국 의학저널의 전염병학 및 지역사회 건강 저널(The British Medical Journal’s 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10월 10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임대가 생물학적 나이에 미치는 영향이 실업자의 거의 두 배에 달하며, 이전에 흡연자로 살았던 것보다 50% 더 크다고 했다.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으로 임대료를 내지 못하거나, 오염과 다른 환경적 위험의 노출로 인해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된다.

호주 주택 연구 센터의 연구원인 에이미 클레어(Amy Clair)는 포춘지(Fortune)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에 대한 주택의 중요성과 안전하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거주지를 갖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가 건강 악화, 만성 질환의 위험 증가 및 사망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임대와 생물학적 노화의 연관성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주택과 건강과의 관계

우리는 모두 나이, 즉 생일 케이크의 촛불 숫자에 익숙하다. 생물학적 나이는 세포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가리킨다고 말할 수 있다. 생물학적 노화의 중요한 지표는 얼마나 빨리 늙는지를 가리키는 ‘노화의 속도’다. 생물학적 노화는 물리적 나이와 크게 다를 수 있다.

연구원들은 1,500명 참가자의 건강 정보와 혈액 샘플을 가지고 영국의 가정을 종단 연구(Household Longitudinal Study)한 데이터를 사용했다. 혈액 샘플은 노화와 관련된 바이오마커(biomakers)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RNA(리복핵산),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생명체의 정상 또는 병리적인 상태,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이 연구로, 임대가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가지 예외는 있었다. 임차료의 상당 부분이 정부에 의해 지원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생물학적 노화를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주거 조건은 후생유전자 외에도 건강의 다른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이전 주거 조건은 이사 후에도 후생 유전자의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후생유전자는 유전자상의 자체 조절이나, 노화 및 환경에 의해 변화하는 염기서열 상의 정보를 말한다.

연구원들은 생물학적 노화는 되돌리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의 주택정책 변화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거비를 더 많이 지원하고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것이 임대료 체납과 그로 인한 건강상의 결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임대가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주는가?

연구에서 언급된 임대와 관련된 잠재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난방 부족, 주택의 위치, 과밀화, 낙인(stigma), 이사의 번거로움 등이 있다.

그리고 가격도 있다. 부동산 회사인 질로우(Zillow)는 2022년 임대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의 임대료 수준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일반적인 시장금리 임대료는 연간 중위 가구 소득의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도 금리인하로 인한 전세물량 감소로 아파트 수급불균형과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사기, 깡통전세 논란으로 전셋값이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연구에서 언급한 세입자들의 스트레스요인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택이 건강과 노화의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주택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