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융합형 카페 ‘동백베이커리’, 시니어‧청년 일자리사업 모델로 각광

이지훈 기자
  • 입력 2022.12.06 16:19
  • 수정 2022.12.0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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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계산·서빙하고, 청년이 빵과 커피를 만드는 부산 동백베이커리/사진=뉴시스 제공
시니어가 계산·서빙하고, 청년이 빵과 커피를 만드는 부산 동백베이커리/사진=뉴시스 제공

[이모작뉴스 이지훈 기자]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청년이 빵과 커피를 만들고, 시니어는 계산과 서빙을 담당한다. 갓 나온 빵의 고소함과 친절한 시니어들의 잰걸음이 활기를 띈다. 이곳은 부산 사상공단 인근 모라동에 자리 잡은 <동백베이커리>이다.

동백베이커리에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 17명이 4조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빵을 담을 접시와 집게를 나눠주고, 빵에 대해 설명해주고,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계산하는 일, 그리고 청년과 함께 커피를 만드는 일, 바로 이곳 시니어들이 하는 역할이다.

세대 융합형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인 '사상시니어클럽'과 청년 사회적 기업 '서양다과제작소'가 합작해 지난 11월 4일에 문을 열었다.

옛 유치원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이 공간은 시니어와 청년의 융합을 보여주듯 오래된 다이얼 전화기 등 옛 물건들과 현대미술작품과 모던한 디자인이 조화롭게 꾸며져 있다. 또한 넓은 마당에 벤치와 캠핑텐트를 설치해 자유롭고 개방감 있는 소통 공간을 마련했다.

동백베이커리 전경/사진=뉴시스 제공
동백베이커리 전경/사진=뉴시스 제공

올해 28살인 서양다과제작소 김성현 대표는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무도 여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느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으로서 해야 할 의무이자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청년과 시니어가 서로를 이해하는 빠른 방법으로 서로 부대끼며 목표점에 도달해 성취감을 얻을 때, 단절과 혐오가 ‘결속’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카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칠순을 바라보는 박재형 씨도 김 대표의 취지에 공감했다. 40여년 간 부산의 신발공장에서 근무한 그는 이번 사업에 참여해 고객서비스(CS)교육과 포스기기 사용법 등 교육을 받으며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다.

박 씨는 "다른 시니어 사업들은 휴지를 줍거나, 교통정리를 하는 등 단순노무인 반면, 이 사업은 노동도 곁들이고, 직접 현장에서 이렇게 손님을 응대하는 것이 진정한 '일'이라고 느껴진다"면서 "노인들이 건강과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이 같은 사업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빵사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청년 임은수 씨는 "어르신들로부터 생활 속 지혜를 많이 배울 수 있다. 때론 엄마와 딸처럼 서로 챙기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점이 다른 카페와 다른 특별한 점"이라고 말했다.

시니어와 청년 모두 세대 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들을 배울 수 있는 이곳이 ‘세대융합형’ 사업의 모델로 잘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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