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엔딩] 수목장③ ‘수목장’의 새로운 대안 ‘숲속장’...추모와 치유공간 ‘자연휴양림’ 활용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10.17 17:21
  • 수정 2023.10.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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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는 국토 면적의 1%로, 주택면적의 절반을 차지한다. 매년 여의도 면적의 1.2 배가 묘지로 변모한다. 따라서 본기사는 자연장 형태의 한 축인 수목장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연재한다.

1편 그리움, 나무가 되다 ‘수목장림’...국립하늘숲추모원 사례
2편 ‘수목장은 묘지가 아니다’...해외 수목장사례
3편 ‘수목장’의 새로운 대안 ‘숲속장’...추모와 치유공간 ‘자연휴양림’ 활용

국립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 촬영=김남기 기자<br>
국립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우리나라는 국립자연휴양림 47개, 지자체자연휴양림 122개로 전국 방방곡곡 골고루 잘 분포되어 있다. 휴양과 치유의 휴양림은 국민의 건강과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휴양림 시설을 잘 이용한다면, 대부분 공원묘지 형태의 수목장을 숲속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휴양림을 숲속장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은 대국민 인식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수목장을 또 다른 묘지로 인식된다면, 분명 지역 주민의 반대에 직면 할 것이다. 수목장은 숲속장의 의미를 담아,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인식돼야 한다.

국립자연휴양림 전국지도. 자료=산림청<br>
국립자연휴양림 전국지도. 자료=산림청

간소한 추모, 친환경 수목장이 필요하다

한국임학회지 ‘수목장의 동기와 수목장지 선호조건에 대한 요인 분석’에 따르면, 수목장의 선호조건에 추모방식의 ‘간소함’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수목장에 맞는 간소한 추모방식을 개발하여 보급해야 한다. 기존의 매장과 연관된 복잡한 장례방식을 대신해 수목장에 맞는 간소한 추모방식을 정립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한다면, 수목장에 대한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이 친숙한 느낌으로 수목장을 선택할 것이다.

‘추모지 확보 용이성’의 동기와 관련하여 국민들이 용이하게 수목장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공 복지서비스로 수목장을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추모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공설수목장지를 공급해야 한다.

‘친환경성’의 동기를 통해, 국민은 장묘로 인한 국토잠식과 환경훼손을 막으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동기에 맞도록 최소한의 공간으로 다수의 장묘를 할 수 있는 수목장 방식을 보급해야 한다. 공동추모목을 통하여 다수의 수목장을 하는 방식, 수목장과 잔디장을 병합하여 공동추모목 하나에 다수의 자연장을 하는 방식, 수목을 활용한 산골 방식 등 작은 공간으로 다수의 장묘를 하는 형태의 보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연 경관미’ 요인을 반영하여 수목장지를 자연미가 느껴지는 숲으로 가꾸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 경관미 요인을 구성하고 있는 환경 훼손과 인공물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수목의 배치도 자연미 있는 숲의 풍광을 느껴지도록 조성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설수목장지에서 보이는 분양수익을 위해 좁은 공간에 수목을 밀식하는 행위를 제한하여 수목간의 적정 간격을 확보하고 건강한 숲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유명산 산림치유프로그램. 사진=산림청 제공<br>
유명산 산림치유프로그램. 사진=산림청 제공

산림형 수목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수목장지는 조성 특성에 따라 산림형, 시설 인접림형, 기존부지 이용형, 신규부지 조성형으로 분류된다.

한국임학회지 ‘수목장지 유형별 만족도 조사분석에 따른 활성화 방안 제안’에서는  하늘숲추모원, 인천가족공원, 서울시립묘지, 사설 수목장지 3곳을 선정하고 방문자를 대상으로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수목장의 선택 이유로 친환경성과 가족 및 고인의 권유나 유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수목장지에 대한 만족요인으로 사설 수목장지가 공설에 비해 현저히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공설 수목장지를 중심으로 수목장을 보급하고, 사설 수목장지가 합리적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공신력을 갖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공설 수목장지 중에 자연산림에 조성한 수목장지를 가장 선호했다. 따라서 삼림형 수목장지의 확대를 적극 추진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지역주민의 님비현상으로 공설 수목장지 조성이 정체된 점이다. 따라서 수목장 활성화를 위한 최대 과제는 님비현상의 해결이며, 이를 위해서는 공설묘지의 재개발과 공모방식을 통한 산림형 수목장지 조성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목장이 또 다른 묘지라는 인식을 불식 시켜야 한다. 

국립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 촬영=김남기 기자<br>
국립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 촬영=김남기 기자

‘수목장’의 새로운 대안 ‘숲속장’

국립하늘숲추모원은 내년이면 15년으로 수목장 이용 기간만료를 맞는다. 그런데 이장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장을 안 하는 게 수목장림의 본래 취지이지만, 처음부터 이장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나 약관이 없다.

우리는 숲속장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국립하늘숲추모원은 이미 수목장 수용 한계에 도달했다. 숲속장은 만장이라는 개념이 없다. 어디에 묻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연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내 부모가 여기 묻혀 있다고, 그 안에 뼈가 있다는 인식을 없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누군가가 찾아와서 이장한다거나, 나무의 상태와 시설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다.

- 국립하늘숲추모원 송재호 팀장

수목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친환경장례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숲속장이 대안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선행돼야 할 것은 국민의 숲속장에 대한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인식을 제대로 심어야 한다.

‘부모님이 묻혀있는 수목장의 명패가 새겨진 추모목을 보러 간다’가 아니라  ‘부모님이 계신 숲속으로 추모와 치유를 하러 간다’로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

- 고치범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원장

숲속장의 개념의 시작은 ‘숲속에 분골을 어떻게 뿌리거나 심을 것인가?’ ‘추모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유가족이나, 시설관리 주체의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등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큰 걸림돌 중의 하나인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본지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숲속장 개념 5가지를 제안해 본다. ▲기존의 전국 169개 휴양림을 대상으로 묘지가 없는 숲속장을 만든다. ▲나무가 아니라 숲속에 분골을 뿌린다. ▲수목에 명패가 없고, 이름 석 자 담긴 공동비석만 있다. ▲ 추모시설은 없다. 휴양림에서 고인을 그리며, 휴양한다. ▲최초 분골을 숲속에 심고, 공동비석에 드는 비용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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