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개시대'는 아직 청춘이다... 베이부머 세대를 위한 영화 '이연' 크랭크인
'얄개시대'는 아직 청춘이다... 베이부머 세대를 위한 영화 '이연' 크랭크인
  • 고석배 기자
  • 승인 2022.09.08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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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가도 그냥 그대로
살아서 숨을 쉬는 기억이 있어

지금 흔들리는 눈빛속에서 가득담긴 추억이 울고있네
내곁에 맴을 도는 이별의 흔적
어디에도 시선둘곳 없이 이대로
우리 이세상을 등질때까지 서로 다른 인연으로 살겠지...

- 이연(異緣)유익종 작사, 작곡   

(가수 유익종. 사진=뉴시스 제공)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1970년대와 80년대의 젊은 날 음악다방에서 커피 한잔 마셔본 사람은 안다. ‘해바라기’. 이제는 검색어를 쳐도 단번에 나오지 않는 가수 이름이지만 ‘사랑으로’, ‘행복을 주는 사람’, ‘모두가 사랑이어요’, ‘어서 말을 해’,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주옥같은 그룹이다.

특히 멤버 중 유익종이 작곡한 ‘사랑으로’라는 노래는 어느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서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 노래이기도 하다.

유익종의 노래 중 ‘이연’이라는 노래가 있다. ‘서로 다른 인연’이라는 뜻의 이 노래는 가을날 홀로 들으면 그 쓸쓸함에 눈물이 찔끔 난다. 특히 남성이 혼자 들으면 위험한 노래다. 이 노래가 7080을 살아온 이들의 영화에 타이틀이 됐다.

(고교얄개. 조흔파 원작. 석래명 감독)

60대라면 ‘얄개시대’를 기억할 거고 50대라면 ‘고교 얄개’를 기억할 것이다. 장난꾸러기 악동이라는 뜻의 함경도 사투리 '얄개'는 조흔파의 소설 주인공이다. 소설을 영화화한 얄개 시리즈는 70년대 영화산업을 먹여 살렸다.

얄개를 기억한다면 김정훈. 이승현도 기억하리라. 꼬마 신랑 김정훈이야 아역 시절부터 유명했지만 이승현은 얄개 시리즈로 일약 국민배우가 됐다. 당시 하이틴 스타 커플의 양대 산맥을 '진짜 진짜 잊지마' 시리즈의 이덕화-임예진, 얄개 시리즈의 이승현-강주희로 나눌 정도였다. 이승현의 상대역을 주로 맡았던 강주희는 인기에 힘입어 도투락 아이스크림 등의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고, 조흔파 소설가는 노년에 서울우유 광고에도 나왔다.

너무 이른 나이에 너무 높이 올라가서인가? 그 후 이승연의 이름은 자취를 감춘다. 간혹 예능 프로에 나와 재기를 도모했지만 이미 시대의 감성 코드는 변해있었다. 꺼벙하면서도 장난기 있고 의리있는 얄개는 시대에 더 이상 어울리지 못했다. 그리고 세월이 훌쩍 지났다.

(연극무대에 선 이승현. 사진=뉴시스제공) 

한 일도 없이 50이 되고 60이 됐다. 엊그제 함께 얄개전을 본 친구들은 명절 때가 되야 어쩌다 만난다. 친구들의 주름과 흰머리는 기억 속 친구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닮으며 늙어간다. 가끔 친구를 보고 친구의 아버지인 줄 착각해 인사를 꾸벅 한다. 그래도 만나면 변한게 하나도 없다. 아직도 장난꾸러기 얄개다.

베이비부머 시대를 그린 영화 ‘이연’이 9월 5일 남양주 오남 자코모 소파 전시장에서 크랭크 인했다. 이승현과 김정훈이 출연한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시대를 쫓으며 맞지도 않는 옷을 입지 않는다. 자신의 세대를 연기하기로 했다. 청춘스타가 아니라 중년 스타를 꿈꾼다. 청년만 꿈꾸고 중년은 꿈꾸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영화 '이연'은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들의 지난 사랑과 삶을 이야기한다. 세계적 관심을 끌었던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뛰어넘는 동양적 감성의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돌아온 얄개와 함께 김선, 이경영, 전지학, 이라니, 소현아, 태용성, 김하림, 이출 등 중년 배우들이 열연을 예고한다.

(영화 '이연' 크랭크인. 사진=한국시니어스타협회 제공)

영화 주제곡은 해바라기의 노래하는 시인 유익종의 노래 ‘이연’으로,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7080의 감성을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영화 극본, 연출을 맡은 장기봉 감독은 “아름다운 다도해와 해무를 품고 있는 전라남도 고흥을 배경으로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중년들의 가슴속 깊이 간직돼 있던 지난 삶과 우울함을 마치 섬에 갇혀 있는 듯한 영상으로 표현해 새로운 감성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섬, 바다, 해무, 일출, 노을, 하늘, 바람, 비 등 자연에서 지난 삶과 현재를 돌아보는 등 수채화 바탕에 서정시를 쓰는 마음으로 영상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아름다워서 슬픈 영화 이연은 이번 촬영을 시작으로 올해 말 후반 작업을 마친 뒤 2023년 초 국제 영화제 출품 이후 전국에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이연' 촬영현장. 사진=한국시니어스타협회 제공) 

한편 한국시니어스타협회는 시니어 모델과 시니어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 모인 곳이다. 대한민국 인구 5분의 1 가까이 차지하면서도 끼인 세대, 주목받지 못하는 세대로 평가되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넘치고 낭만을 아는 한류의 원조 부모 세대인 시니어 세대들이 마음속 깊숙이 지니고 있던 예능 본능을 일깨워 인생 2막을 새롭게 펼쳐 보려고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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