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눈앞에서어른거리나 싶더니솔방울 하나툭, 하고소 등으로 떨어졌다- ‘흰 소를 찾아서’,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산에 깃들면 사람들이 빨리 일어난다.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해외여행을 가다 보면, 한국인들이 새벽부터 일어나기로 유명하다. 그러니 큰 산에 들어오면 더욱 일찍 일어나리라. 지리산에서야 오죽하랴.새벽 5시부터 주변 사람들이 두런거려 잠이 깬다. 더 자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고역이다. 6시 정도 일어나니 벌써 산장 안은 텅 비었다. 밖으로 나오니 모두 식사 준비를 하느라 부산하다. 서둘러 밥들을 해서 먹
천 년을 여기 서서 기다려볼거나이제 물밥도 다 말라 날아가고눈에 익던 앞산들도 자고 나면 아랫도리부터 사라져 간다휘청거리던 나의 허리에 많은 구름 형상들은 머물다 가고그 새 마을의 많은 이들도 내 발밑에서 풀꽃들처럼 피었다 졌다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신(神)을 보았고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첫사랑을 맺었다- ‘솟대’,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아가의 둔부같이 유장하게 뻗어 나간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산세가 생각이 난다. 어린 시절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어머니의 품 안에 안겨서 새근새근 자다가, 깨다가 빨던, 어머니
설국(雪國), 선자(仙子)령휘청거리던 나의 허리에 많은 구름 형상들은 머물다 가고그 새 마을의 많은 이들도 내 발밑에서 풀꽃들처럼 피었다 졌다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신(神)을 보았고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첫사랑을 맺었다나를 기댄 매화꽃도 수없이 피었다 지고내 밑으로 아이들은 도시로 떠났다- ‘솟대’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2월 말에 뜬금없이 선자령 눈꽃을 보러 간다고 해서 정말 그럴까 하고, 긴가민가하면서 따라나섰다. 정말로 눈이 잔뜩 쌓여 조금만 산길을 벗어나면 발목 위까지 푹푹, 빠졌다. 정오부터 눈이 20센티 이상
어려웠던 시절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아련히 그때를 떠올려보고 올바르게 제대로 살았는지.성공한 인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손주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할아버지의 일생. 손수춘[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올해 77세 손수춘 씨는 극동대 사회복지학과 2022학번 새내기이다. ‘할아버지의 일생’을 주제로 자서전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벌써 몇 년 전부터 제목만 지어 놓고 준비만 했다. 글쓰기를 배워보니까 용기가 났다. 글은 매끈하게 못써도 자서전에 나의
한 젊은이가 매우 소중히 여기는 칼을 가지고 배를 탔다. 강 한복판에서 실수로 쥐고 있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놀란 이 사람은 얼른 주머니칼을 꺼내서 칼을 빠뜨린 부분의 배 밑바닥에 표시해 놓았다. 배가 언덕에 닿자 배 밑바닥에 표시해 놓은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칼을 찾았으나 칼은 없었다. - 각주구검(刻舟求劍)삶의 계단[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인생은 계단을 오르는 일이다. 높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중간에 평평한 공간을 만난다. 어떤 이는 잠시 쉬어가고, 어떤 이는 힘이 넘쳐 계속 오른다. 인생의 계단 어디쯤 청년과 노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김효근의 아트팝 뮤지컬 을 지난 9월 3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관람했다. 우리 고유의 정서와 감성이 담긴 시(詩)에 선율이 담긴 한국 가곡들이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졌다. 아트팝(Art Pop) 뮤지컬은 ‘가곡의 예술성에 대중성을 더했다’라는 의미의 뮤지컬의 새로운 시도이다.뮤지컬 은 ‘눈’, ‘첫사랑’,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김효근 작곡가의
청소년들에게만 “너의 꿈이 무엇이냐?” 묻는 것보다 70대 노인들에게도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물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 웰다잉을 묻는 것도 좋지만 “당신의 꿈이 무엇입니까?”가 아직도 유효합니다.- 윤혁,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히말라야에 샛별이 떴다. 히말라야에 어둠이 걷히고 산 아래 열두 개 부락에선 아침부터 전화벨이 요란하다. “한국에서 ‘새벼리&rsquo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을 찾아서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네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박인환 시선집』, 1955[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70년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의 조국은 참 많이도 변했다. “잃어버린 우리의 원형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짐작조차 하기 힘들어진 이 시대, 오늘날 이런 경제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 우리 민족은 얼마나 많은 댓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이유 풍경오늘도 구름 아래 국경을 만들고수많은 말과 미사일이 철조망을 넘는다폐병 환자들처럼 반목하며,숨 가빠 한다지구는 나날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남극의 하늘에선 자외선이 폭포처럼쏟아져 들어오는데,파란 우주 속에서 충돌하는행성을 본다- 인간에게 지능을 주었더니,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기사는 운전을 하면서 오랫동안 큰소리로 전화를 한다. 대한민국의 옛날 모습이라도 보는 듯하다. 산하에 풍경은 고국과 비슷하다. 내가 어디에 있던지 스마트폰만 들고 있으면, 세계는 이제 가히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겨울바람이 분다, 고향이 생각난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歲)밑에.멀리 종소리 들리면 허리에 책보를 두르고,논둑을 가로질러 학교를 뛰어가던 아이들머리가 커지면서 그 안에서는딸그락, 딸그락, 양은 도시락 소리가 났다화덕 난로 위에는 도시락들이층층이 쌓여 있었다.질척질척,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던 검정 고무신유난히 큰 박달나무가 버티고 섰던 교문공습을 피해 일제 시대 때 지어놓았던검정 판자 잇대어 있던 교실- 겨울바람이 분다, 윤재훈“어느 집 담 너머,가지를 늘어뜨린 감나무를 보면,문득 큰 집 뒤란의 감나무와할아버지 생각
꿈결 같은 야경의 도시 여수, ‘백리섬섬길’을 가다3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슬픈 뱃고동 소리를 들어보렴첫사랑 그 소녀는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최백호[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오는 도시 여수는, 2017년에 그 수가 무려 1,508만 명으로 제주도를 앞섰다. 인프
“나 다시 돌아갈래!”이창동 감독의 영화 에서 주인공 영호(설경구)가 달려오는 기차 앞에서 핏발 선 눈으로 절규하며 외친 대사다. 영화 이 개봉한지 20년이 지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창작 오페라로 새롭게 탄생했다. 영화가 오페라의 원작이 되는 일은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이건용, 오페라 ’의 초연을 지난 8월 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람했다. 우리 시대의 아픈 단면을 보여주었던 영화 이 어
MZ세대는 디지털 중심에 있는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일컫는다.이들은 ‘평생 저축해도 원하는 지역에 집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세대이다. MZ세대는 취업‧내집마련‧결혼을 포기한 세대라고 해서 '3포 세대'라고도 한다.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생각의 여름을 제작한 감독 김종재는 1988년에 태어난 MZ세대이다. 자신의 무기력했던 과거에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황인찬 시인의 시를 읽게 됐다. 감독은 시가 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MZ세대
'백만 송이 장미의 나라', 조지아세계의 통로, 실크로드를 지나면 생각이 많아진다.하늘이 준 이 아름다운 자연의 비경과 푸르른 하늘,그 아래 평화로운 지상.오랜 인류의 역사를 생각하면, 햇빛과 바람, 비에 풍화되어땅에 파묻힌 인류의 문명은, 많은 영감과 반성을 불러온다. [이모작뉴스 윤재훈기자] 갑자기 어디선가 노래가 나온다. ‘그때 그 사람으로’으로 대학가요제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심수봉 씨가, 1997에 불러 7080세대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곡이다. 그녀의 물기 어린 목소리
[이모작뉴스 김지수 기자] 연극 ‘장수상회’가 추석을 맞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특별 공연한다.출연진은 일명 ‘대학로 방탄노년단’ 배우 이순재, 신구, 손숙과 박정수가 출연한다. 신구와 손숙은 1970년대 초 국립극단에서 만나 오랜 세월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이에 이순재까지 연극에 흥행을 이끌어오며 자연스레 생긴 별명이다. 이 작품은 박근형·윤여정 주연 영화 '장수상회'(감독 강제규·2014)를 연극으로 옮긴 작품이다.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강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저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하나둘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여의도 비행장엔 불빛만 쓸쓸한데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한들 무엇하나궂은 비 내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이모작뉴스 허희재 기자] 은방울 자매의 노래 ‘마포종점’이 7월의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1968년 7월 발매된 ‘마포종점’은 운행을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중·장년 남성 50여명으로 구성된 ‘올드보이스콰이어’가 오는 10월 4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제6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2013년에 창단한 '올드보이스콰이어'는 경기도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친구야 나의 친구야'라는 타이틀로 모두 3부로 나뉘어 14곡을 들려준다. 1부에서는 ‘가을의 노래’ ‘나의 친구&
SBS 드라마 가 첫 회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스턴트맨 이승기와 신분을 숨긴 국정원 블랙요인 배수지(수지)의 케미(화학적 결합), 동명의 일본만화와 그 만화의 원작 소설 관계도 등 매혹적인 키워드 등이 어필한 탓이다.K-드라마의 우수한(?) 유전자는 글로벌에서 단연 최고수다. 엄지척이다. K드라마의 마법은 “의사나 변호사, 검사, 정치인 등 어떤 직업이 등장해도 결국 ‘러브스토리’로 귀결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이 마법은 에서도 작동되었다. 기획 4년 제작 1
“아~따, 쩌 놈의 피아노 소리 미춰버리겄구마잉! 뭔놈의 피아노를 또 새벽부터 쳤싼다냐?”최홍탁씨(61세)는 초등학교 5학년 땐가 자동 박자기계인 ‘메트로놈’을 적으라는 음악시험에서 ‘메추라기’라고 써내서 담임선생한테 엄청 매를 맞은 후로 음악의 ‘음’자도 듣기 싫어 60평생을 노래하고는 담을 쌓다시피 했었다. 자신의 신산한 삶이, 뭐 딱히 음악을 알지 못하는 것과 하등 상관없는 일이고 보면 홍탁씨의 음악에 대한 심드렁한 태도는 타박할 일은 못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