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궁극에 이뤄본 적이 있는가?
번성하는 여름
아침마다 마당에 나와 자연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커가는 모습은, 차라리 경이롭기까지 하다.
마치 십 대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 같다.
오늘 아침에는 하루하루 커가는
오이의 번식력에 감탄하다가,
다시 한 번 놀란다.
줄기를 따라 왕성하게 뻗어 내려가던 오이 넌출에서 뿌리가 나와
자기 잎을 뚫고 내려갔다.
뿜어져 나오던 열망을 주체할 수 없었나 보다,
살모사(殺母蛇)의 생태를 보는 듯도 하다.
어쩌면 잎사귀 아래 다른 화분의 흙냄새를 맡고
주체할 수 없는 열정에 뿌리를 내렸을까?
“이, 무한한 자연의 경이”
나도 한 번쯤 저렇게, 미쳐본 적이 있는가?
내 몸의 뼈를 뚫고 들어가, 저토록,
궁극에 이뤄본 적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