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洪凡植)씨는 70여 평생동안 세상의 갖가지 '법칙'을 지켜오면서 살다보니 어느덧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홍범식은 편모슬하 소년가장이나 다름없었고 비록 공부는 잘하지 못했으나, 지각 결석 한 번 하지 않아 초등학교 75명 졸업생 중 유일하게 6년 개근상을 받았다. 그 부상으로 삼거리 면장으로부터 "賞"이라고 큼지막한 도장이 찍힌 두툼한 영어사전을 받았으나 중학 갈 형편이 되지 못해 영어사전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특이하게도 어린 범식이는 세상의 모든 규칙이란 규칙은 무조건 지키라고 존재한다는 사실을 엄마 뱃속에서
오 헨리의 단편소설 를 기억하실 것이다. 두 친구가 20년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는 내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명은 도둑으로, 한 명은 도둑을 잡는 경찰로서 만난다. 오 헨리는 소설에서 두 친구가 예상을 뛰어넘는 역할로 만나게 하는데, 후회와 탄식이 저절로 나오는 기묘한 설정을 한다. 그의 소설이 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람의 인생이란 것이 다시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는 시간으로 전개되어서이다. 오늘은 소설 를 떠올리면서, 시니어에게 다가올 20년 후의 현실이 어떠할지 생각해보고 싶다.먼저 20년 후의
솔직한 글과 말, 마음을 열고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말과 살아있는 글을 대하게 되면 굳게 닫아 놓은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솔직함을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가슴 깊이 묻어 두고 밖으로 마음껏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면서 마음에도 없는 입술의 언어로 겉만 그럴싸하게 꾸며낸다. 이것이 예의바르다고 착각한다. 솔직한 말이 어떨 땐 자신의 생각이나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버릇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벽을 넘어야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다.비밀스럽고 부끄러운 일들을 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소풍가서 즐기는 보물찾기(treasure hunt)와 반대의 놀이인 ‘쓰레기 찾기(scavenger hunt)’ 게임은, 아이들이 싫어하거나 지루해하는 것을 팀을 짜서 모아오게 하는 일종의 교육적 경쟁놀이다.특히 야외 소풍 때 쓰레기 치우기는 바로 ‘쓰레기 모아오기 게임’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물론 그러한 방식이야 아직 순진한 아이들이니까 가능한 일일 터이지만, K광역시 남구 광복로에 거의 매일 모여서 노는(?) 중늙은이들에게는 어림없는 일인지 모른다. 집 근
가을 아침엔 청맹과니도 시인이 되겠다.FM의 아나운서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시 한 구절을 낭송하며 이토록 청명한 가을 아침에 편지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설거지를 하다 말고 잠시 멍해진다. 그 애는 출소했을까.작년 이맘때쯤이었다. 교회에서 전도사가 내게 두툼한 편지를 내밀었다. 모르는 이름이었다. 보낸 이의 주소는 경기도 안양의 사서함이었다. 사서함, 아들이 군대 갔을 때도 사서함으로 편지를 썼다. 누구지? 편지 봉투에는 분명히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편지 봉투가 너무 두툼해서 선뜻 열어볼 수가 없었다.집에 돌아와서야
‘오늘도 행복하세요~’ 채팅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종종 주고받는 말이다. 이런 문자를 받으면 ‘행복이 뭔지’ 고민하게 된다. 2018년 연말 발표된 전 세계 나라별 행복지수에서 우리나라는 57위에 올라있다. 행복지수는 그 나라 △국민1인당 GDP(국민총생산) △건강하게 사는 기대수명 △어려울 때 도와줄 친구, 친척 △선택의 자유 △관용(어려운 이웃을 지난날 도왔는가) △부패지수 등을 반영한 것이다.한국인이 바라는 행복한 모습은 아마도 능력(업적)과 성공의 일치일 것이다. 그러나 모 언론사가
캐톡, 천복순여사는 손을 뻗어 머리맡의 휴대폰을 열어본다. 역시‘반딸’이다. 화면 가득히 분홍빛 배롱나무 꽃이 마중을 나온다. 화사하다.어르신, 우리 아파트 앞에 배롱나무 꽃이 피었어요. 참 예쁘지요? 이 무더위에 식사는 잘 하세요? 입맛 없으셔도 꼭 식사하시고 물도 많이 드셔야 해요. 고마운 사람이다. 지금 오는 요양보호사하고는 근본부터가 다르다. 어찌나 늙은이 마음을 잘 살피는지 요양보호센터장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다.답답하지? 언제나 다시 올 수 있을까? 아직 서너 달은 지나야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예순둘이라고 했던가? 나보다 열 살이나 아랜데, 입술을 샐룩이다 휑하니 돌아서면 어쩌나? 송 씨는 30분이 지나도록 거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얼굴은 더 쭈글쭈글해지고 검버섯도 몇 개나 더 도드라졌다. 괜히 부아가 치민다.“아버님, 11시쯤 도착할 게요. 준비하고 기다리세요.”마치 자기가 맞선을 보는 양, 달뜬 며느리의 전화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혼자 지낸 지 벌써 1년이다. 1남 2녀가 모두 출가하여 같은 서울에서 살지만, 아무도 송 씨에게 관심을 두는 자식이 없다. 며느리만 이따
【이모작뉴스 김경 기자】 중장년층에게 옛 월미도는 청춘의 한 자락이 너울거리는 추억의 장소다. 월미도가 품은 바다경관을 즐기며 달려보는 ‘월미바다열차’가 오는 10월 8일 정식 개통된다. 추억여행에 재미 한 가지가 더해진다.월미바다열차(옛 월미은하열차)는 지난 2009년 개통예정이었으나 안전성 문제 등으로 멈춰 선 후 10년 만에 정식 운행된다.월미은하레일은 인천시가 월미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한 것으로, 계획대로라면 월미바다열차(옛 월미은하레일)는 2009년 7월 인천에서 개최된 도시축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동부지방산림청 평창국유림관리소는 추석 성묘객과 벌초객의 편의 제공을 위해 8월 26일부터 오는 9월15일까지 평창지역 국유림 임도를 한시적으로 개방한다.평창지역 관내에는 22개 노선 382㎞의 임도가 있다. 이 중 이번에는 15개만 개방된다.대관령면 유천리, 봉평면 흥정리, 대화면 하안미리, 진부면 장전리·봉산리·막동리·화의리 등 7개 지역은 산림유전자보호구역, 산불·안전사고 취약지 등의 산림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개방하지 않는다.임도는 일반도로보다
Y씨(당 65세)는 마누라 등쌀에 평생 잘 안 가던 백화점에 들렀다. 체크카드에 남은 돈으로 마누라에게 만원짜리 여름 바닷가用 후레아 치마라도 한 벌 사줄 요량이었다.백화점 객장은 평일인데도 별의별 쇼핑객들로 붐볐다. 불황이니 어쩌니, 장사가 안 돼 못 살겠다는 말도 모두 허사로 들릴 정도였다. 유년시절 시골 오일장터(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것은 없는)에서 보았던 점포들이 이제는 초현대화 된 백화점에서 Y씨는 살짝 현기증을 느꼈다. 그때, 목에 줄을 매단, 귀엽게 생긴 애완견을 한 마리 마주했다. 순간, 백화점에서는 결코 해서는 안
【이모작뉴스 이정기 기자】 50+중부캠퍼스 주관 인턴십 연계 시니어비즈니스 교육수료자 22명으로 구성된 시니어브릿지는 8월 21일 오후 7시 ‘시니어기자되기' 글쓰기 특강을 열었다.이날 강사로 초청된 (주)투데이신문사 박애경 대표는 50세 이상이 기자가되어 뉴스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이모작뉴스’에 대한 소개와 함께 기사작성법에 대해 설명했다.이날 강의에 참석한 시니어브릿지 회원 6명은 스트레이트 및 피처기사 작성법에 관한 사례를 살펴보고, 리드문, 본문, 기사내용 압축, 제목 붙이기 등과 같은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울산시는 정부의 노인일자리 시장형 초기투자비 공모사업에 ‘노인이 조리하는 건강한 동행’이 선정됐다고 8월 19일 밝혔다.보건복지부 소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신규 일자리 아이템을 발굴하고자 마련됐다.울산시의 ‘노인이 조리하는 건강한 동행’은 태화강 국가 정원 내 백리대숲 간벌 대나무를 활용한 ‘대나무 영양밥+언양식 불고기’ 식당 운영에 노인 25명이 참여한다.사업비는 이번 공모사업 선
틀딱충, 노슬아치, 노인충이라는 말이 있다. 나를 향한 단어가 아니라도 보는 순간 기분이 나빠지는데, 혐오와 비하를 표현하는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틀딱충”은 틀니가 딱딱 부딪히는 소리라는 앞 글자를 따고, 벌레충(蟲)의 한자를 따서 합성한 단어이다. “노인충”은 노인이라는 단어에 벌레충(蟲)이라는 한자를 합성한 단어이다. 이들 단어는 모두 젊은 층들과 괴리되어 수구적인 성향을 나타내거나 몰지각한 노인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낱말이다. “노슬아치” 또한 노인과 벼슬아치
6월 말인데도 산중턱에 자리한 방갈로 안은 서늘하다 못해 싸늘하다. 송아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기고 윤주, 미숙과 나란히 누웠다. 셋은 여고시절부터 삼총사였다.“방갈로로 오길 정말 잘했다. 그치?”윤주가 방실거리며 모깃소리를 낸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이라도 온 기분이다. 셋만의 빛의 속도가 유효했다. 쉰둘의 나이에서 십 대의 풋풋한 소녀시대로 되돌아온 것이다. 미니스커트와 핫팬츠로 거리를 활보하던 그때처럼 셋은 한참을 재재거리다가 스르르 잠이 든다.불현듯 송아는 인기척을 느낀다. 뭉게구름처럼 보드라운 생명
-1-Y씨(69세)는 6.25 피난민 2세이다. 전쟁통에 피폐한 농촌에서 태어난 터라 필설로는 다 못할 고생살이로 유년을 보냈다. 소년기부터는 깔뚱이(*) 신세를 면치 못했으나 심성이 착하고 성실하여 청년기가 되면서 제법 상일꾼 반열에 접어들었고 어렵사리 수루메(오징어) 귀때기보다 작기는 해도 논밭도 장만하였다.하지만, 어릴 적부터 워낙 못 묵고 못 살던 것이 한이 되어 돈이라고는 전혀 쓸 줄도 모른 채 그저 오그려 쥐고만 있는 것이 어쩔 때는 너무 안쓰러울 정도였다.그러던 짠돌이 Y씨가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게 가끔씩 풍년초담배
100세를 바라보는 요즘 시대에 건강을 발목 잡는 것이 있으니, 바로 혈관질환이다. 심장은 우리 몸에 피를 공급해주고 심장 자체에 피를 보내주는 일을 하며,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하루 약 10만 번 이상의 펌프질을 하는 심장의 건강을 위해서는 심장에 피와 산소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을 비롯한 주변 혈관이 청결해야 한다.무병장수의 시작, 혈관 건강“난 한 놈만 패”, 영화 으로 유명해진 배우 유오성 씨의 극중 명대사다. 주유소에서 철가방 배달부 패거리들과 패싸움이 붙었는데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을 일컬어 ‘카우치 포테이토’라고 한다. 최근에는 하루 종일 일만 하는 사람을 빗대어 ‘데스크 포테이토’라는 관련어가 생기기도 했다. 바쁜 현대생활에서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기 위해 빨리 먹는 우리네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조금은 슬프지만 고쳐야 할 습관임은 분명하다.15분 이상 식사해야 포만감 느껴져건강을 결정짓는 제1요소는 식습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체에 필요한 영양 성분을 고루 챙겨 먹는 것은 건강 유지의 기본일 것이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리더(leader)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리드하는가에 따라 가치 있는 인생일수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가치 있는 인생을 운용하기 위해 개인의 잠재력을 일깨워 기업가적 리더십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가 있다. 바로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이다.이경환 교수가 말하는 기업가적 리더십은 조직경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의 인생경영에도 해당된다. 이경환 박사는 개인의 인성을 ⧍창의 ⧍정서지능 ⧍자아실현 자유의지 ⧍자기정화 ⧍가치화라는 5가지 역량으로 구성된다고 한다.그는 이것을
해가 솟았다.잔잔한 바다위로 마침내 손톱만한 불덩이가 불쑥 솟아올랐다. “해다~해가 보인다” 늘 맞이하는 아침이지만 그날만큼은 뭔가 새로운 아침 같았다.“해야 떠라~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딘 얼굴 솟아라~” 80년대 따라 불렀던 노랫말처럼 오늘 그런 해가 성산일출봉에 떴다.우리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 어둠을 뚫고 숙소를 나섰다. 아침이라 그런지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길은 라이딩만큼이나 땀났다. 마침내 쟁반처럼 둥글게 펼쳐진 정상에 오르니 서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