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규중 칠우(閨中七友)는 부인내 방 가온데 일곱 벗이니 글하는 선배는 필묵(筆墨)과 조희, 벼루로 문방 사우(文房四友)를 삼았나니 규중 녀잰들 홀로 어찌 벗이 없으리오. ...(중략)... 바늘로 세요 각시(細腰閣氏)라 하고, 척을 척 부인(戚夫人)이라 하고, 가위로 교두 각시(交頭閣氏)라 하고 인두로 인화 부인(引火夫人)이라 하고...
- ' 규중칠우쟁론기' 중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북촌에서 조선시대 여류수필 <규중칠우쟁론기(閨中七友爭論記)>에 묘사된 ‘규방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실제 전통 가옥의 안채인 ‘규방(閨房)’을 중심으로, 전시와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연잎 다포, 색동 메밀 베개, 색동 공깃돌 등 만들기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서울시는 11월 10일부터 11월 19일까지 북촌문화센터에서 ‘11월의 북촌도락(北村道樂) - 실에 꿴 바늘 따라오듯’을 개최한다. 행사는 ▲마으미 규방공예 전 ▲계동 마님의 안방 보물찾기 ▲공예품 체험 프로그램 ▲민속놀이 체험으로 구성된다.
10일부터 19일까지는 ‘마으미(美) 연구회’의 ‘마으美 규방공예 展’이 열린다. 전시에서는 전통 바느질로 다양한 생활소품, 장식을 탄생시킨 침선(針線) 공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행사 기간 내 토요일인 11일과 18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계동 마님의 안방 보물찾기’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여자는 <규중칠우쟁론기(閨中七友爭論記)>에 등장하는 일곱 가지 안방 기물을 주제로, 한옥의 생활문화와 전통공예, 우리 문학을 두루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18일에는 바느질 등 수공예로 실용적인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이 마련된다.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는 만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주 천에 바느질로 둥근 연잎 모양 잎맥을 표현해 보는 ‘연잎 다포 만들기’와 ‘색동 메밀 베개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한지를 활용해 귀한 실과 조각천을 보관하던 ‘색실 첩 만들기’, 색동천과 모래 자갈을 이용해 간단한 바느질로 ‘색동 공깃돌 만들기’도 준비됐다. 또 한옥 마당과 정자 곳곳에서는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도 운영된다.
옛날부터 ‘계동 마님댁’이라 불렸던 북촌문화센터는 조선 말기 양반 가옥이자 당시 집주인이었던 계동 마님 이규숙의 공간이다. 서울시는 이 공간을 활용하여, 이번 북촌도락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계동마님댁 안방에서 만나는 일곱 가지 벗 ‘규중칠우(閨中七友)’를 소재로 섬세한 창작과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다.
11월의 ‘북촌도락’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방문 신청은 사전 예약과 현장 신청을 병행하여 운영되고 신청은 11월 2일부터 선착순 모집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북촌도락’은 계동 근대 한옥 안채를 중심으로 전통 가옥의 특징과 규방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서울 공공 한옥에서 열리는 한옥 리빙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