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뇌의 소유자들, 30년 젊게 사는...‘슈퍼에이저’의 4가지 생활습관

이상수 기자
  • 입력 2023.12.06 17:30
  • 수정 2023.12.0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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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80세 이상 사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80세가 넘어서 30년 이상 젊은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슈퍼에이저’의 비결은 무엇일까. 활동, 도전, 관계, 탐닉에 답이 있었다.

‘슈퍼에이저(SuperAger)’에 관한 연구는 노스웨스턴대학의 파인버그 의과대학(Feinberg School of medicine)이 선구적이다. 그들이 말하는 ‘슈퍼에이저’의 정의는 “최소 30년 젊은 사람의 기억 능력을 갖춘 80세 이상의 성인”이다. 한마디로 치매는커녕 여전히 ‘싱싱한’ 뇌의 소유자들이다.

파인버그 의과대학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 단층촬영(PET) 기술, 심지어 사망자의 뇌를 기증받아 슈퍼에이저의 뇌를 추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일반 노령층의 연간 뇌량 손실이 약 2.24 %인 반면, 슈퍼에이저는 약 1.06% 감소했다. 일반 노령층의 뇌 노화가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즉, 슈퍼에이저는 또래보다 ’뇌 용량을 더 천천히 잃어 치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셈이다.

그럼, 무엇이 슈퍼에이저를 만드는가? 유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 그들의 생할 습관을 들여다보는 것이 답이다. 노스웨스턴 의대의 노인병 전문의 리 에이 린드퀴스트(Lee A. Lindquist)는 슈퍼에이저의 일반적인 생활습관 4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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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동적인 삶을 즐겨라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사람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3배나 높다. 체질량지수를 낮추는 방법은 움직이는 것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의 운동만으로도 발병률을 낮춘다. 신체활동은 산소 섭취량을 증가시킨다. 산소 섭취량이 증가하면 신체가 최적의 기능을 발휘한다. 운동은 심장에 도움이 되고 근육을 강화해 낙상의 위험도 줄여준다. 하지만 나이 들어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다. 슈퍼에이저가 되기 위한 최적은 운동량은 얼마일까?

슈퍼에이저가 되기 위한 최적 운동량 꿀팁

최대산소섭취량(VO2 max)은 운동강도와 관계한다. 운동강도는 최대심박수와 비례한다. 운동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최대 심박수로 운동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면 된다. 내 나이가 70이면 최대심박수는 150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최대심박수의 50%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차차 최대 70%까지 늘리는 게 좋다. 기능성 손목시계가 없어도 호흡에 무리가 없는 정도에서 약간 땀이 나는 정도면 된다. 그리고 어떤 운동이든 마지막 짧은 기간 동안 운동강도를 높이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일주일 3~5일, 20분에서 40분이면 충분하다. 슈퍼에이저가 되기를 원한다면 이 정도의 투자는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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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신적 도전을 즐겨라

정신 활동은 신체 활동만큼 중요하다. 스도쿠나 낱말 퍼즐은 고전적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 진짜 도전이다. 익숙하지 않은 주제의 기사와 책을 읽는 것, 익숙하지 않은 영역의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뇌를 자극하여 ‘뇌 가소성’을 높인다. 뜨개질을 배우는 것, 익숙하지 않은 다른 길로 귀갓길로 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뭐든지 뇌를 자극할 만한 새로운 도전 거리를 찾으면 된다.

뇌 자극을 최대화할 수 있는 두 가지 팁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곧 그 사람의 세계’라 했다. 한 사람이 표현에 사용하는 어휘가 많을수록 그 사람의 세계는 넓다. 하나의 외국어를 배우면 그 사람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로 넓어진다. 낯선 언어의 어휘는 뇌 속 신경세포의 결합을 폭발시킨다. 낯선 언어가 두려움이 아닌 설렘으로 다가온다면 긍정적 도파민의 원천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글을 쓰는 행위다. 글을 쓰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지적 행위이자 뇌 자극제이다. 우선 손을 쓴다. 손을 많이 써서 놀았던 아이의 뇌가 더 창조적이다. 문맥에 맞는 낱말을 선택하고 논리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뇌를 싱싱하게 부활시키는 최고의 뇌 운동이다. 어렵고 긴 글을 쓸 필요도 없다. 한 토막 일기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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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회적 관계를 즐겨라

은퇴하는 순간 인간관계의 단절은 가속화된다. 봉사활동이든 취미활동이든 새로운 사회적 네트워크의 재구축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강한 사회적 관계는 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주의력 영역을 자극하고 강화한다. 폰 이코노모 뉴런(Von Economo neuron)이라 불리는 이 영역은 사회적 관계와 인식을 처리한다. 린드퀴스트 박사가 말하는 부검 결과는 놀라웠다. 슈퍼에이저가 80대 평균 사람보다 이 뉴런 수가 4~5배 많았다.

내성적인 사람의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팁

나이 들수록 고독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어차피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이 세상 올 때도 혼자였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다 좋은 말인데 계속 그리 살 수는 없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남은 나의 거울이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내면의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깊은 인간관계가 아니어도 가능한 사회적 네트워크 속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이 심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봉사활동과 취미활동이 그 예이다. 개인적 관계가 깊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모둠이 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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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좋아하는 것을 탐닉하라

동호회 친구와 매일 저녁 술 한잔을 기울이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나쁠까. 린드퀴스트 박사에 따르면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23% 낮다고 한다. 물론 중요한 것은 절제다. 권장량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것은 알코올성 치매와 중독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

‘탐닉’의 다른 이름은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이 들었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 ‘나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순간 뇌는 그 나이에 반응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바이크 여행이든, 캠핑이든, 마음속 탐험이든, 나이가 들어도 그 고유의 욕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슈퍼에이저의 특징이다.

‘탐닉’과 ‘중독’을 구별하는 팁

탐닉은 긍정적이고 중독은 부정적이다. 즐겁고, 몰입하여 정신적 에너지가 고양하면 탐닉이고, 차차 기분이 안 좋아지고 죄의식이 들면 중독이다. 적당히 오가는 술잔과 유쾌한 이야기는 즐거운 향연이지만 화가 나서 들이키는 술은 독배이다. 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나’이다. 순간순간 나를 바라보고 나의 기분을 살피면 그 행위의 진실을 알 수 있다.

슈퍼에이저의 가장 큰 매력은 뇌 사진 속에 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활발하게 작동하는 뇌의 회로가 그들의 비결이다. 마음은 뇌를 자극하고 뇌는 감정을 일으켜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한계를 갖지 않고 끊임없이 탐험하고 도전하려는 마음이 슈퍼에이저가 되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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