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마을공동체에 코로나가 준 선물...위기를 기회로 ‘대덕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노년반격] 마을공동체에 코로나가 준 선물...위기를 기회로 ‘대덕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 김남기 기자
  • 승인 2021.06.24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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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에서 ‘정’, ‘땀’, ‘눈물’, ‘웃음’을 만나다

(대덕구마을공동체인원센터 왼쪽부터 배은영 미디어담당, 홍은영 센터장, 송직근 사무국장.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대덕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2019년 8월 1일 마련됐다. 2년 남짓 동안 대덕구에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주민들이 혼자보다는 여럿이, 경쟁보다는 협력과 협동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센터의 핵심인력인 홍은영 센터장, 송직근 사무국장, 배은열 미디어담당을 만나, 그동안의 활동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공동체의 기본은 만남인데~ 코로나로 사업반납 해야겠어요”
공동체의 애로사항 현장에서 답을 구하다

(코로나 이후, 공동체 돌봄 마을계획세우기 현장. 사진=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제공)

코로나로 인해 대덕구의 61개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 왔다. 공동체들은 매년 교류회를 통해 여러 문제들을 서로 얘기하고, 교육도 받으면서 사업을 운영하는데, 코로나가 방해꾼이 됐다. 공동체들은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을 포기하고, 반납을 하려했다.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었어요. 공동체에 몇 번이고, 찾아가 그들의 민원을 경청하고, 해결하려고 했죠. 센터 직원들이 모두 현장에 가서 애로사항을 하나씩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해결방안은 결국 현장에서 함께 연구하고, 비대면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 홍은영 센터장

“스마트폰도 못하는데 ‘줌’이 뭔 필요가 있어”
코로나 위기가 준 뜻밖의 선물

(줌 교육생 모집 포스터)

마을공동체들에게 비대면시대의 파장은 의외로 컸다. 소통은 사라지고, 모두들 손을 놓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생각해 낸 것이 비대면 소통 방식인 ‘줌(zoom)’을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2G폰을 쓰거나, 스마트폰을 쓸 줄도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고, ‘줌’교육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센터는 비대면 소통이 마을공동체들이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줌’교육을 강행했다. 센터교육과 마을 현장에서 교육을 병행해서 실시했다. 처음 교육을 할 때는, 교육생들이 집중하기 어려웠으나, 차츰 적응하며, 매우 즐거워했다. 많은 마을공동체분들은 ‘줌’은 어렵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멀리 있는 손주와 친구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제는 할머니들이 집에서 핸드폰을 보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집에서 상담 심리 치료 등을 받게 됐다. 

비대면시대, 스마트폰 줌교육이 가져온 변화의 파장은 매우 컸다. 코로나로 인한 마을공동체의 위기가 오히려 소통채널의 다양성을 가져 온 기회였다.

“밥 안 해주고 어딜 가나 했더니, 엄마 정말 위대한 일을 하는구나, 고마워”
‘공동체한마당’ 유튜브 라이브로 뜨다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공동체한마당' 유튜브라이브 현장 캡쳐)

매년 공동체지원센터는 성과공유회 행사를 연말에 실시한다. 각 마을공동체 별로 그동안의 실적과 운영사례 등을 발표하는 자리이다. 작년에는 이 행사를 실시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센터는 유튜브 라이브 방식으로 ‘공동체한마당’을 기획했다. 보통 이 행사는 센터가 기획하면, 공동체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센터는 이런 틀을 벗어나 공동체분들과 힘을 합쳐 행사를 기획했다. 수십 차례 격론과 논의 끝에, 전문가의 도움을 더해 61개 공동체가 함께하는 ‘공동체한마당’을 6일간 열었다. 하루에 4시간씩 유튜브로 라이브방송을 했다. 이 방송이 소문을 타고,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방송에 참여한 분들이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고, 가족과 지인이 그동안 공동체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엄마의 활동상을 유튜브로 본 한 자녀의 격려 메시지가 눈에 띤다. “엄마는 매일 바빠서 저녁을 가끔 잘 안 해주었는데, 엄마가 이렇게 위대한 일을 하고 있구나, 엄마 고마워~”

어떤 분은 부산, 서울, 인천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와서 “네가 이런 일을 하는지 몰랐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아! 내가 하는 일이 이 수고로움이 누군가에게는 지지를 받는구나”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유튜브 라이브의 파장이 커지면서 공동체간의 유대감도 커지고, 대덕구 이외에도 전국에서 시청자가 늘기 시작했다.

대덕구에 부는 ‘행복한 눈물’ 에피소드

# 하나. 생애 첫 명함, “내 이름을 찾아줘서 고마워요”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에 전시된 공동체 명함. 촬영=김남기기자)

센터는 공동체 분들에게 명함을 만들어준 일이 있었다. 공동체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화가에게 보냈고, 그 느낌을 담아 명함으로 표현해 만들게 됐다.

어떤 분들은, 명함의 종이가 나무 몇 그루를 헤친다. 또 명함은 쓸데도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명함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홍보차원에서 만들게 됐다.

그런데 한 분이 “태어나서 처음 저는 명함을 받습니다”며, “내 이름이 박힌 명함을 처음 받았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명함을 손주들하고, 남편하고 주변사람에게 돌리고 싶어요.”했다. 누구에게는 한 번도 이름이 불려 본 적이 없고, 누구 엄마로만 불렸던 한(恨)이 공동체에서 자신의 역할과 이름을 찾게 되어 행복한 울음으로 풀렸다.

# 둘. 나를 위한 케이크! 아끼는 사람을 위한 케이크! “저를 키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념일 케이크 전달 이벤트. 사진=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제공)

코로나로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사업을 포기하려고 했다.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고민 끝에 한팀에서 ‘아이들 케이크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나를 위한 케이크, 내가 아끼는 사람을 위한 케이크’를 만들어서 전달해 주는 사업이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케이크 만들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었고, 유튜브로 보여주자 신나게 케이크 만들기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만들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이후 완성된 케이크를 부모님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동행취재를 했다. 한 아이는 부모님이 안 계셔서 고모님이 키워 주셨는데, 고모가 운영하는 세탁소를 방문을 했다. 이 아이가 케이크를 들고 어색해하며, 망설이자, 옆에 있는 엄마들이 “부모님을 위해서 만들었데요. 받으세요”라며, 아이에게 너도 한마디 해 그랬더니, 눈도 못 마주치고 “저를 키워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고모님은 “잘 커 줘서 고마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셋. 안전한 마을살이 집수리 할아버지들, “마을은 이웃이 제일 잘 알지요”

(마을 집수리팀 '동심회'활동 모습. 사진=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제공)

“집 앞이 너무 어두워서 다치는 어르신들이 많아”
“전등 수전 교체, 우리가 하면 금방이지 어르신들에게는 큰일 거리야”
“큰 공사는 행정이나 복지기관에서 도움을 받는데 정작 필요한 작은 공사는 도움 받을 곳이 없어”

마을은 이웃이 가장 잘 안다. 어르신들의 안전한 마을살이를 위해 집수리 전문가들이 뭉쳤다. 이 집수리 팀의 할아버지들은 소싯적에 했던 집수리 노하우를 가지고 사업에 참여했다. 독거노인이나, 사회복지시설에 손볼 것이 많다. 일일이 지역사회에서 돌볼 수 없었던 사소한 일조차 집수리 할아버지들에게는 보람이었고, 감사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분들이 사회적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사회적기업도, 협동조합도 모르시던 분들이 집수리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집수리에 들어가는 재료비와 사업비를 아껴, 사회적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소중한 일자리도 얻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적으로 기여하며, 그들은 인생이모작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 아이들이 돌아다니면, ‘너 어디 가니, 밥은 먹었어’ 이렇게 물어 주는 동네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아무도 나에게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곁에서 말을 걸어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스스로 재밌게 살 수 있는 공동체문화를 널리 펼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지원센터는 말벗이 필요한 분들에게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어르신 식사하셨어요’

- 홍은영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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