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배달음식, '다회용기' 사용 기본으로 해야...일회용기 선택사항으로

심현주 기자
  • 입력 2023.11.01 16:12
  • 수정 2023.11.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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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 서비스의 이용률은 매우 낮다. 정책을 시행한 지 2년이 지나고 있음에도, 배달 음식 다회용기 서비스는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을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특히 배달 플랫폼 내 시스템 변화와 포장 용기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요구된다.

다회용기 주문 건수 '월평균 7건'

서울시는 2021년부터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했다. 2023년 6월에는 다회용기 서비스 지역이 10개 지자체로 확대했다. 그러나 녹색연합에 따르면, 6월 이후, 4개월 동안 다회용기 평균 이용 건수는 7건이었다. 배달 주문 건수가 가장 많았던 8월에도 8건 정도에 그쳤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의 다회용기 운영 음식점은 총 1,290개소, 누적 주문 건수 총 102,685건이다. 서울시는 2021년 10월부터 배달 플랫폼과 협력해 배달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 서비스 정책을 추진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배달 플랫폼 3곳이 추가로 다회용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배달의 민족이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시는 2023년 6월부터 서비스 지역을 총 10개 지역으로 확대하면서 음식점 수와 주문 건수가 증가했다.

서울시 배달음식 다회용기 총 주문 건수와 음식점 당 다회용기 주문건수. 그래프=녹색연합 제공
 

그러나 음식점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 사용 평균 주문 건수는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평균 주문 건수가 2022년 12월 총 15여 건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지난 9월은 7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온라인 음식 전체 매출은 증가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 현황. 그래프=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이 통계청의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을 비교한 결과, 2023년 5월부터 8월까지의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따라서, 음식 서비스 거래 금액이 줄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매출 변화로 인해 배달 앱의 다회용기 주문 건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음식점과 서비스 거래 지역이 확대되더라도, 다회용기의 평균 주문 건수가 증가해야 한다. 평균 주문 건수가 줄어든다면, 음식점주 입장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음식 배달과 포장 시 다회용기 사용이 확대되지 않으면, 일회용기 사용 저감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되어야 한다.

배달 플랫폼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배달 플랫폼 이용자가 ‘다회용기’를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배달 플랫폼 이용자는 배달 주문 시, 주문 음식을 먼저 검색한다. ‘다회용기’나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제로 식당’을 검색하지 않는다. 다회용기를 쓰기 위해서 음식을 주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달 플랫폼 내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주문 음식 종류나 음식점 선택할 때에 다회용기 정보를 먼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점 정보 메뉴에서 ‘다회용기 아이콘’이 보일 수 있도록 다회용기 아이콘을 만들어 정보 이미지를 변경한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다회용기 선택은 결제 단계에서 확인되므로, 음식점을 선택하는 데 있어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점의 ‘다회용기 사용 여부에 대한 정보’가 가격, 평점, 서비스 등과 함께 정보로 제공되는 방법도 있다. 배달 플랫폼 이용자가 음식점 정보 메뉴에서 다회용기 아이콘을 지나쳤을 경우에도, 해당 음식점이 다회용기 사용하는지 여부를 알아차리기 쉽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배달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음식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다회용기 사용 식당을 상위에 노출하는 등 다회용기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

다회용기 장점, 적극 홍보 필요

실제로, 다회용기를 이용했던 이용자의 후기를 살펴본 결과, 긍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먼저, 스테인리스 용기에 음식이 담겨오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때보다 음식이 따뜻하게 배달되었다고 전했다. 또 음식이 남을 경우, 음식물을 용기에 담아 그대로 반납할 수 있어서 편리한 점도 있었다. 아울러, 다회용기 사용시 한국환경공단의 탄소중립 포인트와 배달앱의 할인쿠폰을 제공받을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다회용기 이용자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기지 않아서 이후 분리수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가장 만족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배달 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서울시와 지자체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식의 홍보가 필요하다.

발상의 전환 필요

보편적이었던 짜장면 다회용기 그릇. ⓒ게티이미지뱅크 

90년대까지만 해도, 짜장면을 시키면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배달·포장 시 일회용기의 사용이 보편화되었다. 편리함과 위생이 이유였다. 그 결과, 일회용기 사용이 보편화되고 플라스틱 사용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그래서 다회용기 사용을 권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일회용기 사용을 기본으로한 채, 다회용기 사용을 선택하는 방식이 되었다.

(왼)현재 배달의 민족 결제화면, (오)발상의 전환을 적용한 결제화면. ⓒ이모작뉴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다회용기 사용을 보편화하는 것이다. 다회용기 사용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시에만 일회용기 사용을 선택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어야 한다. 

자원재활용법 개정 필요

2023년 3월, 자원재활용법이 개정되었다. 자원재활용법 10조 2항 1호에 따르면, 무인 정보 단말기로 포장·배달을 주문할 경우,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미 배달 플랫폼에서는 일회용 수저 안 받기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일회용품 사용 저감효과를 높이려면, 일회용 수저뿐 아니라 일회용기에 대한 사용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현행 자원재활용법에서는 포장·배달 시 일회용품이 규제가 예외로 적용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량 저감을 위해서, 음식 포장 용기도 일회용품 규제 품목에 포함되도록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배달 다회용기.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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