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리빙랩교류@요코하마③] 일본의 대학로, 웰빙거리 ‘오야마치’ 리빙랩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11.29 17:39
  • 수정 2024.03.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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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일본의 제5회 전국 리빙랩 네트워크회의가 지난 11월12일 요코하마시청 아트리움에서, 열렸다. 첫번째 기조강연에서 사카쿠라 교스케 도쿄도시대학 도시생활학부 교수는 ‘웰빙 사회를 향한 앞으로의 공동 창조’를 주제로 지역사회의 웰빙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다양한 리빙랩 사업을 소개했다. 시민사회의 참여, 협동, 지원 관리 구조 등 주민들이 웰빙거리를 만들어 가기 위한 지역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한다.

<strong>2023년 11월 2일 ‘오야마치’ 거리 세미나 모습. 사진=</strong>사카쿠라 교수 제공<strong></strong><br>
2023년 11월 2일 ‘오야마치’ 거리 세미나 모습.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프롤로그

2023년 11월 2일 ‘오야마치’ 거리 세미나
‘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멋진 곳’

이번 주 세미나는 ‘오야마치’지역 호코 하늘 아래에서, ’해피 로드를 보다 해피로(路)‘ 비전 만들기를 주제로 거리의 ‘미팅 플레이스’를 가졌다. 사카쿠라 도쿄도시대학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미치유쿠 사람에게도 의견을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부풀려 간다.

“‘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멋진 곳’이 있으면 좋겠다.”
“오야마치만의 음식, 게스트하우스, 목욕탕 등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는 기회로 가득한 거리를 만들고 싶다.”
“오야마치가 추구하는 소중한 만남을 기억하는 장소가 마을에 늘어났으면 좋겠다.” 
이렇게 밤늦도록 브레인스토밍은 이어져 갔다.

사카쿠라 교스케 도쿄도시대학 도시생활학부 교수가 기조 강연에서 ‘웰빙 사회를 향한 앞으로의 공동 창조’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사카쿠라 교스케 도쿄도시대학 도시생활학부 교수가 기조 강연에서 ‘웰빙 사회를 향한 앞으로의 공동 창조’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좋은 연결’을 늘리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 사카쿠라 교수

커뮤니티 매니지먼트...‘좋은 마을 만들기’ 리빙랩

&nbsp;&nbsp;커뮤니티 매니지먼트 '협동플랫폼'. 그래픽=사카쿠라 교수 제공
  커뮤니티 매니지먼트 '협동플랫폼'. 그래픽=사카쿠라 교수 제공

미래의 사회는, 커뮤니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간끼리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 관계는 자발적이고, 타인으로부터 강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본질을 말하고, 서로 돕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결합해 갈 수 있는 장이 ‘협동플랫폼’이다. 관계성 그 자체를 만들 수는 없지만, 참가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관계하고, 본령을 발휘해 활약할 수 있는 장소의 설계는 가능하다.

커뮤니티 매니지먼트는, 이러한 플랫폼 설계의 관점에서, 다양한 커뮤니티의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커뮤니티 형성 수법을 입안·실시하기 위한 실천적인 학문이다. 강한 연결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 걸맞은 관계성을 마련하기 위한 ‘연결의 사회기술’이다.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젝트

오야마치 거리에 커뮤니티 디자인 연구실.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거리에 커뮤니티 디자인 연구실.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거리에 작은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1층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2층은 웰빙 리빙랩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을 거점으로 마을 안의 의료, 복지, 환경, 그리고 교육 등 온갖 문제를 안고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보다 행복하고, 웰빙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실천을 거듭하고 있다.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마을 만들기, 지역웰빙, 지역돌봄 등을 위해 사람과 사람 연결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쿄도시대학 사카쿠라 안스케 교수는 커뮤니티 경영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실에는 일본의 도심지 상점가를 중심으로 리빙랩을 이용한 커뮤니티를 실험하고 실증사업을 통해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일본의 초고령사회, 인구감소, 지역소멸 등 당면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중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 안전망 그리고 지역사회의 커뮤니티형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지역, 사람과 자원을 창조적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오야마치 리빙랩(Oyamachi Living Lab)

오야마치 리빙랩. 그래픽=김남기 기자
오야마치 리빙랩. 그래픽=김남기 기자

근처에 살았지만 좀처럼 만나지 않은 사람들이,
만남의 장이 펼쳐지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움직임이 잇달아 태어났다.
지역에 살고 있다는 실감을 한 것이다.

- 사카쿠라 교수

‘오야마치 프로젝트’는 도쿄 세타가야구 오야마다이 주변 지역으로, 상점가·초중학교·대학·지역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울타리를 넘어 모이는 커뮤니티이다. 주민들은 각자의 자원을 모아 자기 손으로 거리에서의 생활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활동을 한다. 실제로 거리의 다양한 세대 사람들과의 만남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활동이 마련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미래의 ‘오야마치’를 그리면서 거리의 누군가가 '하고 싶다'를 외치면, 함께 만들어 가는 리빙랩을 실천하고 있다.

오야마치 프로젝트 맵. 그림=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프로젝트 맵. 그림=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프로젝트는 2016년 11월 13일 오픈 하우스를 만들었다. 작년 11월부터, 아이들과 지역의 주민들은 ‘마음 편안히 안심할 만남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을 말하기 시작한 첫 워크숍으로부터 1년 만의 일이다. 아이들은, 정말로 자신들을 위한 아지트가 생겨 기뻐했다. 이렇게 ‘오야마치 프로젝트’의 서막은 조촐하게 시작됐다.

2016년 11월 13일 오픈 하우스에 참가한 아이들과 주민, 관계자들.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2016년 11월 13일 오픈 하우스에 참가한 아이들과 주민, 관계자들.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이후 2019년 사단법인 오야마치 프로젝트가 설립되었고, 지역의료 프로젝트를 시작해,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전개했다. 또한 새로운 생활의 장소로서, 상점가의 재구축사업으로, 주민이 함께 생활을 만들어 가는 실험실을 만들어 갔다. 상점가를 웰빙디자인하고, 교육부문에서 오야마다이 초등학교에서 SDGs 수업을 진행했다. 지역의료 연구와 거리의 보건실을 개설하기도 했다.

‘오야마치 프로젝트’ 발기인.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프로젝트’ 발기인.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프로젝트’ 주춧돌은 네 사람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사카쿠라 도쿄도시대 교수, 학교 앞 오야마치 거리에 3대째 학교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타카노 유타, 그리고 와타나베 리에다 오야마다이 초등학교 교장, 진무 나오히코 아버지 모임 회장은 도쿄도시대 앞 오야마치 지역의 해피로드 상가에 행복한 마을만들기로 한 것이다.

먼저, 사카쿠라 교수는 ‘거리 세미나’를 열었다. ‘30년 후, 오야마치 거리에서 어떻게 살고 싶어?’라는 화두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거리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오야마치 거리를 답사하는 아이들과 주민들.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거리를 답사하는 아이들과 주민들.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타카노 유타 상점주는 상가 주민들을 모아 거리의 활력소를 만들 구상을 했고, 오야마다이 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과 함께 지역을 답사하며, 아이들이 마음껏 즐기며, 놀거리를 고민했다. 진무 나오히코 아버지 모임 회장은 주민들과 함께 각자의 자원들을 모아 행복한 마을 만들기에 대한 고민을 했다.

대학-상점주인-초등학교-지역주민(학부모) 이 네 사람의 연결은 ‘오야마치’지역 상점가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오야마치’ 리빙랩 사례

# 호코텐(보행자 천국)’ 프로젝트

오야마치 차가없는 거리풍경.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차가없는 거리풍경.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호코텐 프로젝트는 오야마치 해피로드 상가지역에 보행자 천국 시간대인 매주 수요일 16시~18시에 실시하고 있는 커뮤니티 형성 프로젝트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 오야마치 생활 보건실

오야마치 거리 보건실은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고민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 다양한 거리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누구나 일상적으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거리의 보건실’이다.

2022년은 임신중·유아가 있는 부모의 교류와 클리닉 살롱을 개최했다. 또, 웰빙을 테마로 한 서비스 등을 구상해, 의료나 복지, 육아, 돌봄 등의 전문가나 단체와 협력했다.

누구에게 상담하면 좋을지 모르는 사람, 원래 곤란해지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한 사람 등이 우연히 만나는 장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오야마치 카레 식당.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오야마치 카레 식당.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 오야마치 카레 식당

오야마치 카레 식당은 매월 1회 일요일 점심에, ‘주민들과 함께 점심을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야마치 프로젝트의 활동으로 만난 헤이후쿠씨가 ‘외로운 식사를 없애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현지의 농가가 제공한 채소를 사용해, 지역의 주부와 학생이 맛있는 카레를 만든다. 음식을 통한 지역 연결의 장소인 커뮤니티 식당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타타타 카페

매주 수요일에 ‘타타타 하우스’의 1층에서 ‘가늘고 길게’를 모토로, 학생중심의 커뮤니티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2022년 5월 영업 개시부터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현재는 학생이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하는 자기실현의 장이 되고 있다. 지역 주민이나 대학생이 타타타 하우스를 방문하면 자유로이 대화하고, 즐기는 문화공간이다.

와인바 모임.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와인바 모임. 사진=사카쿠라 교수 제공

이외에도 와인바 모임, 보드게임 모임, 어린이 식당 등 다양한 이벤트가 거리와 빈 상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오야마치 프로젝트 네트워크

오야마치 프로젝트 네트워크. 그래픽=사카쿠라 교수 제공<br>
오야마치 프로젝트 네트워크. 그래픽=사카쿠라 교수 제공

전문가 4명이 발기인이 됨으로써, 네트워크 거리가 멀어 만나기 어려웠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연결되기 쉬워졌다.

사람을 통한 만남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참가자가 물리적으로 동석할 수 있는 장소가 여러 개 있음으로써 참가자의 ‘자원매칭’(보건소, 카레식당, 와인바, 카페 등)이 일어나 많은 새로운 활동이 시작되었다.

4개의 전문가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선을 이어가고, 그 선이 서로를 이어주어 하나의 공동체 커뮤니티를 이루며 공간을 만들어 냈다. 이 공간 안에서 새로운 점과 선이 연결되어 공간은 무한대로 퍼져 나가고 있다.

오야마치 리빙랩. 그래픽=김남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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