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데이터 알면 돈이 보인다①] 데이터기반 산업혁신을 위한 리빙랩...히타치 ’Inspire the Next‘ 사례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12.26 15:01
  • 수정 2024.01.05 16: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이 공공데이터를 촉진제로 함께 지속가능한 민관협력의 환경을 만들어 산업혁신과 사회문제해결을 모색하는 장이 열렸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12월 20일 “공공부문 산업데이터 기반 문제해결 및 가치 창출을 위한 리빙랩 활용 전략”이란 주제로 ‘공공부문 산업데이터를 활용한 리빙랩 전문가 포럼’을 마련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포럼의 주요 발제 내용과 토론을 발췌 정리한다.

① 데이터기반의 산업혁신 고도화를 위한 리빙랩 적용 가능성 탐색
② 공공부문 산업 데이터 통합 및 활용을 통한 문제해결 및 부가가치 창출전략
③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지역문제해결 사례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데이터를 활용한 리빙랩의 만남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데이터 기반의 문제 해결 및 산업 혁신이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국가 간의 안보 문제 그리고 지역 기술적인 패권 문제까지도 논의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데이터기반의 산업혁신 고도화를 위한 리빙랩 적용 가능성 탐색’을 주제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겠다.

‘데이터기반의 산업혁신 고도화를 위한 리빙랩 적용 가능성 탐색’...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성지은 선임연구위원(과기정책연). 촬영=김남기 기자
성지은 선임연구위원(과기정책연). 촬영=김남기 기자

세계는 지금, 데이터기반의 문제해결과 산업혁신 중

영국의 네스타(NESTA)의 Civic AI 툴킷. 지역사회가 데이터와 AI를 사용하여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안내. 그래픽=NESTA 제공

데이터는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마련하고, 산업혁신의 수단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는 데이터 수집, 구축, 공유, 거래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의 자유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의 데이터 생태계 조성과 데이터 재활용을 통한 가치를 창조한다. 유럽은 정보보호, 데이터 보안·윤리를 강조하며 데이터 단일시장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은 데이터 관련 산업의 성장과 고도화를 통해 산업발전과 관리를 시도 중이다. 일본은 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반 및 행정 데이터 기반의 민관 협력을 촉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데이터 개방이나 활용에 대해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수요자 중심의 데이터 개방과 공유를 강조하면서 여러 법 제도적인 부분을 다루었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 데이터의 전면 개방, 활용을 촉진하고, 민간협력을 통한 가치창출을 강조한다.

공공데이터 활용도 미흡

하지만, 과기부·행안부·복지부 등 정부주도로 분야별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운영 중이나 단순 데이터 수집 및 제공에 그치고 있으며 실제 활용도는 미흡하다. 또 개인 중심의 마이데이터 운영이 강조되고 있다. 금융분야 등에서 마이데이터 산업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개인의 정보주권 보장과 정보보호 부분이 미흡하다.

또 기업 중심의 데이터 바우처 지원제도는 특정 산업분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고, 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혁신 성과는 여전히 미흡하다. 또한 데이터를 활용한 해커톤대회나 창업경진대회가 여전히 일회성의 행사로 머물러 있고, 그 행사의 성과물이 그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부분이 미흡하다.

데이터 수집‧활용, 수요자 참여 필요

경찰청-과기부의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개발 사업모델. 그래픽=성지은 제공

지금은 이 공공 데이터 수집 활용과 관련해서 정부가 데이터를 수집했으니, 수요자는 당연히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 수집, 활용 주체의 참여 및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만들고, 수집하고 활용하는 부분이 여전히 공급자와 정부 중심이다. 따라서 기업이나 지자체는 각각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면서 이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리빙랩이 필요하다.

리빙랩 ‘공공데이타의 날개를 달다’

민-산-학-연-관 협력 모델로서의 리빙랩. 그래픽=성지은 제공

시민이, 연구혁신의 대상이 아니라 연구혁신 활동의 주체로 참여하는 ‘사용자 참여형 혁신공간’을 리빙랩이라고 한다. 리빙랩은 민-산-학-연 간의 협력 모델로, 지자체는 그동안 해왔던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리빙랩을 채용해, 지역혁신을 위한 문제해결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데이터가 리빙랩 개념을 통해, ‘어떻게 민산학연이 협력해 나갈 것인가라는 과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리빙랩은 ‘나’를 내 삶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미래는 모든 ‘나’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례: 히타치의 데이터 기반 사회문제 해결 및 산업혁신 사례

송위진 한국리빙랩 정책위원장은 ‘기업의 사회가치 창출과 공동창조: 시민과 함께하는 기업사회혁신 사례연구’에서 시민·주민과 함께하는 기업사회혁신 사례로 ‘히타치’를 손꼽았다.

히타치 비전 ‘Social Innovation: It’s our Future‘

히타치는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사회혁신’을 기업의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하고 사업구조 전환을 수행한 기업이다. 1910년에 설립된 히타치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약 10조원의 적자를 냈다. 기업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전환을 했다. 소비재 중심의 전자·가전사업을 탈피하여 인프라 관련 사업에 기반을 두었다. 히타치는 환경·에너지·고령화 대응 등 사회문제 해결 활동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Social Innovation: It’s our Future‘비전과 ’Inspire the Next‘ 슬로건, 히타치 광고

히타치는 ‘Social Innovation: It’s our Future‘라는 비전과 ’Inspire the Next‘라는 슬로건을 통하여 사회혁신을 기업 핵심 활동으로 설정하고, 사회혁신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를 지향하고 있다.

히타치는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DSs), 일본 정부의 Society 5.0 비전과 궤를 같이하면서 사회적 도전과제 대응에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이 시스템은 모빌리티, 스마트라이프, 산업, 에너지, IT를 5대 핵심 사업영역으로 정하고, 고객과 함께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히타치는 매년 ’Hitachi Social Innovation‘ 국제 포럼을 개최하여, 기업사회혁신과 관련된 의제와 논의를 발전시키고 있다.

히타치의 NEXPERIENCE...고객과의 지속적인 ‘collaborative creation’

고객과의 협창 방법론 NEXPERIENCE 모델. 자료=성지은 제공

NEXPERIENCE는 파트너와의 공동창작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공동창작 방법론이다. 디자이너와 연구자가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공동 창작을 위한 방법과 도구, 공간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현재까지 수백 건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적용되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NEXPERIENCE는 실무에서 얻은 교훈과 새로운 연구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히타치의 사회혁신사업과 관련된 핵심개념은 협력적 창조(協創: collaborative creation)다. 히타치는 2015년 R&D 그룹을 CSI(Global Center for Social Innovation), CTI(Center for Technology Innovation), CER(Center for Exploratory Research)로 개편하였다. 글로벌 사회혁신센터인 CSI는 협업을 통한 창조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과 공동창조 활동 수행하고 있다.

‘협창의 숲’ 공동창조의 백미

협창의 숲 모습. 사진=히타치 제공

‘협창의 숲(Kyōsō-no-Mori: 協創の森, 공동창조의 숲)’ 프로그램은 공동창조 활동의 백미다.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히타치는 2019년 도쿄 고쿠분지시에 있는 중앙 연구소에서 새로운 연구개발 이니셔티브인 협창의 숲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고 SDGs를 실현하기 위해서 히타치의 혁신활동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다. 따라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서 경험·지식·기술을 융합하는 협력적 창조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연구소를 개방하고 전 세계 고객과 파트너를 초대하여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이어 중앙연구소는 아이디어톤, 해커톤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히타치는 ’Linking Society‘와 ’Hitachi Review‘라는 매거진을 통해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탐색하고 있다. 사회혁신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논의하고 대안을 탐색하는 포럼을 개최하여 히타치 내·외부 사람들의 사회혁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Lumada’

디지털 인프라 ‘Lumada’ IoT 플랫폼. 그래픽-=성지은 제공<br>
디지털 인프라 ‘Lumada’ IoT 플랫폼. 그래픽-=성지은 제공

한편 디지털 인프라 ‘Lumada’는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하는 혁신활동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사회적 도전과제 대응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활동들을 디지털 데이터라는 공통 언어와 플랫폼을 통해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관련 주체들과 형성한 소셜 네트워크와 함께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문제해결 과정에서 창출되는 정보를 통합하고 있다.

일본 지역·시민사회의 문제해결 ‘Future Living Lab’

히타치의 사회혁신 목표와 협력적 창조활동 모델. 그래픽=히타치 제공<br>
히타치의 사회혁신 목표와 협력적 창조활동 모델. 그래픽=히타치 제공

히타치는 일본정부의 Society 5.0을 구현하기 위해 ’미래 리빙랩(Future Living La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사회의 비전으로서 일본 정부가 제시한 Society 5.0을 구현하기 위해서 지역이 직면한 도전과제를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해결하는 리빙랩을 운영하고 있다.

히타치는 지역사회의 인구감소, 사회 인프라 노후화, 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하여 대응하면서 일반 시민, NGO나 NPO, 중소기업, 정부·지자체와의 협력적 창조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10년 후, 20년 후 일본사회의 구성(인구, 산업구조 등)과 유사한 지역을 선정하여 그 지역이 직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역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미래 일본사회가 직면할 문제에 사전적으로 대응하는 ‘지역에서 미래를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바람직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디자인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전환실험을 하고 있다.

히타치는 고쿠분지 지자체와의 제휴를 통해 지역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민·지자체와 함께 ‘지역 생산·소비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화폐’를 통해 커뮤니티를 연결·강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성공 모델을 만들어 이를 다른 지역에 확산하는 것을 꾀하고 있다. 이는 다가오는 미래사회의 문제를 사전적으로 대응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데이터의 사회문제해결과 산업혁신을 위한 과제

그동안 혁신의 주체는 각계의 악진식으로 문제해결을 해왔다. 공공데이터를 통한 문제해결은 민간과 정부의 참여와 연계를 촉진하고, 공동과제를 통한 상호 간의 비전의 수립과 협력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사회문제해결의 규모화가 이뤄지면, 여러 혁신의 주체들 간의 협력 체계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사회문제 해결이 사회혁신이자 산업혁신이다

우리는 에너지, 대기오염, 방범, 복지, 쓰레기, 소음, 주차, 수질오염, 교통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도전 과제는 지자체나 전문가 혹은 정부 부처 중심으로 갈 것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빙랩 개념을 통해 공동창조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를 설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문제해결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을 문제설정의 단계부터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이 사회혁신의 주체이며, 산업혁신의 주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픽=김남기 기자
그래픽=김남기 기자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